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6일, 여야 원구성 합의를 무시하고 인사청문회 없이 장관내정자 임명을 강행했다. ‘국회가 법이 정한 기한 안(20일 이내, 7월30일)에 인사청문회를 열지 않고 청문경과보고서도 보내오지 않아 법이 명시한대로 임명장을 수여했다’는 것이다.

임명장을 받은 사람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장관(대통령자문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전재희 보건복지장관(한나라당 최고위원),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장관(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이다.

안병만 장관은 97년 한국외대 총장시절 편입학 비리 연루와 업무추진비 횡령 등 여러 의혹을 받았고, 장태평 장관도 재산등록 누락과 늑장 신고 문제 등이 불거진바 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은 이 같은 결정에 “인사청문회로 자질을 검증받지 않은 신임장관들을 해당부처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민주당은 특히 ‘의회주의 파괴’라며 원 구성 협상과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장관 3명에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대응을 추진키로 했다.

원혜영 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향후 국회 일정에 응할 수 없다”며 “3권 분립을 무시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회운영에 개입한 심각한 사례”라 지적했다.

부성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헌법이 보장한 입법부 역할을 무너뜨리며 행정 독재를 본격화한 것”이라며 “과거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독재정권의 연장이자 헌법을 위반하는 대통령 출현”이라 주장했다.

한편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무려 25일이나 시간이 있었음에도 인사청문회를 열지 못한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하지만 장관 공석으로 국정공백이 더 이상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배제하고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구성한 제3 원내교섭단체인 이른바 ‘선진과 창조의 모임’과 함께 ‘부분 원구성’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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