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간에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보수 지도자들의 행태와 사고방식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높다. 그리하여 그들의 개혁을 기대했건만 기대난망하다고 판단한 ‘한기총 해체운동’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한기총이 복음주의 신앙로서의 연합운동을 표방하고 출발했지만, 본래 결성 취지와는 달리 ‘한기총 정체성’ 위기가 극에 달한 모습이다. 이 한기총이란게 진정한 복음주의 운동의 선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신앙집단인가, 아니면 겉으로의 명분이 그럴 뿐 실제로는 이미 권력욕과 명예욕과 금권욕에 사로잡힌 시대착오적 목사 장로들의 ‘종교 잡상배들’과 다름없는 준(準)바알신앙집단인가, 깨어있는 한국사회 지성인들은 의심하면서 예의주시 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의 행태와 사고방식이 아무리 봐도  복음서가 말해주는 예수를 주님이라고 모시고 따르는 제자공동체로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 비판 근거는 아래의 3가지 ‘현대판 광야시험’의 실격사실 현상으로서 압축 할 수 있다.
  
첫째, 한기총 보수지도자들은 돈을 우상처럼 숭상하여 성직매매와 다름없는 ‘돈선거 임원운동’을 공공연하게 저질러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원리를 짓밟고 있다. 도대체 기독교 연합 단체장 선거에 막대한 선거자금 살포함으로 교회정치를 삼류의 타락한 정치계보다도 못한 추태를 벌렸는데, 책임있는 참회는 커녕, 그렇게 하는 것도 실력이고 능력이며 하나님이 축복섭리 안에서 이뤄진다고 믿는듯 한데, 이 ‘힘 숭배자’들이 예수의 십자가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이들은 돌들로 떡을 만들라는 광야의 사탄 시험’(마4:3)에 완전 무릎 꿇었다.

둘째,  한기총 보수지도자들은 ‘정교분리’를 주장하면서도 정치권력과 유착관계 속에서 거룩한 그리스도의 몸 교회를  특정 정치이념과 정치인의  도구로 전락시켜 예언자 집단임을 스스로 포기하고 ‘궁정 사제집단’으로 전락했다. 특히 ‘국가조찬기도회’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걸고 모이는 기도회 집회는 “골방에서 아무도 모르게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무색하게 한다. 수만 명이 모이는 군중집회에서는, 종교적 성회를 기독교 교세 과시의 전시장으로 전락시켜 정치인들을 모여들게 하고 선거표심으로 겁주기도 했다.

한국 사회 속에 마치 한국 기독교가 반공주의 극우파 집단처럼 보이게 했고  남북평화 민간 통일운동을 방해하는 종교집단처럼 비춰지게 했다. 한기총 보수적 지도자들은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주면서, 만일 내게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마4:8-9)는 사탄의 유혹에 무릎을 꿇고 있다. 그들이 뽑아 세운 MB정권의 비민주적 횡포를 볼 때, 나단 선지자가 막강한 다윗권력 앞에서 행했던 예언자 기능을 그들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한기총 보수지도자들은 21세기 지구촌 문명의 시대변화가  종교문화의 다양성을 긍정하고, ‘생명 평화 정의 구현’을 위해 이웃 종교들과도 협동하는 시대임을 애써 외면한 채, 시대착오적인 ‘십자군 정신’으로 종교분쟁, 문명충돌을 부추기는 것이 ‘복음주의 신앙’이라고 순진한 교인들을 기만하고 있다.

최근 물의가 된 ‘이슬람채권법’ 국회상정문제를 저지시킨 한기총 보수지도자들은 중동 석유금융자산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중동사회의 금융자산 한국유입이나 진출은 바로 이슬람 종교의 한국 침투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 밑바닥 정서에는 이슬람 종교는 기독교가 싸워야 할 반 복음적 이교신앙이라는 배타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불교도 우상종교, 이슬람교도 우상종교, 심지어 부산에서 2013년에 회집된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모임도 반복음주의적 이단기독교들 연합체 모임이라고 규탄하고 나서는 저들의 신학적 몽매성과 배타성에 절망을 넘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한기총 보수지도자들의  진정한 회개와 쇄신이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한기총은 해체되어야 옳다”라고 주장하는 손봉호 교수의 지론이 백번 타당한 것이며, ‘한기총 개혁을 위한 기독교 네트워크’ 연합체가 벌리는 한기총 해체를 위한 탈퇴운동도 시의 적절한 실천윤리라고 생각한다.

<에큐메니안>에 칼럼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필자는, 한사람의 은퇴신학자로서 특히 예장통합교단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에게 ‘한기총의 정체성’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여 한국교회가 새로워지는데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결단하시라고 감히 고언드린다. 왜냐하면,  예장통합교단이야말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기총’에서 맏형임을 항상 자부하는 책임적 교단인데, 애매모호한 신앙적 신학적 태도 때문에, 속된 말로 양다리 걸치기 태도 때문에,  오늘 한국 개신교의 혼란이 초래된데 적지 않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jacobjae@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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