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임명규 총회장) 총회 윤아무개 총무, 김아무개 재정부장, 백아무개 감사가 지난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윤 총무 등이 2005년2월 공시지가 25억 상당의 땅(향린동산)을 백 장로에게 14억원에 매각하여 교단에 손해를 끼쳤으며, 백 장로는 땅 매입 6개월만에 28억에 되팔아 13억의 차익을 챙겼다고 밝혔다.

또한 김 재정부장은 재해대책기금 8천만원을 총무 사택 전세금 일부로 유용하고, ‘이수교회 대출관련’ 이사회 회의록을 임의 작성하여 업무상 횡령과 사문서변조 혐의가 적용됐다.

기장은 이와 관련 ‘관행상 문제가 있지만, 기소할 정도는 아니’라며 이번 검찰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고발인 이아무개 목사는 ‘관행이라는 이름의 잘못을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한다’는 태도다.

“관행이란 이름의 잘못, 명백히 밝혀 재발 막아야”

이 목사는 “총회와 교단에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 중에 한 명”이며 “누구를 벌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행’이란 이름으로 잘못한 일은 잘못이라 명명백백히 밝히고 차후 같은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이 목사는 이 때문에 총회에서 ‘사회법정에 소를 제기할 수 없다’(‘권징조례 4장 48조 판결의 확정 3항)는 결의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직3년의 징계를 받았다.

이 목사는 “총회에 고발과 관련해 말하고 싶었지만 발언권이 봉쇄되었고, 윤 총무와 대화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총회를 불신해 사회법정에 제소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총회 진상조사위에서 조사를 받을 때, 고발내용이 개인 비리에 관한 것이며 본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소를 취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장 총회가 ‘1차 수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기소된 14명 중 12명이 50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벌금형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 목사는 특히 “윤 총무와 김 장로만 무협의 처리된 것일 뿐, 백 장로는 ‘부동산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5백만원 벌금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2007년 12월에 있은 교단본부 압수색은 수사관이 향린동산 매매관련 교단통장에 20여억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실시한 것”이라며 “횡령한 것이 아니라도 이미 향린동산이 2006년7월13일 박아무개 등 9명에 등기매매가 이뤄진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장총회, 절차상 잘못... 개인책임 묻는 것은 부당

한편 기장 총회는 “아카데미하우스(현 총회본부) 매입을 위해 향린동산 매각을 서두르며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모든 업무는 재단이사회에서 공식 의결된 일로 윤 목사 개인에게 업무상배임 혐의가 적용된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매매금액에 대해서도 “공인감정평가기관이 내린 자산평가액(약 14억8천만원)을 기준으로 정한 것”이며 “매각을 위해 개발업무 등 지출한 6억을 포함하면 실 매매가는 21억에 달해, 공시지가 25억상당 땅을 14억원 헐값에 매각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백 장로가 6개월만에 땅을 되팔아 13억의 차익을 남겼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가 개발프로젝트 등을 담보로 29억을 대출받아 총회 대출금 약 14억8천만원을 변제한 것을 확인하고 소유권이전 서류 교부를 의결한 것이 2006년8월”이라며 “그때까지 향린동산 소유권은 총회 유지재단에 있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총회는 ‘재해대책기금, 총무사택 전세금 일부로 유용’과 관련 “목적과 달리 전용한 것을 정당화 할 수 없지만, ‘횡령혐의’는 무리한 법 적용”이라 주장했다.

관행상 잘못은 인정하지만, 총회장과 유지재단이사회 등에서 결정한 일을 처리한 총무와 실무담당자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총회는 21일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단 행정업무를 처리하며 관행상 다소 문제가 있어 고발과 기소 건이 발생한 것을 자성한다”며 “진상조사특별위를 두어 충분히 검토하여 처리하였고 유사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총회 불신 유감,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할 문제”

이훈삼 기장총회 국내선교부장은 “총회는 2년이 넘는 시간동안 같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연구하며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간에 다른 곳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특히 “고발인이 제기한 문제를 총회가 무시하거나 외면한 것이 아님에도 총회를 불신하고 사회 법정에 제소한 것은 유감”이라며 “교단 정의를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현 총무를 공격하여 곤란에 빠뜨리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회 역시 ‘업무 특성상, 개교회 편의상 생긴 관행에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은 인정하고 업무절차개선, 정관개정 등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재판에 기소할 정도는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에서 무죄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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