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시작하는 말 : <2011평화성명서>

제주가 하나님의 평화 가득한 진정한 평화의 섬이 되게 하소서!

 2011년 1월 17일부터 21일까지 <제주사랑선교회>가 주최한 <평화실천신학 세미나>에 참석한 제주도내 개신교 목회자들은 평화의 섬 제주가 진정으로 평화의 섬이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다음과 같이 천명하며 기도한다.

2011년 1월 21일 <제주사랑선교회>가 주최한 <평화실천신학세미나(2011.1.17-21)>에 참석한 제주의 개신교 목회자들이 발표한 <2011 평화 성명서> 전문이다. 이 모임을 주최한 <제주사랑선교회>이야기를 통해서 지역에서의 에큐메니칼운동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II. 에큐메니칼 운동 같지 않는 에큐메니칼 운동 :   제주지역의 에큐메니칼 운동 <제사선> 이야기

여타의 운동과 마찬가지로 에큐메니칼 운동도 <아래로부터의 에큐메니칼 운동>과 <위로부터의 에큐메니칼 운동>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이 두 방향성은 상호 보완을 모색하기도 하고 대립 갈등을 겪기도 한다. 또는 아예 서로 아무런 관련도 없이 독자적인 길을 가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바닥 에큐메니칼 운동이 없이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겠고, 지도 에큐메니칼 운동이 없이는 폭넓고 지속적인 에큐메니칼 운동을 만들어 가기도 어렵다고 하겠다.

이에 지난 8년간 제주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일어난 작은 바닥 에큐메니칼 운동이라 할 수 있는 <제주사랑선교회 / Jeju Love Mission>의 이야기를 통해서 오늘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아래로부터의 에큐메니칼 운동>이 <위로부터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손을 내미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사랑선교회(이하 <제사선>이라 약칭)는 어찌 보면 전혀 에큐메니칼 운동 같지 않은 에큐메니칼 운동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에큐메니즘이 지향하는 바를 염두에 두고 살아온 이야기라, 억지로라도 에큐메니칼 운동이라고 이름을 붙여보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1. <제사선>의 시작 

 제주기독교는 10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는 기본적으로 보통 목회지라기보다는 선교지에 가깝다. 쇠퇴해가는 제주의 농촌마을처럼 농촌의 작은 교회들은 날로 쇠락해가고, 자신의 동네에서 하나님나라나, 복음적인 세상을 꾸려나갈 생각도 못한다.

제주사랑선교회는 이런 토양에서 시작되었다. 제주의 작은 교회들(농촌교회들과 도시의 개척교회들)을 맡고 있는 목회자들이 제주선교를 위해서 기도하다가 제주선교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외 창구를 만들 필요에 공감하였다. 제주선교의 우선 시급한 과제는 이미 세워진 교회들을 교회다운 교회로 세우는 일이며, 그 핵심과제중 하나로 제주선교현실에서 자라나는 세대를 가르칠 교육지도력(교육전도사, 교회학교교사, 예체능 자원교사)이라고 파악되었다.

제주 도시의 좀 규모가 있는 교회에 교회학교 교사를 지원해 줄 것을 간청하였지만 귀 기울여 듣는 교회는 없었다. 할 수없이 서울이나 광주나 부산의 대형교회에 단기선교사를 보내 줄 것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제주 농촌의 개교회가 호소하는 소리를 들어주는 교회는 없었다. 우선 공신력이 없었다.

그래서 제주의 작은 교회들이 공동의 선교적 과제를 감당하기 위해서 대외 창구로 선교회를 결성하기로 하였고 많은 기도와 토의 속에 2002년 3월 19일 제주초기교회 중 하나인 금성교회에서 창립총회를 가졌다. 명칭은 제주사랑선교회(Jeju Love Mission)로 하고 제주복음화(하나님나라)를 위하여 제주를 사랑하고 제주의 사랑을 전하자는 뜻을 세웠다. 제주의 작은 교회들이 공동 선교와 목회를 향해 마음을 모은 것이다.

 2. <제사선>의 사역(事役) 

제주사랑선교회는 목회자들이 모이는 선교회이다. 이단을 제외한 모든 교파에 문이 열려있는 초교파 선교회이다. 현재 회원은 약 50명이다. 이중 제주에서 적극적인 활동 회원은 약20명 안팎이다. 해외에 선교사(해외선교사)로 나가 있기도 하고(3명), 제주도에서 목회하다가 육지로 나가 목회하는 회원(육지선교사)도 있고(12명), 육지에서 일하는 기도와 연구회원(5명)도 있다. 주 사역은 다음과 같다.

1) 가장 중요한 사역으로 중보기도 사역 : 매주 월요일 모여 목회와 선교를 이야기하며 서로 격려하고 격려 받으며 중보기도를 한다. 개교회의 일과 목회자 자신의 일과 제주교회일반과 제주 내 각 교단의 사정과 제주의 현안과 한국과 세계의 선교과제를 함께 이야기하며 기도한다. 신학적 입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자기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자기 생각과 다른 이야기라 할지라도 즐겁게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늘 이 중보기도회자리는 화기애애하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계속해 오고 있다. 기도의 응답을 많이 체험했다.

2) 공동 공부, 공동의 경험 : 필요한 사람 중심으로 기도회 전에 신학공부를 같이 하기도 한다. 공동으로 신학텍스트를 읽고 토론한다. 연구여행도 함께 한다. 유럽여행 2차(2004, 2006), 국내 선교여행(울릉도 선교탐방, 경기도내 영성투어, 남도선교탐방)을 하였다. 중보기도회 이후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축구를 함께 하거나 문화생활도 나눈다.

▲ 더 존 축구팀(FC. The Zone). 대부분이 제사선 회원으로 구성된 이 축구팀은 매주 기도회 후 함께 운동한다. ⓒ 사진자료: 서성환 목사

3) 세미나와 포럼과 이야기 손님 : 제주도 전체 목회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일 년에 네 차례 <제주사랑신학마당 일일세미나>를 개최한다. 최근의 신학적인 경향을 배우는 시간이다. 신진 신학자들의 헌신으로 지금까지 20회를 진행했다.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성서신학, 조직신학, 역사신학, 선교신학, 실천신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어 왔다. 또한 일 년에 한 번 대학원 한 학기 분량의 공부를 한 주 동안 집중해서 하는 <제주사랑 신학마당 집중세미나>, 또는 <영성수련회>를 해 왔다.

여덟 번의 집중세미나 또는 영성수련회를 개최하였다. 여러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헌신이 있었다. 그리고 제주선교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특별주제들은 별도의 포럼, 심포지움을 만들어 그 해결의 신학적 단초들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제주선교와 제사문제(2006)>, <제주괸당문화와 제주선교(2007)>, <교회 개혁과 갱신(2007)>등이다. 이와는 별도로 각계의 전문가들을 이야기손님으로 모시고 함께 이야기 하는 시간을 비정기적으로 갖기도 한다. 아주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들이 방문해서 대화하며 교제하고 있다. 약 20여 차례 진행되었다.

4) 교육협력 사역 : 제주의 작은 교회에서 교육지도력의 필요는 처음부터 제기 된 것이었고, 제주사랑선교회 결성의 직접적인 동기가 된 일이었다. 그래 초기에 견습선교사 초빙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그래서 육지의 대형교회의 지원을 받아 교육전도사를 청빙하게 되었다. 제주에는 교육전도사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제주에서 사역하는 대학선교단체의 간사나 사역하지 않고 있는 부목사의 사모들이 교육전도사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소망교회와 협약을 맺고, 지원받는 교회와 소망교회가 교육전도사의 사례비를 각각 50%씩 감당하기로 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섯 교회를 지원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영은교회가 참여하여 일곱 교회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역은 해당교회와 목회자에게 모두 큰 힘이 되고 있다.

5) 제주의 무교회지역(無敎會地域)의 개척교회 사역 : 제주에는 1,000명 이상 인구를 가진 마을 중에 아직 교회가 없는 곳이 16곳으로 조사되고 있다. 나름대로 교회가 서기 어려운 특별한 이유가 있는 지역이다. 우선 두 곳을 시범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목회자 한 사람을 귀농인(歸農人)으로 그 동네에 들어가 살도록 하면서, 동네에 필요한 사람이 되게 하고, 동네 사람들이 교회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일을 위해서 목회자의 생활비가 필요한데, 이를 두 육지교회가 협력하고 있다.

6) 제주의 선교적 토대 구축 : 경작지를 만들지 않고 돌밭에 씨를 뿌리면 싹이 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싹이 난다고 해도 제대로 자라기 어렵다. 제사선에서는 우선 대학내에 비기독인과 접촉점을 넓혀가려고 애쓰고 있다. 전도가 아닌 만남과 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제주에는 6개 대학이 있고 대학생 중에 기독교인은 1%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제주선교에 적신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의 미래리더들이 기독교를 믿든지, 믿지 않는다면 적어도 기독교에 우호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사선은 대학내 비기독교인과 접촉점을 만들기 위해서 <제주사랑배 대학생 축구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작년에 2회 대회를 개최하였는데 총18개팀 4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참여한 팀을 지역교회와 연결시켜주어서 지역교회가 이들을 지속적으로 섬기게 하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이고 빈틈없이 준비하고 잘 대접하고 훌륭하게 진행했다. 지금은 대학생들에게 집중하고 있지만 여력이 생기면 이와 같은 사역을 중고등학교, 초등학교, 유치원으로 확대하려고 기도하고 있다. 물론 이런 선교적 토대 구축은 문화영역과 경제영역과 공공분야에서도 이루어져야 하지만, 제사선이 감당하기는 아직은 역량이 부족하다. 공동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계속)

서성환 목사(사랑하는교회, 제주사랑선교회 초대회장)

이 내용은 2009년 5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선교교육원이 주관한 6회 2차 세미나에서 서성환이 발표한 발제문 <제주 작은 교회들이 함께 하는 하나님나라>와 2010년 6월 에딘버러 100주년 한국대회 선교학술발표《제9분과: 선교와 연합(Mission and Union)》서성환의 개제 논문 <국내선교현장에서의 협력선교 사례 - 제주사랑선교회 중심으로>에서 발췌하고 보완한 것이며, 이 기사는 『농촌과 목회』제 48호에도 실렸습니다.

서성환 목사  ssh3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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