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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동 청어람아카데미에서 '진보와 보수의 국가모델 평가와 공정국가'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 중인 참가자들. ⓒ 에큐메니안 전동균. | ||
발제를 맡은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양식있는 보수와 개혁적 진보를 통합할 수 있는 대안 모델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토지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그 합일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토지문제의 근본을 조세제도를 통해 해결하고 그 위에 사회복지제도와 경제제도를 구현하는 공정국가 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남기업 소장은 또 "사회과학분야에서 토지를 '자본의 하나'로 간주하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의 국가모델 속에서 토지문제가 소홀하게 다루어진다"며 "자본과 토지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으면 경제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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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과 토지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으면 경제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남기업 소장. ⓒ 에큐메니안 전동균 | ||
이에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토지문제의 중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토지문제를 대두 시키는 것은 조금 늦은 것 같다. 이미 이득을 볼 사람은 다 본 상태"라고 지적했다.
남재희 전 장관은 또 "토지에 대한 세금 부과를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환수되는 양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복지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면 토지세보다는 보유세를 조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주장했다.
그는 계속해서 "진보와 보수가 합의할 수 있다는 것도 지나친 낙관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부동산을 소유한 세력이 보수정당의 가장 큰 밑바탕임을 생각할 때, 이 문제는 타협이 아니라 보수와 진보가 치열하게 싸울 수 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어 "진보적 세력으로서 개혁시키려는 노력만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이상이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경제문제의 많은 부분에서 토지문제가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은 새로운 시각이지만, 너무 '토지근본주의적'인 것 같다"며 "게다가 토지세 강화로 불로소득을 환수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 지적했다.
이상이 공동대표는 이어 "공정이 보수와 진보를 통합하는 개념이 되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며 "보수와 진보는 둘 다 '평등한 출발과 반칙 없는 경쟁과정'을 이야기하지만 '평등한 출발'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고, '반칙없는 경쟁과정'에 대한 이해도 상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세와 소득세 감세'와 관련하여 "이미 소득세는 OECD국가 중 매우 낮은 상태이고, 이는 곧 부자가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이라며 "결국 국가의 제도적 복지가 필수 불가결하다. 국가의 다각적 개입으로 중소기업의 영역을 넓힘으로서 시장의 양극화를 완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토론자들의 지적에 남기업 소장은 "보수와 진보의 통합은 '토지문제가 해결되었을때 나타날 결과들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이야기 한 것"이라 말했다. 이어 "모든 문제를 토지문제로 환원시킨다는 지적은, 토론자들 조차 토지문제에 대한 강조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비약으로 본 것 같다"며 "토지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 설명했다.
남 소장은 또 "불로소득을 오로지 토지세로만 환원하겠다는 말은 아니었고 토지세를 필두로 여러가지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면서 "토지문제 해결을 통해 역동적인 복지국가를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주최측은 이날 행사를 마무리하며 "이 자리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모두 사회적 담론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며 "서로의 차이점과 공통점들을 확인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참여자들 모두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설계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동균 기자 journalist@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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