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9혁명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토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에큐메니안

지난 19일(금) 오후1시 한신대학교 컨벤션홀에서는 4.19민주혁명의 평가와 현재적 의미를 짚어보는 학술토론회가 ‘4.19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행사를 준비한 4.19민주혁명국민문화제위원회 이기택 위원장은 “4.19민주혁명은 대한민국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사건임에도 추모할 수 있는 행사가 제대로 없었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4.19민주혁명의 정신이 역사 속에서 재조명될 수 있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또한 한신대학교 채수일 총장은 축사를 통해 “군사 쿠데타로 민주혁명이 완성되지 못했지만 민중의 힘으로 국가권력을 무너뜨린 역사적이고도 집단적인 기억은 결코 살아지지 않는다.”며 “4.19민주혁명에 대한 역사적 기억,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친 열사들의 뜻을 이어받아, 진정한 민주주의를 수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강연은 ‘4.19민주혁명의 역사적 배경’이란 주제로 김중위 전 환경부 장관이 맡았다. 4.19 당시 고려대 4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그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이승만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이기붕으로부터 나온다.’는 말로 자유당 정권을 비아냥댔으며, 4월 춘궁기가 겹쳐 국민들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엄청나게 시달리고 있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러한 시기에 정, 부통령 선거조차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야당 대통령 후보 조병옥의 죽음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무투표 당선이 확실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고령이었기 때문에 (당시 86세) 대통령 유고시 권력을 승계할 부통령 선거가 매우 중요해진 것.”이라며 “개표소에 불을 끄고 개표하거나 투표함 바꿔치기, 무더기 투표 같은 부정행위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일어났다.”고 전했다.

▲ 4.19혁명은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산업화의 근간을 이루는 정신적 기반을 제공했다. (오른쪽부터 이기택 위원장, 채수일 총장, 김중위 전 장관, 김호기 교수) ⓒ에큐메니안

두 번째 강연으로는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가 ‘4.19혁명의 의의와 현재적 의미’에 대해 강연을 열었다.

“4월 혁명은 해방 이후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2개의 시대정신 중 하나인 민주화의 출발점을 이루었던 사회운동”이라며 운을 뗀 김호기 교수는 “4월 혁명은 분단체제 성립과 한국전쟁을 통해 일시적으로 단절된 민주주의와 통일에 대한 열망이 다시 집단적으로 분출했을 뿐만 아니라 1970년대 반독재 민주화 운동, 1980년 광주 항쟁, 1987년 6월 항쟁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혁명적 사회운동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4.19를 민중혁명으로 볼 것인가? 단순한 정치봉기로 볼 것이냐의 학술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 교수는 “혁명은 정치, 경제적 구조 변화를 의미하지만 4.19의 경우, 주도 이념인 민주주의와 민족주의는 196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반독재, 반외세 사회운동의 이념적 지반을 제공했고, 4월 혁명에 대한 집합적 기억은 이후 시민사회의 저항에서 정서적 공감대의 원천을 제공하기 때문에 ‘혁명적 사회운동’으로 보아야 한다.”고 입장은 정리했다.

▲ 학술제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에큐메니안

한편, 강연과 모든 패널 토론을 마친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가자들의 질책이 쏟아지기도 했다. ‘4.19혁명공로자회’ 소속 회원들은 ‘4.19혁명을 공정하지 못한 정치를 바로 잡기 위한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된 시민운동이며,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들어냈다.

또한 4.19혁명 관련한 모 단체의 신문광고를 들어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공동선언 이행 등 좌경, 용공, 종북적 광고를 싣는 등 4월 혁명세력들이 매도되고 있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4.19혁명을 동시대에 체험했지만 평가와 의미는 다른 시각으로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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