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꺼지지 않는 교회의 십자가 불빛이 소모하는 전력은 얼마나 될까? 한달이면 최소 300kWh(127kg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이는 한 가정이 보통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과 같으며 전국에 있는 교회의 십자가들에 불을 켬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합하면 연간 9만톤에 달한다. 그러나 이제 소비 전력량을 최소화한 LED십자가와 소형 풍력발전기로 십자가에도 '친환경' 불이 켜질 수 있게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와  사단법인 한국교회사회환경연구소는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제 2연수실에서 '기후붕괴시대의 친환경십자가 워크숍'을 열였다.

행사장 내부에 설치된 소규모 풍력 발전기와 인력발전기에 코드를 꽂을 때마다 십자가에 밝은 LED 빛이 켜졌다. 특히 풍력발전기는 작은 선풍기 하나가 일으키는 바람에도 십자가를 환하게 밝힐 만큼의 전력을 만들어 내 그 실효성을 입증했다.

유미호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실장은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쓸 수 있도록 만드셨다"며 "에너지 고갈과 기후붕괴,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사막화와 종의 멸종 등으로, 지구가 위협받는 것을 생각한다면 십자가의 불을 '하늘의 은혜(태양열/풍력)'와 '우리의 수고(자가발전)'가 만나는 불로 밝혀야 옳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쓸 수 있도록 만드셨다"며 대체에너지 사용을 강조하는 유미호 실장. ⓒ 에큐메니안 전동균

실제 사례 발표에 나선 백영기 목사(쌍샘자연교회 담임)는 "십자가를 LED로 바꾸고 PC캡을 씌우는 작업을 통해 전력의 절약을 물론 한층 자연스런 빛으로 벌레나 바람에도 피해입는 일이 줄었다"며 "게다가 네온은 수은과 알곤가스를 사용하지만 LED는 유해물질이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방영철 목사(광동교회 담임)는 월 평균 300kw 수준의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한 사례를 소개하며 "발전기에서 나오는 전기는 교회에서 전량 사용되고, 남는 것이 있다면 한전으로 다시 공급되는 방식을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태양광 발전은 에너지 문제 해결에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 전했다.

이후 시공 업체들(페코에너지코리아/전기를만드는사람들)로부터 해당기술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번 워크샵은 많지 않은 인원이 모였지만 시종일관 참여자들의 적절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친환경십자가운동은 기독교의 생태적 담론에 대한 현실적인 실천방안이 된다는 점에서 교회당 건축과 리모델링 현장에서 크게 관심받을 것으로 보인다.

▲ 인력을 이용한 자전거발전기로 십자가 불을 켜는 장면. ⓒ 에큐메니안 전동균

▲ 풍력을 이용한 발전기. 실제로 작은 선풍기 바람으로도 LED 십자가에 불을 켤 수 있는 충분한 전기를 만들어 냈다. ⓒ 에큐메니안 전동균

▲ 발제중인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이날 워크숍서 장 교수는 발제를 통해 십자가의 신학적 의미와 다양한 의미를 가진 십자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동균 기자  journalist@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