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엔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검토(UPR, 5월7일) 심의과정에서 정부의 이중 태도와 새 정부 들어 악화되고 있는 인권상황을 국제사회에 고발할 것이며, 정부가 인권증진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인권이사국 선거(5월21일) 출마자격이 없음을 널리 알릴 것이다.”

정부가 23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연 ‘한국의 UPR보고에 대한 토론회’에 “이미 정부보고서로 우리 입장을 밝혔으니 무의미하다”며 불참한 것을 비롯해 인권 퇴행 정책을 펴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는 제7차 유엔인권이사회 고위급 발언에서 “신뢰성 있는 결과와 후속조치를 확보하기 위해 광범위한 협의에 착수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했지만, 인권위가 이번에 연 토론회는 물론, 인권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한 토론회에도 불참해 왔다.

참여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UPR 보고서작성단체들은 25일, 성명을 내어 “밖에서는 ‘인권옹호국’임을 선전하면서, 유엔인권이사회가 권고하는 국내논의절차를 철저히 무시하는 한국정부가 유엔인권이사국 자격이 있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또한 ‘아시아의 선도적 인권옹호국갗라는 과장 선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인권’을 외교 수사로만 이용하고 있다”며 “유엔의 각종 인권조약기구 심의과정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와 사전논의하지 않거나 권고를 거의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정부보고서는 최근 악화되고 있는 인권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심각한 후퇴가 예상되는 인권상황에 대한 의도적 은폐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부보고서 내용과 국내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보고서는 사형제 존폐 여부에 대해 ‘국민적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론을 못 내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법무부가 사형제 필요성과 정당성을 적극 강조하는 입법안을 내놓는 상황이다.

아울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한국의 장애인권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하면서도 실제로는 국가인권위의 시정기구 운영을 위한 인력배정 요구를 거부하는 등 ‘실효성 있는 법 시행을 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 급증’과 관련 이들의 인권증진을 위한 개선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지만,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업종 대폭확대 방침을 내놓아 오히려 비정규 노동자 인권을 악화시키고 있다.

집회, 시위 자유 억압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 개악을 추진하는 것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인권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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