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 사회 인사 30여명이 2일, 한국언론회관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식량 20만 톤 긴급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 이철우

김명혁 목사,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소설가 김홍신 등 종교·사회 인사들이 북 주민들이 춘궁기에 굶어죽을 위험에 처했다며 대북인도주의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 30여명은 2일, 한국언론회관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식량 20만 톤 긴급지원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과 대통령, NGO에 보내는 호소문에서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 50만 톤이 북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2~3개월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오직 우리 정부의 긴급지원만이 대규모 아사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북 주민이 6~7월 필요한 식량 60만 톤 중, 최소 20만 톤이라도 보내 미국의 식량지원이 오기 전까지 목숨을 연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사)좋은벗들(법률 이사장)은 “약 한 달 전부터 아사자가 나오기 시작해 지금은 매일 리·동에서 1~2명의 아사자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노인 등이 취약계층임을 밝혔다.

단체는 지금 상황이 ‘대량아사 초기단계’라며 “2006·2007년 대홍수와 외부 식량지원 감소, 국제곡물가격 폭등과 남측 식량지원 중단이 겹치면서 2~3개월 뒷면 90년대 중반 300만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시기 참상이 드러날 것”이라 주장했다.

김명혁 목사는 “정치 이념을 넘어, 기근과 가난과 질병의 강도를 만난 우리 이웃을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자선은 종교인은 물론 양식 있는 모든 시민들이 마땅히 함께 실천해야 할 일”이라 강조했다.

한정관 신부도 “주님은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다. 우리 형제의 굶주림을 외면할 수 없다”며 “우선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노약자들을 살려야한다. 작은 사랑을 모아 생명의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종 교무는 “모든 생명은 내 목숨과 같은 존재인데, 그 생명들이 먹지 못해 죽어가는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며 “굶어 죽어가는 사람은 누구든 살려놓고 봐야 하며, 이것이 인도주의”라 말했다.

한편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30일 기사<전민이 떨쳐나 식량문제해결을>에서 북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처음 전하며 농업성이 식량증산을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업성 관계자는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서방 언론은 사실이 아니라 부인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호소하는 종교·사회지도자 일동(가나다 순)

강대인(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강문규(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 김명혁(목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운회(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홍신(소설가), 김홍진(신부, 문정동성당 주임신부), 김훈일(신부, 한국천주교주교회의민족화해위 대북지원소위원회 전문의원), 박경조(대주교, 대한성공회 관구장), 박남수(동학민족통일회 상임의장), 박종화(목사,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백도웅(목사, 평안북도 도지사, 전 NCCK 총무), 법륜(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손봉호(동덕여대 총장), 손인웅(목사, 덕수교회 담임목사), 수경(스님, 화계사 주지), 오재식(아시아교육연구원 원장), 윤여준(전 국회의원), 이선종(교무, 원불교 서울교구장), 이선중(수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사무국장), 이용선(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운영위원장), 이윤구(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이정익(목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신촌교회 담임), 이창준(신ㅂ, 한국 카리타스 총무), 인병선(짚풀생활사박물관장), 정성헌(한국DMZ평화생명동산추진위 공동대표), 정인성(교무, 원불로 남북교류협력팀장), 정정섭(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회장), 한정관(신부, 한국천주교주교회의민족화해위 총무), 홍정길(목사, 남북나눔운동 회장) - 모두 29명.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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