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를 위한 <설교자노트>를 소개합니다
정연복(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저는 1997년부터 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편집위원으로 일하면서 격월로 나오는 <설교자노트>라는 책을 번역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74권이 나온 <설교자노트>는 '교회력에 맞춘' 설교 본문에 대한 성서 주석, 그리고 그 본문에 따른 미국의 실력 있는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최신의 설교를 번역하고, 아울러 설교의 내용과 어울릴 만한 기도문들과 예화 자료를 풍부하게 제공하여 목회자들이 설교를 준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특히 <설교자노트>에 실린 설교들은 성경에 충실하면서도 독창적인 설교 아이디어를 설교자들에게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 <설교자노트>는 시중 서점에서는 팔지 않고 1년 단위로 구독을 신청하시는 목회자들에게 직접 우송합니다. '영성적이며 공동체적이며 생태학적인 신앙 공동체를 위한 자료'인 <설교자노트>를 구입하기 원하는 분들은 한국기독교연구소(전화: 031-929-5731)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설교자노트>는 격월로 나오며, 두달치 분량의 설교 자료를 담고 있는데, 2008년 9·10월호 중에 9월 첫째 주 설교 자료를 참고로 첨부합니다.
설교 제목: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 성경 본문: 출애굽기 12:1-14
* 성경 주석
유월절(Passover)은 성경에 나오는 축제들의 다섯 개 목록 중 세 곳에서만 언급된다(레위기 23:1-37; 민수기 28-29; 신명기 16:1-6). 출애굽 23:14-17과 34:18-25에서는 유월절에 관한 언급이 없다. 유월절은 칠일 동안 누룩을 넣지 않은 빵(무교병)을 먹는 축제 의식과 관련된다. 그런데 성경 본문들에 따라 그것의 준수를 명하는 내용이 다르다. 이것은 이 축제의 기원이 후기 성경 시대의 종교의식 발전에 의해 복잡해지고 몹시 애매하게 되었음을 암시한다. 유월절 축제에 관한 이야기를 제공하는 단일한 성경 본문인 오늘 본문에서는, 이스라엘 형성 이전의 농경 의식 요소들이 이스라엘의 핵심적인 역사적 기억들 중 하나인 출애굽에 대한 신학적 해석과 결합된다.
유월절 제정을 위한 보다 큰 이야기의 문맥은 히브리인들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키려는 모세와 아론 사이의 갈등이다(출 1:8-22; 3:7-12; 6:28-7:7). 그 갈등의 절정은 이집트인들, 가축, 곡식, 땅과 물을 엄습한 일련의 재앙이다. 이 일련의 무서운 재앙은 10번째 재앙인 이집트의 장자들과 가축의 죽음에서 절정에 달했다(출 11:4-5). 유월절은 액막이의 힘이 있으며, 또한 그 끔찍한 사건을 기념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오늘 본문은 이집트의 신들과 대조되는 주님, 즉 이스라엘의 수호신 야훼가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신 지시들이다(1절). 모세는 후대의 유대 역사에서 위대한 해방자요 법전 제정자로서 기억되었다. 그러나 출애굽기와 민수기에는, 모세의 형 아론도 마침내 이스라엘이 된 제의적정치적 실체의 초기 형성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는 증거가 특별히 보전되어 있다. 초기와 후기의 성경 전승들에서, 아론과 그의 자손들은 유월절을 포함하는 이스라엘의 제의 전통의 수호자들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아론이 유월절에 관한 지시들의 수령인들 중 하나로 등장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유월절 규정들은 제의력을 확립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너희는 이 달을 한 해의 첫 달로 삼고, 달수를 이 달에서 시작하여 계산하여라”(2절). 제사장 문서들에서, [1582년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제정한] 현행의 태양력의 3-4월에 해당하는 이 한 해의 첫 달은 아빕월(Abib)이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히브리어로 “곡식의 새 이삭”을 의미한다. 포로기 이후의 다른 문서들에서는 똑같은 달이 (바빌론의 이름에서 나온) 니산월(Nisan)이라고 불린다.
유월절은 성경 본문에서 출애굽 사건과 긴밀히 결합되었다. 그러나 그것의 구성적 요소들은 유월절이 원래는 겨울의 달들에 뒤따르는 풍요가 돌아온 것을 감사하여 신에게 맨 처음 태어난 새끼 양이나 새끼 염소를 바쳤던 봄철의 농경 축제였음을 암시한다.
유월절 축하 의식에서, 야훼는 모세와 아론에게 “너희는 이스라엘의 모든 회중에게 알려라”라고 지시하신다(3절). “이스라엘 회중”이라는 용어는 제의적 문맥들(예를 들어, 출 12:3, 6, 19, 47; 레 4:13; 민 16:9)에서 빈번히 등장한다. 이것은 그 용어가 종교적 실체로서의 이스라엘의 핵심인 가족들의 성인 남자 우두머리에게 적용되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전체 회중을 구성한 사람들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불확실하다.
가족들의 우두머리들은 “첫 달 십일에 새끼 양 한 마리를 마련해 놓고”(3절), 그것을 “십 사일까지”(6절) 잘 보관해야 한다. 새끼 양을 나흘 동안 잘 보관해야 하는 이유는, 그 동물이 희생제물로 바치기에 부적합한 질병에 걸리지 않았음을 확증하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그 동물은 “흠이 없는”(5절) 것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이스라엘의 희생제물의 특징(레위기 1:3, 10), 아울러 거의 모든 희생제사 종교들에서 희생제물의 특징이기도 하다. 희생제사 논리는 가장 좋은 것을 신께 바칠 것을 요구하는데, 맨 처음 태어난 것, 즉 보통은 제철의 수확물 중에 가장 튼튼하고 가장 적합한 것을 선별해서 제물로 바친다. 이것은 이집트에 닥친 10번째 재앙에서 맨 처음 태어난 것의 파멸이 그리도 철저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건강한 일년 된 숫양(여기에서는 새끼 양 혹은 염소; 신명기 16:2에서는 송아지도 제물로 적합했음을 암시한다)은 그것을 애써 획득한 목동이나 가족 편에서의 상당한 노동과 자원의 투자를 상징했다. 즉, 희생제사 논리에서는 잉여물자보다 소중한 재산을 아낌없이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했다.
희생제물의 몹시 중요함이, 한 집이 한 마리의 새끼 양을 통째로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인정하는 데서 분명해지는데, 이런 경우에는 그 가족이 가까운 이웃과 분담하여 적합한 동물을 확보할 수도 있었다(4절). 유월절은 가족 단위에 기초한 축하 의식이었음이 이 구절에서 암시된다. 성경의 다른 전승들, 특히 신명기 학파 신학자들로부터 유래한 전승들은 중앙 집중화된 성전에 기초한 의식을 규정한다(신명기 16:1-8; 열왕기하 23:21-23). 이스라엘의 제의의 중앙 집중화는 기원전 7세기 요시아 왕의 종교개혁의 두드러진 특징들 중 하나였다. 왜냐하면 가족 단위에 기초한 보다 이른 시기의 의식들은 결국 용인할 수 없는 종교 혼합주의로 발전해 간 변형된 관행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동물을 죽인 다음에는 “그 피를 양을 먹을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는”(7절) 액막이 의식이 뒤따른다. 피를 악을 피하기 위한 표지로 사용하는 행위는 성경의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는데, 출애굽기 4:24-26에서 모세(혹은 그의 아들)에 대한 신적인 공격이라는 이상야릇한 이야기에서 가장 돋보인다. 이 사건에서, 모세의 아내 십보라는 주님의 공격으로부터 그(히브리어 본문에서는 이 “그”라는 대명사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불분명하다)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아들의 절단한 옷소매를 사용한다. 유월절에서처럼, 그것은 아마도 공격을 당했던 아들이었을 것이다.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은 그의 “발”(feet)로서 완곡어법으로 언급된 그의 음경의 핏자국이었다.
피의 구원적인 힘은 히브리 성경을 통틀어 잘 입증되며, 그리고 성경의 문학에서 가장 강력하고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신학적 가르침들 가운데 하나이다. 성경의 작가들은 피를 살아 있는 피조물의 생명력으로 이해했고(창 9:4; 레위기 17:11, 14), 그래서 피는 원래 그것이 나왔던 신에게로 돌아가야 했다. 사람은 피를 절대로 먹으면 안 되었다. 희생제사 문맥에서, 제의적 행동의 개별적이고 독특한 특징으로서 피를 제단에 뿌렸다(레위기 1:5). 그리고 비제의적 문맥들에서는, 죽인 동물이나 새의 피는 땅 속으로 흘러들어 생명의 근원으로 돌아가야 했다(레위기 17:13).
피는 예외로 하고, 살해된 새끼 양은 희생동물의 팔다리를 절단하고 내장을 빼내는 일반적인 관행과는 달리 손상되지 않은 채로 불에 구어야 했다(레위기 1:8-9). 탄원자들과 제사장들은 (제단의 불로 완전히 태운) 번제물로 지정되지 않은 희생동물의 여러 부위를 먹는 것이 통례였다. 하지만 유월절의 새끼 양은 가족들이 완전히 먹어서 없애야 했다: “그것을 아침까지 남겨 두어서도 안 된다”(10a절). 아침까지 남은 새끼 양의 모든 부위는 모두 “불에 살라 버려야 한다”(10b절). 여기에서, 제단에서 “불에 사르다”(레위기 4:26; 6:12; 16:25)라는 제의적 용어와는 반대되는 것으로서 “태우다”(burn)를 가리키는 보통의 히브리어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남은 것들을 처분하는 것이 제의적 행동이 아니었음을 암시한다.
이런 제의적 행동의 신학적인 근본 이유가 11절에서 제시된다: “이것은 나 야훼에게 드리는 유월절(히브리어로 pesach)이다.” 유월절이라는 이름은 “지나가다”(pass over)뿐만 아니라 또한 “보호하다”(protect) 혹은 “동정하다”(have compassion)를 의미하는 동사에서 유래한다. 원래의 의식에 보다 적용 가능한 것은 아마도 후자의 의미일 것이다. 왜냐하면 영어 유월절(passover)은 기원 후 405년 완역된 라틴어 성경인 불가타 성경 번역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주님의 지나가심 혹은 통과하심(through, 12절)으로 상징되는 무시무시한 심판은 파라오나 일반적인 이집트인들보다 오히려 이집트의 모든 신들(12절)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역사적 현실에 제아무리 뿌리박고 있다고 할지라도, 출애굽은 이스라엘에게 무엇보다도 하나의 신학적 사실로 늘 남아 있었다. 이스라엘의 구원은 그 자신의 행함의 결과가 아니라 신적 개입의 직접적인 결과였다.
오늘 본문을 결론짓는 14절은 유월절을 둘러싼 축제 분위기를 암시함에도 불구하고(“너희는 이 날을 야훼께 올리는 축제일로 삼아 대대로 길이 지키도록 하여라”), 기원 후 초기의 랍비 문서들은 이스라엘의 구출과 나란히 기념되었던 거대한 고난을 상기시켜 주었으며,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떠나가는 유월절 참가자들에게 환락에 빠지지 말 것을 지시했다.
* 설교 본문
1752년, 미국은 달력을 바꾸면서 9월 한 달 중에서 무려 11일을 잃어버렸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슬기롭게 사용하지 못할 때, 우리는 무엇을 상실하는가?
C.S. 루이스의 한 저서에서, 극악 무도한 주인공은 악마 도제인 웜우드에게 말한다: “똑같은 낡은 것(Same Old Thing)에 대한 공포는 우리가 지금까지 인간의 마음속에 심어 놓은 가장 소중한 감정들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들은 시간 속에 살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현실을 경험한다. 그들은 점점 더 현실이 따분하게 느껴지면서 견딜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그들은 변화를 경험하고 싶어 안달을 떤다.”
그것이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chronos)의 진리이다. 날짜와 상관없이 시간은 매일 계속해서 흐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숨막히는 단조로움을 깨뜨리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며 단지 변화를 위한 변화를 만들려고 애쓴다. 시간이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때, 우리는 하찮고 이따금 파괴적인 일상의 일들에 파묻혀 하루하루를 헛되이 낭비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한 시간, 하루, 한 주, 한 달, 한 해가 덧없이 사라진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시간에 표시를 하기 위해 지음을 받은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창조 때에 칠일로 된 일주일을 설계함으로써 양적 시간 개념인 크로노스를 창조하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류를 위해 하나님이 정하신 달력은 단순히 시간이나 날짜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다. 그 대신, 하나님은 시간 자체에 신적 임재를 끼워 넣음으로써 인간의 시간에 질적인 의미를 부여하신다. 성서적으로 말해, 이것은 하나님의 목적과 활동을 위해 정해진 시간인 카이로스(kairos), 즉 하나님이 인간의 시간 속으로 방문하고 개입하시는 순간이다. 카이로스는 역사상 크로노스의 한 점에서 일어날지도 몰라도 그 의미는 크로노스를 훌쩍 뛰어넘는다. 카이로스의 순간은 과거의 사건만이 아니라 현재적 실재로서도 반복해서 경축되어야 한다.
유월절은 크로노스의 시간 속으로 침입한 카이로스의 순간들 중 하나이다. 출애굽기 12장에서,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해방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을, 그러나 매우 특정하고 반복 가능한 절차에 따라 할 것을 지시하신다.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이집트의 종살이로부터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심은 달력에 달들의 시작 그리고 한 해의 첫 달(12:2)로 표시될,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 사이의 새로운 시작, 새로운 관계를 특징짓는 사건이다.
이집트인들은 그들의 달력에 해와 달의 모양을 그려 넣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의 달력에 영원한 이야기, 즉 하나님이 선택하고 보전하신 계약 백성으로서 그들의 과거를 해석하고, 그들의 현재를 보전하고 미래의 모습을 만들 기초적인 설화를 표시해야 했다. 유월절은 단순히 일회성의 일이 아니라 “모든 세대에 걸쳐 야훼께 올리는 축제일로 삼아 대대로 지켜야 할”(출 12:14) 기념일이었다. 과거에 하나님의 백성을 특징짓고 그들에게 세상 속에서 의미와 목적을 주었던 것은 바로 유월절이었고, 또 이것은 지금도 한결같은 사실이다.
신약성경 작가들은 이것을 확실하게 이해했고, 그래서 예수의 오심을 죄와 죽음에 예속된 종살이로부터 하나님의 모든 백성의 궁극적인 해방을 성취한 전형적인 카이로스의 순간으로 간주했다. 우리가 성찬식의 떡을 떼고 잔을 마실 때마다, 우리가 새 신자의 세례에 참여할 때마다, 우리가 예수의 이름으로 뭔가를 행하고 말할 때마다, 우리는 카이로스의 순간 속으로 들어선다. 부활절의 실재, 즉 예수의 부활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생생한 현재적 사건임을 거듭 상기시키기 위해, 초기 기독교인들은 예배일을 유대교 안식일인 토요일에서 주일로 바꾸었다. 주일은 그리스도가 지상에서의 삶을 천국처럼 만들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갈망하는 새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제 시간은 의미로 충만하다. 하나님이 시간 속에 들어오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크로노스를 하나님의 카이로스를 찾고 경축하고 선포하는 일에 사용할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 갇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고 일하도록 길들여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삶을 “동일한 낡은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에 맞서 싸워야 한다. 고대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의 물살을 통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기적적으로 벗어난 그들의 해방을 곧 망각하려고 했다. 일단 홍해의 다른 편에 무사히 도착하였을 때, 그들은 광야 유랑의 단조로운 생활과 일상의 음식인 만나와 메추라기를 불평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너무 지긋지긋하고 마음이 산란해져서 하나님을 따돌렸다. 그 대신, 그들은 삶의 변화를 위해 황금 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했다(출 32장).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일상적 임재를 발견하지 못할 때, 우리 자신도 우리의 시간을 거짓 신들을 만들어 숭배하는 데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시간 관리를 돕도록 고안된 달력, 개인 휴대용 정보 단말기(PDA), 많은 다른 장치들과 기술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우리가 그런 것들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시간 관리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반성해 보라. 우리의 삶과 우리 주변의 세계에서 하나님의 목적과 활동을 인식하고 경축할 시간을 우리는 의도적으로 취하고 있는가? 부끄럽게도, 우리의 삶에는 카이로스의 순간이 거의 없다. 이것은 신자들의 삶에 있어 본질적인 위기이다. 사람들이 크로노스에 길들여진 삶으로부터 카이로스의 순간에 민감한 삶으로 옮겨가도록 도울 두 가지 방법이 있다:
* 그분이 어디에서 일하시는지, 그리고 당신이 어디에서 그분을 도울 수 있는지 보여주실 것을 하나님께 요청하면서, 매일 동터 오는 새 날을 기도로 시작하라. 당신이 기도하는 것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날마다 준비하라.
* 매일의 시간을 앞에 있는 날을 계획하는 일에 사용하라. 어제를 반성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라. 어제 당신은 무엇을 성취했나? 어제 당신은 어디에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았는가? 어제 당신은 하나님을 섬길 그 무슨 기회들은 놓쳤는가? 그런 다음, 저 앞에 오고 있는 날에 시선을 돌려라. 그것을 하나님이 당신 안에서 그리고 당신을 통해 일하실 수 있는 백지 상태의 캔버스로 간주하라. 하나님의 계획과 목적이 오늘 내 안에서 그리고 나를 통해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 나는 내 자신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
크로노스 시간은 기계적으로 쉴새없이 돌아가는 시계 바늘의 째각째각 소리 속에 왔다가 한순간에 덧없이 사라진다. 우리의 소중한 생명의 날들을 정신 산만이나 무의미한 일들에 사로잡혀 잃어버리는 일을 멈추도록 서로 돕자. 그리고 각각의 날을 하나님의 카이로스 활동을 위한 기회로 간주하자!
<가능한 설교 주제들>
1.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차이
2. 지혜로운 시간 사용
3. 성경 이야기들의 시간을 초월한 성격
* 예화
+ 오늘
오늘이란
너무 평범한 날인 동시에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괴테)
+ 태어날 때와 죽을 때
얘야, 네가 태어났을 때
너는 울음을 터뜨렸지만 사람들은 기뻐했다.
네가 죽을 때에는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리지만
너는 기뻐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한다.
(로빈 S. 샤르마, 『내가 죽을 때 누가 울어줄까』)
+ 속도와 방향
아무리 빨리 가면 뭐합니까?
방향이 틀렸는데!
자, 저 앞에 휴게소가 보입니다.
잠시 차를 휴게소에서 멈추십시오.
그리고 지도를 펼쳐 놓고
나는 인생의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세요.
무덤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천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최용우전도사)
+ 시간을 가져라
생각할 시간을 가져라
그것은 힘의 근원
뛰어 놀 시간을 가져라
그것은 젊음의 비결
독서할 시간을 가져라
그것은 지혜의 샘
친절한 시간을 가져라
그것은 행복의 길
웃을 시간을 가져라
그것은 영혼의 음악
명상할 시간을 가져라
그것은 기운을 북돋워 주는 청량제
기도할 시간을 가져라
그것은 하나님께 향하는 생각의 하나됨
(J. 모러스, 『오늘은 우리의 것』, 성바오로)
+ 오늘
내일이라는 것은 오직
바보들의 달력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어제의 패배를 잊어버리고 내일의 문제는 무시하라.
오늘이 바로 운명의 날이다.
오늘만이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이다.
오늘을 당신의 삶에서 최고의 날로 만들어라.
당신이 하는 말 중에 가장 슬픈 것은
“다시 한 번 인생이 주어진다면”이라는 말이다.
자! 어서 바통을 잡고 지금 달려가라.
오늘이 바로 당신의 날이다.
친구이든 적이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낯선 사람이든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대할 때
그들이 마치 오늘밤 안으로 죽을 것처럼 행동하라.
사소한 관계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베풀 수 있는 모든 배려와 친절과 이해와 사랑을 베풀고
그러면서도 아무런 대가도 기대하지 말라.
그러면 당신의 삶은
결코 똑같은 모습으로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시작하라. 지금 당장!
당신의 삶이 바뀐다.
+ 인생 여정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라도 태어났다가 죽으니
정말 놀라운 행복은 아무도 알 수 없어라.
어떤 일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참고 나아가세.
우리가 염려해도 되지 않을 일을 가지고
지나치게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말라.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처럼 나아갈 뿐일세.
세상은 여인숙,
그리고 죽음은 그 여정의 끝이어라.
(존 드라이든)
+ 지금
사람들은 말한다.
그때 참았더라면
그때 잘했더라면
그때 알았더라면
그때 조심했더라면....
훗날엔 지금이 바로
그때가 되는데,
지금은 아무렇게나
보내면서 자꾸
그때만을 찾는다.
(이규경, 『온 가족이 읽는 짧은 동화 긴 생각』)
+ 돌아올 수 없는 세 가지
세상에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 입에서 나간 말입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둘째는 화살입니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셋째는 흘러간 세월입니다.
흘러간 세월은 흐르는 물 같아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런데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반성’이라는 법정에 서서
지난 일을 돌이켜보며
무엇을 잃었으며 또한 무엇을 얻었는지
묻는 것입니다
하루를 지내시면서 잠시 여유 있을 때
뜨거운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반성의 법정에 한번 서 보세요!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아
흡족한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중년』)
+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
종말론에서 말하는 미래의 그날은
결코 역사적으로 후에 이루어질
시간적 미래(Futurum)가 아닌,
바로 오늘 이 시간에 이미 성취된,
앞당겨진 희망의 미래(Adventus)다.
종말이 임박했다는 생각에
데살로니가 사람들은 일손을 멈추고,
삶을 포기하고 결과적으로 게을러졌다.
사도 바울은 그들을 엄하게 꾸짖는다.
매일 매 순간의 삶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종말론적 삶이란 오늘의 삶에 충실한 삶이다.
오늘에 충실하고 이웃에 충실한 사람만이
참되게 종말을 사는 믿음과 희망의 사람이다.
(함세웅신부)
+ 하루 5분을 살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시간은 인생을 만드는 재료”라고 말했다. 맛깔스런 김치를 담그려면 재료와 양념이 잘 배합되어야 하듯 좋은 인생, 멋진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재료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유성은)
+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어떤 회사원이 직장 상사 앞에서 결재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직장 상사는 거만한 태도로 물었다. “자네, 요즘 어떤가?” 그러자 회사원은 대답했다.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직장 상사는 놀라서 되물었다.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설마 오늘이 결혼한 날보다 행복한 건 아니겠지?” 회사원은 대답했다. “그 어떤 날도 오늘보다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결혼한 날도 기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행복한 날도 두 번째일 뿐입니다. 그 행복했던 날들이 모여 바로 오늘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 인생의 책 세 권
사람은 일생 동안 세 권의 책을 쓴다.
제1권은 ‘과거’라는 이름의 책이다. 이 책은 이미 집필이 완료되어 책장에 꽂혀 있다. 제2권은 ‘현재’라는 이름의 책이다. 이 책에는 지금의 몸짓과 언어가 하나하나 그대로 기록된다. 제3권은 ‘미래’라는 이름의 책이다.
그러나 셋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제2권이다. 1권이나 3권은 부록에 불과하다. 오늘을 얼마나 충실하게 사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과거는 시효가 지난 수표이고, 미래는 약속어음일 뿐이다. 그러나 현재는 당장 사용이 가능한 현찰이다. 오늘 게으른 사람은 영원히 게으른 것이다. 오늘은 이 땅 위에 남은 내 삶의 첫날이다.
(정채봉,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 인생의 가능성
유대인의 동화 중에 「하늘을 나는 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떤 사람이 왕의 노여움을 사서 죽게 되었다. 그는 왕에게 살려달라고 탄원하며 말했다. “일년의 여유를 주신다면 임금님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말에게 하늘을 날도록 가르쳐 보이겠습니다. 일년이 지나도 말이 하늘을 날지 못한다면, 저를 사형에 처하십시오.”
왕은 이 탄원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다른 죄수들은 “말이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단 말인가?”라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일년 이내에 왕이 죽을지도 모른다. 혹은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그 말이 죽지 말란 법도 없지. 일년 이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래의 일을 누가 알겠는가? 일년 뒤에는 정말 말이 하늘을 날게 될지도 모를 일이야.”
+ 열어 보지 않은 선물
우리가 맞이하는 하루하루는 열어 보지 않은 선물입니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사랑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하나하나 그것을 열어 봅니다. 무엇이 담겨 있는지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내 마음이, 내 눈과 귀와 손끝이, 발걸음이 그것을 좋아하면 기쁨이라는 이름의 선물이 될 것이고, 사랑이라 느끼면 사랑이라는 이름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불평과 불만의 마음으로 열면 그것은 불평과 불만의 상자가 될 것이고, 걱정과 후회의 마음으로 열면 그것은 당신에게 힘들고 괴로운 날을 안겨 줄 것입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래가 좋은 것은 그것이 하루하루 다가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루하루, 그것은 하나님이 당신에게 스스로 내용물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귀한 선물입니다. 당신의 하루하루가 사랑과 기쁨의 선물이 되면 좋겠습니다.
+ 5분의 의미
사형수의 몸이 되어 최후의 5분이 주어졌다. 28년을 살아오면서 5분이 이처럼 소중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5분을 어떻게 쓸까?
옆에 있는 두 사형수에게 한마디씩 작별인사를 하는 데 2분, 오늘까지 살아온 생활을 정리하는 데 2분, 나머지 1분은 대지와 자연을 둘러보는 데 쓰기로 작정했다.
눈에 고인 눈물을 삼키면서 작별인사를 하고 가족들을 잠깐 생각하는데 벌써 2분이 지나갔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돌이켜 보려는 순간 ‘3분 후면 내 인생도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난 28년이란 세월을 아껴 쓰지 못한 것이 몹시 후회가 되었다.
‘다시 한 번 더 살 수 있다면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길 텐데, 이제 끝이구나’ 하는 순간 기적적으로 풀려 난 그는 사형대에서 느꼈던 시간의 소중함을 평생 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그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영원한 만남』 등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여 톨스토이에 필적하는 세계적 문호로 성공했다.
우리는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해 왔을까? 나에게 정녕 최후의 5분밖에 시간이 없다면, 과연 나의 마지막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인생은 5분의 연속이다
+ 시간에 관한 명언
“가장 뛰어난 예언자는 과거이다.” (바이런)
“바쁜 꿀벌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 (윌리엄 블레이크)
“바쁜 사람은 눈물을 흘릴 시간이 없다.” (바이런)
“내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당신의 과거는 쫓아버려라.” (오슬러)
“때가 오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시간은 진리의 아버지이다.” (타블레)
* 예배 자료
+ 예배에의 부름
인도자: 주여, 당신은 거룩하고 유일한 신이시며 당신의 기적은 경이롭습니다.
회 중: 당신은 강하고 위대하십니다. 당신은 가장 높고 전지전능하십니다.
인도자: 당신은 거룩한 아버지이며 하늘과 땅의 왕입니다.
회 중: 당신은 삼위일체이며 구주이고 모든 선입니다.
인도자: 당신은 살아 계시며 진리입니다. 당신은 사랑이며 지혜입니다.
회 중: 당신은 즐거움과 기쁨이며 정의로움과 절제입니다.
인도자: 당신은 우리의 모든 풍요로움이며 우리를 채우십니다.
회 중: 당신은 아름답고 온화하십니다. 당신은 우리의 보호자와 인도자이며 방패이십니다.
인도자: 당신은 우리의 용기이고 안식처이며 희망입니다. 당신은 우리의 믿음이며 큰 위안입니다.
회 중: 당신은 영원한 생명이며 위대하고 훌륭한 군주입니다.
다같이: 당신은 전지전능하고 자비로운 구세주입니다.
(성 프랜시스, ‘당신은 거룩하나이다’)
+ 길을 걸을 때의 기도
생명과 진리의 길이신 주님,
당신의 종인 나의 길을
인도하시고 함께 해주십시오
시련에 처할 때 도와주시고
유혹의 때에 보호하시며
위험에서 건져주십시오.
당신 말씀을 실천할 수 있도록
평화와 힘을 허락하시고
공정히 평가할 수 있는 분별력을 주십시오.
언젠가 善으로 부유하게 되어
당신께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슬라브족의 전통기도)
+ 한 목소리로 드리는 기도
우리와 함께 머무시면서 우리를 도와주시는 성령님,
우리 각자에게 필요한 은총을 내려주소서.
지혜의 성령님, 하느님의 뜻대로 사물을 판단하고,
우리의 관심이 하느님 나라에만 있게 하소서.
통찰의 하느님, 하느님이 보여주신 구원의 진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의견의 하느님, 우리가 행해야 할 선은 무엇이고
피해야 할 악은 무엇인지 식별하게 하소서.
지식의 하느님, 믿어야 할 진리와
믿지 말아야 할 허위를 식별하게 도우소서.
용기의 하느님,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데
부딪히는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공경의 하느님,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자녀의 사랑으로 더욱 다가가게 하소서.
경외의 하느님, 하느님을 참되게 두려워하고
하느님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을 일으켜주소서.
(작자 미상, ‘성령께 드리는 기도’)
+ 헌신에 대한 묵상기도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포기를 배우는 것입니다.
내 속의 나를 버리는 것입니다.
내 속의 수많은 욕심으로부터 놓여나는 것입니다.
주먹 쥔 손을 펴는 것입니다.
버림으로 부요케 되고
내가 없어짐으로 주님의 형상이 완성되어져 가는 것입니다.
내 영토가 없어지고 주님의 나라가 넓어져 가는 것,
내가 죽음으로 주께서 사시는 것입니다.
(조금엽, 방송인,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정연복 기자 pkom54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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