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시가 최종적으로 서울시청앞 광장 사용을 불허한 가운데 4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마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제>가 27일 오후 7시부터 덕수궁 돌담길 시립미술관 앞에서 열렸다.

당초 추모제 직전까지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끝내 시민들의 추모 열기를 외면한데다가 요청을 하러 시청에 들어간 시민 대표단을 한때 감금하다시피 막아두고 있었던 경찰은 한 시간 가량 행사차량마저 가로막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8시쯤부터 늦게 시작된 이날 추모 행사에는 처음 발언에 나선 목회자정의평화위원회 정진우 대표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빗대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헛되지 않다는 선포를 통해 큰 박수를 받았다. 정진우 목사는 "죽은 듯이 보였고 사라진 듯 했던 예수의 죽음은 곧 부활로 다시 살아났다"고 말하고, "예수가 전태일 열사와 함께 다시 살아난 것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도 우리 가운데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종단 대표들의 인사와 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대표들이 추도사를 이어갔고, 밤이 어두워지자 두 대의 차량무대의 영상을 이용하여 공연과 동영상 상영이 계속 이어졌다. 시민들은 촛불을 켜고 정동길과 시립미술관 앞, 그리고 정동극장에서 이화여고앞까지 거의 들어찬 채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은 밤 늦도록 끊기지 않아, 한때 정동길을 완전히 돌아 서울시가 마련한 서울역사박물관의 분향소 건너편까지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행사가 잘 보이지 않는 돌담길에서는 소규모의 토론회와 퍼포먼스, 그림 그리기, 종이학 접기, 토론회 등이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밤 10시가 넘어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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