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번째 촛불문화제가 정부에 "운하백지화"를 촉구하며 17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ㅣ 김보람

“이명박의 정부 가장 큰 문제점은 돈과 경쟁을 제외한 모든 ‘가치’를 빼앗는데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어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평소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김아무개(40대)씨는 17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운하백지화 촛불문화제 자유발언에서 "경제와 경쟁만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항하여 지켜내야 할 가치를 지켜내는 투쟁을 끝까지 함께 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물류수송, 관광, 치수로 이어지는 운하사업 이유 중 어느 것 하나 국민을 제대로 납득시키기 못하고 있다”며 “토목공사를 하면 반짝 경제가 성장한다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그 효과를 노리고 운하를 고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김 씨 딸 김아무개 양(중학생)도 “강은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며 “이명박 대통령님께 ‘맑은 물, 땅, 공기를 빼앗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이명'박 터뜨리기' 퍼포먼스. ㅣ 김보람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은 이날 자유발언과 공연 외에 문화제 전체 참가자가 함께 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명박을 상징하는 '박 터뜨리기'는, 박 안에 “소통 그게 뭥미(뭡니까)?”, “급구, 눈 밝혀 줄 돋보기” 등 이명박 정부 소통 단절을 꼬집는 푯말이 담겨 있다.

홍성태 교수(상지대학교)는 이날 자유발언에서 “이명박 정부 전술은 시간 끌기, 방송장악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방송장악을 위해 발악하고 있지만, 방송을 장악해 ‘대운하 좋은 것, 미친소도 좋은 것’이라 속이려 들어도 국민들은 믿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들은 그들 주장처럼 방송과 인터넷에 속아서 이곳에 모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안병욱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집행위원장도 “이명박 정부가 현 상황에 대응하는 모습은 문제를 진지하게 풀어나가려는 것이 아니라 비가 오기를 바라며 기우제라도 지내고 있는 모습”이라며 말했다.

한편 이날 문화제에서 화물연대 파업투쟁에서 충남 한 조합원이 할복한 사실이 알려져 시민들은 충격과 슬픔 속에 10초간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날 시민들은 장마가 시작된다는 일기예보에도 시청 앞 광장(경찰추산 300여명, 주최측 추산 3000여명)뿐 아니라 KBS와 MBC,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코엑스 등에 모여 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문화제를 마치고 남대문에서 광화문,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이어지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 소통 그게 뭥니(뭡니까)? ㅣ 김보람

▲ 자유발언하는 안병욱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집행위원장. ㅣ 김보람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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