▲ '크리스천 Q'의 '경제 대통령 신드롬 해부' 토론회 ⓒ 기독교방송

기독교 내에서 '경제 대통령 신드롬'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울러 성장 중심주의 경제는 가진 자의 힘만 키울 뿐이라며 '분배'에 강조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득훈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권영준 경희대 교수, 고세훈 고려대 교수 등은 <CBS> '크리스천 Q'가 '경제 대통령 신드롬 해부'라는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에 나와 이같이 지적했다.

먼저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화두인 경제와 관련, '아직 대한민국은 배고픈가'라는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패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야당의 '잃어버린 10년'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박득훈 목사(좌)와 고세훈 교수(우) ⓒ 기독교방송

"1만불에서 2만불로 성장한 것이 어떻게 잃어버린 10년인가. 담론 자체가 정치적이고 내용은 공허하다. 단지 추상적인 슬로건에 불과하다."(고세훈 교수)

"지금의 양극화 심화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위한 참여정부 시도가 후퇴했기 때문인데, 그것이 누구 책임인가. 참여정부 후반 헤게모니를 쥔 것은 오히려 야당이었다. 지금의 양극화는 야당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로 끌려간 결과인데 문제 당사자가 잃어버린 10년을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박득훈 목사)

약자를 외면한 신자유주의 정책이 양극화 핵심이며, 이를 줄기차게 주창한 야당에게 양극화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패널들은 기업을 잘 운영한다고 해서 국가를 잘 이끌 순 없다며 '경제 대통령'의 허상을 짚었다.

"대통령이 공정원칙이 성립할 수 있는 법적토대를 만들 순 있지만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는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국가경영은 기업경영과 목표부터 다르다. 기업에선 이윤과 관계없는 사람이나 일은 모두 잘라야 한다. 반면 대통령은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국민들을 이끌고 가야 한다. 크리스천은 경제대통령 논의 자체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권영준 교수)

이어 "국민들은 박정희 당시 국제경제 흐름과 지금이 비슷하다고 오해하고 있다(박득훈 목사), "공적인 원칙으로 움직이는 정치는 시장에서 성공할수록 오히려 정치에 맞지 않다는 이야기도 된다"(고세훈 교수), "새 대통령이 한 사람이 한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각 분야 스탭과 여론을 잘 이끌 수 있는 정치력이 중요하다"(임창호 목사)고 의견을 피력한 패널들은 경제대통령 자체가 환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영준 교수(좌)와 임창호 목사(우) ⓒ 기독교방송

패널들은 양극화 해결 방안으로 '성장담론'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세훈 교수는 "분배를 위해서 더 성장해야 한다는 '성장담론'을 그만둬야 한다"며 "성장과 복지는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득훈 목사도 "기독교인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 추구"라며 "그러나 선성장론엔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나도 전체 경제총량이 늘어난다면 우리 경제는 괜찮다고 본다는 거짓이 생각이 담겨 있는 게 문제다. 크리스천은 이 오류를 날카롭게 지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목사는 이어 사회에 팽배한 성공신화를 도마 위에 올렸다.

"성공을 하나님이 싫어하시진 않는다. 하지만 성공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이 문제다. 교회 또한 성공 자체를 하나님의 축복으로 미화시키고 직결시키는 것은 위험하다.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어떤 절차를 거쳤고, 어떤 제도를 거쳐 성공했는가를 짚어봐야 한다. 절차에 문제가 있다면 그 성공을 미화하지 말아야 한다."

이같이 '경제대통령'의 허상을 비판한 패널들은 이번 대선에서 크리스천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말 것을 한 목소리를 주문했다.

"경제중심의 세상적 담론 포장하는 목회자들 차라리 침묵하라"

"내 맘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해도 하나님이 바라는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인지, 그러러면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권영준 교수)

"지도층부터 백성까지 총체적으로 부패한 지금의 현실과 혼란스러운 대선 상황이 고통스럽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지금의 세태에 통탄하고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가 무엇을 했는지 회개해야 한다. 최악을 막고 한 걸음이라도 전진할 수 있도록 크리스천이 앞장서야 한다."(박득훈 목사)

"후보들의 이전 경력이나 기업가, 법조인, 정치인으로서의 성공 보다는 누가 윤리적으로 흠결이 없느냐, 정치력이 누가 뛰어난가를 중심으로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목회자들은 경제중심의 세상적 담론을 포장하려면 차라리 침묵하라."(고세훈 교수)

'크리스천 Q'는 7일 오전 11시50분 첫 방송된다.

박지훈 기자  punkyhid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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