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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울에 참 평화는 언제나 오려나평택미군기지 확장 저지운동과 기독인의 사명
조헌정 | 승인 2006.04.26 00:00

평택 팽성의 미군기지 확장에 대한 기독교 신앙인으로서의 자세를 확인하며, 목사로서 하루 평택지킴이가 되었다가 이틀동안 유치장 신세를 졌던 경험을 예수님의 십자가에 비추어 단상.

1. 황새울의 역사적 배경

평택은 그야말로 우리 민족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곳이다. 현재 450만평의 미군기지가 들어와 있으며, 이를 확장하기 위해 국방부가 349만평에 달하는 토지에 강제수용을 강행하고 있다.

   
▲ 황새들이 많이 찾아와 '황새울'이라 불리는 곳. 이곳에 전쟁기지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청일전쟁 때이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
이곳에 전쟁기지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청일전쟁 때이다. 이후 일본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강제로 주민을 몰아낼 뿐만 아니라 이들을 강제노역으로 몰아 40만평 규모의 기지를 세웠고, 이후 해방이 되자 미군은 이를 이어 받아 150만평 규모로 확장해 기지를 세웠다. 물론 이 때도 주민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났다.

두 번이나 생존의 터전을 빼앗긴 주민들은 바닷물을 막아 갯벌을 맨손으로 개간하여 현재의 드넓은 비옥한 농토를 만들어 냈다. 생각해 보라. 도대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이들에게 해준 일이 무엇인가? 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는커녕 외국군에 의해 두 번이나 쫓겨날 때 꿀 먹은 벙어리마냥 손놓고 있었다.

이제 세 번째 그들은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여기에 국방부는 미군의 앞잡이가 되어 이 땅을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수용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국가는 개인의 땅을 공공의 선한 목적을 위해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군기지 확장이 지금 한반도의 상황에서 과연 절대 필요한 일이며 선한 목적이라 말할 수 있는가? 결코 그럴 수 없다.

   

▲ 강제토지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대추리의 100가구, 도두리의 60여 가구 주민들. 한반도의 수난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한에 가득 찬 사람들이라고 본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

그래서 현재 강제토지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대추리의 100가구, 도두리의 60여 가구 주민들은 단지 보상이 적어서가 아니라, 크게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작게는 ‘생존을 위해’3년째 목숨을 건 투쟁을 벌리고 있다. 나는 이 분들이야 말로 과거 역사에도 그러했거니와 오늘날에도 한반도의 수난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한에 가득 찬 사람들이라고 본다.

지금 이곳의 넓은 들녁은 예전 갯벌이었던 당시 황새들이 많이 찾아와 ‘황새울’이라고 불리운다. 그러나 지금은 웅장한 소리를 내며 미군의 헬기가 대신 날아다니고 있다.

2. 향린교회와 나의 참여

향린교회는 여기가 바로 오늘의 갈릴래아라는 역사 인식을 갖고 이 분들과 뜻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작년 1월의 추운 겨울날 목회자와 교인 몇몇이 처음으로 천막농성장을 찾았고, 4월에는 부활의 소식을 갖고 이곳 주민들과 함께 하는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주일대예배를 이곳 대추초등학교에서 자매교회인 강남향린교회(이병일목사)와 들꽃향린교회(김경호목사)와 함께 드렸다. 이 예배에는 윤길수총무도 함께 하여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평화집회가 계속될 때마다 향린교회는 교회 깃발을 걸고 참여하여 왔고 사회부 선교부가 주축이 되어 기도와 성금으로 천막농성장을 찾곤 하였다. (사실 천주교는 문정현신부께서 이곳 주민이 되어 투쟁에 앞장서 온 반면 교회는 기지확장을 환영하고 가장 먼저 이곳을 떠나게 되어 주민들의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뿌리 깊게 내려 있다.)

   
▲ 경찰들이 주민들의 농사를 방해하기위해 포크레인을 앞세우고 들어왔다.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혼자 그곳에 갔다가 나도 모르게 막아섰다. 그리고 체포.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
올해 사순절을 맞아 나는 교우들에게 사순절 영성프로그램의 하나로 3주 연속 이곳에서 주말을 함께 보내는 평화기도의 시간을 마련하고 초청하였다. 3주 동안 매주 20여명이 참여하여 천막촛불집회에 참석하고 평화심야기도의 시간과 황새울 들녁에서의 새벽성찬을 가진 바 있다.

나는 기장 평화공동체가 주관하는 사순절 평화기도순례의 한 일원이 되어 3월 27일 월요일을 이곳에서 보냈고, 29일 수요일에는 서울노회 통일사회부 주최로 몇 분의 목사님들과 함께 다시 촛불집회에 참석했고, 4월 1-2일 토/일요일에는 교우들과 함께 촛불집회와 평화기도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7일 금요일 오전 평택에서 경찰들이 주민들의 농사를 방해하기위해 포크레인을 앞세우고 들어왔다는 속보를 접하고 주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혼자 그곳에 갔다가 다른 평화지킴이 30명과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가 되었고, 광주경찰서에서 이틀간의 구류를 살고 일요일 아침 10시경 석방되는 과정에서 지문날인을 거부하여 강제로 지문날인을 받고 오후 늦게 경찰서를 나왔다.

강제지문날인 과정에서 감정으로 대처한 평택경찰서 형사의 불필요한 폭행을 당했다. 현재 2주가 넘었지만 아직도 오른쪽 네 손가락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고, 통증으로 팔꿈치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다. 물론 나는 경찰서 내에서 일어난 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현장에서 농토를 지키기 위해 저항했던 주민들과 여러 평화지킴이 활동가들은 병원에 수 주간을 입원해야 하는 폭행을 당하였다. 아직도 두 사람은 풀려나오지 못하고 있다.

3.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복이 있다

   
▲ 왜 우리가 이토록 평화를 갈망하는데 평화가 오지 않는가? 그것은 전쟁을 하는 자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반해, 평화를 원하는 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위원장 유원규목사)가 지난 7일‘국방부의 평택 미군기지 확장지 농수로 강제진입과 조헌정목사 연행을’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토지소유권이 국방부로 이전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농민들의 점유권을 해제하는 최소한의 조치도 없이 불법적이고, 일방적으로 농지를 파헤치려 하는 시도는 반인권적 반생명적 처사임이 분명하다.

또한 미군기지 확장과 더불어 미군은 전략의 유연화라는 말을 사용하며 동북아 지역에서 일어나는 여러 분쟁들에 주한미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평택기지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제3국을 침략할 때 전초기지 혹은 병참기지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최악의 경우 우리는 장차 미국과 중국이 이 지역에서 패권 다툼을 하는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전쟁에 휘말리게 되어 이전의 청일전쟁 혹은 노일전쟁과 같은 싸움터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평화의 왕으로 고백한다. 이때 말하는 무슨 평화인가? 단지 마음의 평화만을 말하는가? 이것만이라면 예수께서도 굳이 십자가를 지실 필요는 없으셨다. 그냥 들과 산에서 바닷가에서 지혜의 말씀만을 선포하셨으면 되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끝내 로마가 정치적 게릴라들만 대상으로 하였던 십자가 처형을 받으셨다.

여기에 예수님이 외치신 Pax Christi는 당시 창과 칼로 대변되는 Pax Romana에 대항하는 보다 적극적인 자기 결단이 담겨 있는 것이다. 누군가 말했다. 왜 우리가 이토록 평화를 갈망하는데 평화가 오지 않는가? 그것은 전쟁을 하는 자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반해, 평화를 원하는 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 평화의 촛불은 이 땅에서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계속 타올라야 할 것이다. 경찰이 돌아간 후 다시 농사 작업을 하는 농민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
한반도의 평화의 문제는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민족 전체의 생명이 걸려있는 문제이다. 어쩌면 개체 교회의 존속 이전의 문제라고 본다. 야웨 하느님은 예언자 에스겔에게 경고하시기를, ‘만약 군대가 처들어오는데 보초가 나팔을 불어 이를 알리지 않는다면 백성들의 죽음의 책임은 보초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33장)

오늘 이 시대에 한반도의 보초는 과연 누가 되어야 할 것인가? 4월 23일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시작한 촛불집회 600일째을 지났다. 이 평화의 촛불은 이 땅에서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계속 타올라야 할 것이다.

조헌정(향린교회 담임목사)

이어지는 글 : <예수의 십자가상의 일곱 마디와 나의 일곱 단상>

조헌정  choshalom@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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