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안경환 위원장)는 18일, 서울시 토지에 건축한 무허가 시설물이라도 거주자가 장기간 실제 거주해왔다면 실 거주자로 주민등록전입 조치할 것을 강남구청장에게 권고했다.

실거주지에 전입신고를 불허하는 것은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성, 11조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아무개 씨(여, 49세)는 지난해 3월, “진정인과 피해자들은 81~96년까지 4차례에 걸쳐 ‘자활근로대원’, 청사신축, 하천개발 등으로 강제이주 당해 현재까지 거주해왔지만 주민등록 전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진정한 바 있다.

강남구청은 89년, 행정구역을 변경하면서 거주자들에게 주민등록전입조치를 해주지 않을 뿐 아니라 89년 이후 이주당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지금껏 주민등록전입을 거부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이에 대해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토지구획 정리사업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마련한 땅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주민등록을 등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남구청은 “불법무허가 집단지역에는 주민등록법·지방자치법의 제반 행정이념을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주민등록법 입법목적과 주민등록 법률상 효과와 지방자치 이념에 부합하는 실질 의미에서 거주지를 갖추었다고 볼 수 없어 전입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자녀 취학과 우편물수령 문제 등 주민으로서 받을 수 있는 행정 서비스를 정상으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주민등록법과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주민등록은 주민의 거주지가 적법한 건축물·시설물이나 지역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한 “진정인과 피해자들 거주지가 주민등록법 등 관련법의 입법목적과 법률상 효과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남구 OO동 OO번지에는 81년경 이주한 이들이 농업용 비닐하우스를 주거용 시설로 개조해 거주하기 시작한 뒤 철거민들이 다양한 이유로 이주하면서 무허가 판자촌을 형성했다.

2007년 현재 100여 가구, 4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자활근로대원 여부와 강제이주 여부 등은 아직 공문서상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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