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양성평등공동체를 향하여!!

여성민중, 민중여성해방을 위하여!

제도화된 권위주의를 타파하라!

가부장제를 개혁하라!

10월 29일(금) 민중신학 세미나가 계속되었다. 차가운 겨울의 문턱 앞에서도 참석한 학생들의 열기는 뜨거움을 잃지 않았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염 목사(청암교회, 한국민주여성인권센터 대표, 기장양성평등위원회)의 “민중교회와 여성목회 사이에서-나눔과 섬김, 평등목회를 지향하며”라는 주제 발제로 시작되었다. 한국염 목사는 발제에 앞서서 고백문을 낭독하였는데, 고백문의 요지는 청암교회의 역사와 하나님께서 청암교회를 이끄신 삶의 원동력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감사의 기도이면서 고백문이었다. 그리고 목회현장에서의 여성의 현실을 민중신학의 해방의 관점에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삶을 훈련하고 연습함으로 차별의 분위기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어서 김정혜, 서영 학생의 논찬이 이어졌다. 논찬은 한국염 목사의 글뿐만 아니라 교단 내에서 여성교역자들의 현실과 대안점에 대해서 참여자들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논찬자들의 질문은 아래와 같았다. 혹여 ‘신학생에 국한된 질문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지만, 한국교회 안의 갈등구조를 반영한 여성목회자 양성에 있어서 의미 있는 질문이었다.

질문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기장(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뿐만 아니라 여러 교단에서도 고민해 보면 좋을 듯하다.

질문

1. 남성목회자들은 여성들의 목회가 직면한 과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공동의 과제로 보고 있는가?

2. 평등공동체 건설에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3. 신학대학원에서 여성목회의 현실을 바로 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4. 신학생가운데 여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실질적인 여성목회대한 목회비전은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5. 실질적인 여성으로서의 삶과 목회현실과 신학교에서 느끼는 괴리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해 한국염 목사는 “‘오늘날 이 땅에서 가장 고통받는 민중이 누구인가?’하는 물음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교회갱신과 개혁의 일환으로 청암교회를 시작한 것과 계급평등적이고 성평등적인 성격의 목회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중교회라 불리는 교회도 아직까지는 남성목회자를 청빙하고 있는 실정을 안타까워했다.

한국염 목사는 목회하면서 여성의 권위회복을 위한 시작으로서 가부장제적인 설교와 예배, 성례전을 거부하고 탈권위적이고 평등공동체적 교회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하였다.

찬송가 역시 기독교의 이름으로 군사주의를 조장하는 곡이나 기복주의적인 찬양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가부장제적인 ‘아버지 하나님’ 호칭은 단순히 ‘하나님’으로 고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민중을 위해서 어떤 사업이나 이슈를 행하는 것이 아니라 민중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자신의 목회 예화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하은실 학생은 여신도들이 남성 목회자들을 옹호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그런 분위기의 전환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한국염 목사는 성도들이 가족주의와 가부장제적인 분위기의 의식 전환은 설교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즉, 양성평등공동체를 지향하는 설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단한 휴식 후 현장 목사님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현기 목사(성수교회)는 “갈수록 분업화, 전문화 되어가는 시대 속에서 몸 따로 마음 따로 살고 있지만, 깨어있고 의식하는 사람들이 개혁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정형화된 개념으로서의 교회는 없으며 하나님의 교회가 존재하며 제도화되지 않은 교회는 민중교회의 참 모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성목회도 민중목회로서 지금의 한계와 모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과 모델을 구체적으로 조직화하고 세력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병일 목사(강남향린교회)는 “강남향린교회의 모든 공문서에서 부부의 이름을 쓸 때 <여성/남성>으로 쓰는데, 이는 여교우들의 이름을 먼저 기억하자는 취지였고 효과도 좋았다. 교회 내에서 성차별의 대표적인 부분은 장로선출과 봉사부분인데, 강남향린교회에서는 거의 40-50%가 여성장로이고, 공동식사 준비나 설거지는 남녀 구별없이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양성평등의 문제는 이론이나 의식보다도 삶의 문제이다. 누구보다도 가사 일을 많이 한다고 자부하는데, 몇 년 전까지는 내가 아내의 일을 대신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나의 일을 하고 있는 것뿐임을 깨달았다.”라고 말하였다.

끝으로 류장현 교수(한신대 조직)는 “민중신학에서 여성을 많이 다루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고 말한 후, 민중교회운동 또는 민중신학의 두 가지 측면을 이야기 했다. 즉, “교회변혁과 사회변혁의 문제인데 그 가운데서도 기존 제도적 교회의 성차별적 요소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의 문제는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계속해서 류장현 교수의 말이다.

“예배, 공동식사, 여성목회자의 역할 외에도 교회 안에서의 성차별적 요소는 많이 있다. 제도적 교회가 가지는 구조적 모순으로서의 성차별, 권위주의적, 남성 중심적, 성직자 중심적, 수직적 구도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탈권위적, 양성평등, 수평적, 평등공동체적 교회를 지향하는 공동체가 하나님 나라에 상응하는 공동체일 것이다.” “여성목회가 곧 민중목회이며 목회를 단순히 개인의 영혼을 돌보는 차원을 넘어 해방을 향해야 한다.”

다음 세미나는 11월5일 백석관 301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발제자는 양진규 목사(전주새누리교회)이며 주제는 “이웃사랑과 자연주의 사회사업”이다. 이 세미나는 누구나 참석 가능하며 시간은 오후 1시 50분부터 4시 30분까지이다.

정리 고수봉, 박혜진, 신동화

신동화 기자  yawhe522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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