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 새해 온 누리에 하늘의 축복이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먼저 우리 교우들의 삶 속에 하늘의 은총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올 한해 우리 교우들의 가정 가정마다 믿음으로 사는 기쁨과 보람이 풍성하게 열리기를 바랍니다. 벌이는 사업은 번창하고 시련과 역경은 극복되고 아픈 이들은 병이 낫고 공부하는 아이들은 성적이 오르고 직장 없는 이들은 직장을 찾고 시집장가 가려는데 짝이 없는 이들은 좋은 배필 만나는 그런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르신들은 저 옛날 아브라함에게 축복하셨던 그 축복이 임하여서 믿음의 조상으로 자손들에게 복의 근원이 되고, 겉 사람은 낡아질지라도 믿음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젊은이들은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주셨던 새 역사 창조의 은총을 받아서 무너진 정의를 세우고 평화의 새 길을 여는데 꿋꿋한 꿈을 꾸고 담대한 도전을 하는 새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어려운 이웃들을 풍성히 돕고, 넘어진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갈라진 것들은 이어내는 그런 아름다운 한해를 만들어 갈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 한해 우리 교단은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라는 주제를 정했습니다. 하늘의 뜻이란 무엇입니까? 정의입니다. 평화입니다. 사랑입니다. 그래서 온 누리에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는 세계를 염원하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정치,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경제, 정직하고 진실한 언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정의롭게 판결하는 법, 우리 사회 각 분야가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함으로써 힘보다는 양심이, 술수보다는 원칙이, 요령보다는 정직이 통하는 그런 세상이 활짝 열려지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그런 삶을 살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2011년 진정 복된 한해를 꿈꾸십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런 복된 삶, 복된 역사를 지어 갈수 있겠습니까?

오늘 말씀은 그런 복된 삶을 사는 한 원칙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잘 알다시피 오늘 말씀 시편 1편은 시편 150편의 첫 시로써 전체 시편의 머리말에 해당하는 시입니다. 그런데 그 시편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복을 누리는 삶을 살 것인가를 아주 간명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함께 앉지 아니하며   오로지 주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묵상하는 사람이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따라 열매 맺으며   그 잎이 시들지 아니함 같으니 하는 일마다 잘될 것이다.

   
진정으로 복을 원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우리 존재가 복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 점을 간과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참된 복을 누리는 삶이란 어떤 외적 조건과 환경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 지으신 이 나라고 하는 존재가 복 있는 사람이 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는 이 간단한 원칙! 우리는 자주 이 원칙을 무시함으로써 복 있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돈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이 먼저 되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성경은 전혀 다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복은 사람을 타고 오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복은 결코 어떤 조건을 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타고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복된 삶을 살려면 복된 사람이 먼저 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바라는 진정한 복의 세상을 원한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 먼저입니다.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만이 희망입니다. 사람이 복의 길입니다. 사람이 먼저인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더 좋은 나라가 되는 길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더 좋은 교회가 되는 길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가정이 정말 아름다운 가정이 되는 길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사람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시인 박노해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여러분 왜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 년이라는 단위를 만들어 냈습니까? 시간은 꼬리표가 없습니다. 어제의 시간과 오늘의 시간이 달력으로는 일 년의 차이가 나지만 자연의 흐름은 그저 하루요 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365일은 하나로 묶어 일 년이라고 합니다. 새해라고 합니다. 우리 청년들이 그 첫날의 해를 보겠다고 눈길을 헤치고 동해안으로 달려가지만 사실 그 전날 섣달 그믐날 떴던 해와 정월 초하루의 해가 다른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83만 명이 모여서 그 해를 봅니다. 왜 그리합니까?

 흐르는 시간은 영원으로 이어지지만 유한한 인간은 그 영원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간을 쪼개고 그 속에 새로운 세기와 새해와 새로운 달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 시간의 흐름을 끊어서 유한한 존재로서 인간이 무한한 시간을 여행하는 가운데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혼돈과 무질서를 이겨내기 위한 방편이 시간을 단위로 끊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록 나는 유한한 존재 이지만 그 유한한 내가 무한하고 영원한 시간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살려내려고, 더 새로워진 나로 살아보려고 자기를 초극하고 더 높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새로운 존재가 되지 않고 저절로 새해 새 삶을 살아내는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복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면 새로운 달력을 걸면서 내 안의 존재가 새로워지는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오늘 성경은 인생에는 의인과 악인의 길이 있으며 그 삶의 결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난다고 노래합니다. 그것은 도덕적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 그렇게 읽으면 반드시 시험에 들게 됩니다. 왜냐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대목에서 시인이 주목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삶을 사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미래는 결정된 것이 아니라 오늘 나의 선택과 결단에 의해 결정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올 한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미워하며 증오의 길을 갈 수도 있고 용서하며 화해할 수도 있습니다. 허탄한 신화에 눈이 멀 수도 있고 자신을 비워 섬김의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교만하여 자기 의에 취해 살 수도 있고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나의 선택에 나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새해 무엇을 꿈꾸십니까? 돈도 벌어 부자가 되는 꿈을 꾸기도 하고, 몸이 건강해 지는 꿈을 꾸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돈과 힘이 엉뚱한 사람에게 가면 그건 복이 아닙니다. 엉뚱한 곳에 돈과 힘이 가면 세상이 시끄러워지고 자신도 망치는 경우를 우리는 얼마나 자주 경험합니까?

그렇습니다. 복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사람이 우선이고 사람됨이 먼저입니다.

2011년 새해 우리 모두가 복 있는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바람에 나는 겨와 같지 않게, 고난과 시련도 있겠지만 언제나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자리에 들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다! 의인의 길은 주께서 인정하시지만 악인의 길은 망할 것이다.

주께 인정받는 복된 삶의 주인공들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

 

정진우 목사  wchur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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