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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4년 전 자살군인 유족에 국가배상”결정군의문사위 진상규명결정 받아들여 소멸시효 인정 안 해
이철우 기자 | 승인 2008.09.23 10:49
법원이 14년 전 군내 자살사건과 관련, ‘군내 부조리로 자살했다’는 군의문사위 진상규명결정을 받아 들여 처음으로 소멸시효를 인정하지 않고 국가 배상 결정을 내렸다.

군의문사위는 23일, 수원지방법원 제1민사부가 손아무개 씨(1994년 5월 사망, 이병)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해 “6천9백여만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은 군의문사위 진상규명결정에 대해 “통치권자나 정치인의 정치 행위가 아닌 법률상 의결기구의 적법절차에 따른 의결”이라며 “국가배상책임 인정이 옳은지 여러 차례 충분히 논의하여 내린 결정”이라 강조했다.

이어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군의문사위 진상규명결정 취지를 무색케 하면서 그 의결 과정에 관여한 의원들의 고뇌에 찬 결단을 가볍게 뒤집는 주장”이며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 것”이라 지적했다.

군의문사위는 지난해 10월 손 이병 사건(진정 제1호)과 관련, “부적절한 부대 배치, 선임병의 인격모독적인 언어폭력, 지휘관의 관리소홀 등 군내 부조리가 복합 작용해 공포감과 절망감을 이겨 내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던 것”이라고 진상규명 결정한 바 있다.

조사결과, 손 이병이 속한 특공연대 선임병들은 그의 체구를(키 167cm, 몸무게 56kg) 이유로 “야, 넌 왜 왔냐?”며 내무반에 못 들어오게 하는가 하면, 통신병임을 밝히잔 “너 같은 놈이 무전기 메고 행군이나 훈련받으면 어떻게 견딜래”하며 폭언을 퍼부었다.

아울러 손 이병은 항상 몸에 힘이 없어 보였으며, 수심에 가득 찬 얼굴이었는데도 간부들의 지휘 관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는 숨지기 전 “고참들이 내가 행군하면 낙오한다고 날 굉장히 싫어한다”, “죽고 싶다. 어떻게 여기를 벗어날 수 없을까”하고 동료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군의문사위는 “특공연대 배치 전 ‘내무생활, 전우애 원만하며 모든 훈련에 적극적’이라 평가됐던 손 이병의 심신은 175cm 이상의 키에 체력 좋은 병사들 위주로 구성된 특공연대에 배치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고 밝혔다.

한편 소멸시효는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도 일정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 시효가 만료되는 제도’로 국가에게 피해를 입은 경우 소멸시효는 5년이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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