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은 인권을 위해, 그리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더 노력하라는 독려로 알고 더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지나간 투쟁의 시간들이 떠오르는 듯, 김소연 기륭전자노조 분회장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지난 10월 1895일간의 투쟁 끝에 '노사합의에 의한 복직'을 이루어낸 기륭전자노조가 9일 저녁 한층 밝아진 얼굴로 연지동 대한예수교장로회여전도회관을 찾았다. '24회 NCCK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 "사람으로서의 자존심 하나로 투쟁해왔다"고 말하는 김소연 분회장. ⓒ 에큐메니안 전동균

▲ 수상 직후 환하게 웃는 김소연 분회장과 노조원들. ⓒ 에큐메니안 전동균

수상 소감을 밝히는 김소연 분회장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사람으로서의 자존심 하나로 투쟁해왔다"며 "이런 우리를 옳다고, 정당한 투쟁이라고 이야기 해준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투쟁해올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분회장은 이어 "이런 응원들이 다른 인권유린의 현장에서, 특별히 비정규직투쟁의 현장에 큰 힘이 된다. 계속해서 힘을 실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상식 직전 '2010 NCCK 인권주간 연합예배'가 있었다.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상임이사(2009년 NCCK인권상 수상자)는 "80년대에는 목회자들이 인권운동에 앞장섰었는데, 90년대 이후 교회의 인권운동이 쇠퇴했다"며 "목회자들이 인권운동에 좀 더 참여해서, 인권운동의 역사를 이끌던 선배 목회자들의 전통을 잊지 말고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김영주 NCCK 총무는 "박래군 상임이사의 이야기를 들으니 부끄럽다"면서 "한국교회가 다시 인권운동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앞장서겠다"고 답했다.

▲ "한국교회가 다시 인권운동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앞장서겠다"고 말하는 김영주 총무. ⓒ 에큐메니안 전동균

설교를 맡은 정상복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은 "NCCK 정의평화위원회가 인권신장을 위해 해왔던 일들을 기억함과 동시에, 한국에서 인권운동이 가져야 할 새로운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 전했다.

정상복 위원장은 또 "오늘 본문에 메시아의 통치 시대에는 약육강식의 논리만 존재하는 세상이, 약한자와 강한자, 악한자와 선한자가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뀐다고 되어 있다. 이는 당시 고통 당하는 백성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가 된다"며 "우리시대의 인권은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고 추구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의 정의가 될 수 있는냐 없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교회 인권운동이 시민사회에 영향을 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 교회에 인권이 깊게 뿌리내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예배에서 NCCK는 '2010 한국교회 인권선언문'을 발표했다. 내용은▲정부의 조속한 국가인권위원회 정상화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공권력의 횡포 중단 ▲사형집행 중단상태 유지와 사형제도 폐지 ▲전쟁방지와 대북인도적 지원 재개에 대한 촉구였다.

 

▲ "한국교회 인권운동이 시민사회에 영향을 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 교회에 인권이 깊게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하는 정상복 위원장. ⓒ 에큐메니안 전동균

 

전동균 기자  journalist@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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