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평화를기원하는그리스도인 주관으로 29일 오후 서울 보신각에서 '전쟁반대 평화기원을 위한 시국기도회'의 셋째날 행사가 열렸다. ⓒ 에큐메니안 전동균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남북의 긴장관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강경대응으로 인한 상황악화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뭉쳐지기 시작했다.

기독교 단체들과 일반 시민들이 공동으로 주관한 '전쟁반대 평화기원을 위한 시국기도회'의 세번째 집회가 29일 저녁 서울 종로구 보신각앞에서 열렸다.

류은숙 서울여성회 회장은 기도회 직전 자유발언시간에 "이번 사건을 통해 나의 일상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위태한 것이었음을 실감했다"며 "지금 이곳을 지나가는 연인들의 행복한 시간도, 매일 출근하는 직장도 전쟁 앞에서는 일순간에 없어져 버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또 "30일부터 FTA협상이 이루어진다고 들었다"며 "남의 상가집에 와서 원하는 것을 얻어가겠다고 집요하게 달려드는 저 미국에게 평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남북의 평화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들고, 우리 모두의 평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고 호소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발언을 경청 중인 시민들. ⓒ 에큐메니안 전동균

김종민 민주노동당 시당위원장은 "평화는 '밥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과도 같은 의미를 가진다. 내가 쌀 한톨을 가지면 남들에게도 쌀 한톨씩을 나누어주는 것이 바로 평화"라며 "북에 쌀을 나누어 주는 등의 일들이 바로 평화를 이루는 길 중에 하나"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평화의 정 반대 개념인 '전쟁'은 한발을 쏘면 똑같이 한발로 보복하는 것이 아니라 백발을 쏘는 것"이라며 "지금 정부의 강경대응이 바로 이와 같은 상황이다. 평화가 아니라 전쟁에 다가서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민간인으로서 기도회에 참석한 최은숙 씨(경기 안양시, 직장인)는 발언자리에서 "내가 여자라 군대를 안다녀와서 군대에 대한 감이 없는데, 이명박 대통령도 비슷한 것 같다"며 "언론에서 연평도 주민들의 딱한 사정을 연일 보도하고 있는데, 정부는 강경대응이 마치 연평도 주민들의 복수가 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국민들이 '복수'보다는 '평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둬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 평화를 위해 침묵기도 중인 시민들. ⓒ 에큐메니안 전동균

자신을 노동자로 소개한 정희성 씨는 "방귀도 계속 뀌면 똥 나온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과 같은 사건들이 계속되면 정말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정씨는 이어 "천안함 사건 때, 사건이 일어난 원인규명을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어뢰냐 좌초냐를 가지고만 따지고 말았다"며 "그때도 지금도 사건의 원인은 '군사훈련'이다. 돈도 많이 드는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한 위험은 계속 될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힘을 다해 투쟁하던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묻혀버리기 마련이다. 모든 언론들의 관심은 그쪽으로 쏠려 버리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번 시국기도회는 한미군사훈련이 끝나는 12월 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마다 계속 진행된다.

전동균 기자  journalist@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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