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안>은 학교에서 국어 선생으로 교편을 잡고 전교조 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이수호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의 '우리 교회' 시 시리즈를 매주 월요일마다 연재할 예정입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우리 교회' 시를 쓰게 된 경위에 대해 "제가 출석하고 있는 작은 교회도 의미 있고, 필요할 것 같아 써 본 것이다. 교회의 의미가 다양하게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우리 교회' 시 시리즈는 몇 해전 그의 팬 카페에 1년간 매주 실린 바 있습니다.

우리 교회 2

창 밖에는 축복처럼 눈이 내리고 있었다

서울의 대표적 판자촌 양돈 마을이 있던 자리

그 아파트 위에도 눈은 쌓이고 있었다

함께 내쫒기며 철거당한 우리 교회는

아파트 옆 상가 건물 그 한 켠에

제비집처럼 둥지를 틀고

입주도 떠나지도 못한 사람끼리 모여

가난을 은혜로 나누고 있다

반주자까지 모두 열 명 안팎인 성가대

까운을 입을 때 마다 마음이 뜨겁다

고아처럼 자라다시피한 한 처녀가 결혼을 하며

옥합을 깨트려 그 값 비싼 향유로

눈물을 섞어 예수의 발을 씻은

어느 여인의 마음으로

아름다운 성가복을 바쳤다

누구도 이 값 비싼 성의를

개발의 편자라 욕하지 않았다

성가대원들은 예배를 준비하며

그 성의를 입으며 늘 감격스럽다

더욱이나 이 옷은 뒤에 단추가 있어

누군가가 잠가 주어야 한다

뒷사람은 내 옷을 입혀 주고

나는 앞 사람의 옷을 입혀 주면서

왜 그렇게도 마음이 뜨거워지는지

예수도 우리 교회에 오면

성가 대원이 돼야 한다

우리 교회의 어른은 모두가 성가 대원이다

이수호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president11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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