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앙과 직제위원회’는 지난 28일 오후1시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토론회”를 개최했다. ⓒ에큐메니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앙과 직제위원회’는 지난 28일 오후1시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시 광진구 장로회신학대학교 소양관 609호에서 열린 토론회는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문제와 그 원인을 살핌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신학적이고 실천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되었다.

여러 차례 토의과정을 거쳐 12개의 신학토론 주제를 선정하였으며, 2013년에는 3가지 주제의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는 ‘종교개혁의 의미와 SOLA주의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종교개혁이라는 것은 소통이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종교개혁은 소통의 혁명이었으며, 개신교회는 다섯 SOLA의 정신을 중심으로 ‘저항, 반항’ 이라는 의미의 프로테스탄트 교회로도 불리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리고 개신교는 소통을 위해 저항하는 자들의 모임이라고 정의내리면서 ‘역사와 소통’, ‘교육의 소통’, ‘세상과 소통’, ‘세대 간 소통’을 강조했다. 다만 이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회와 교회의 소통’을 중요시해야 하며, 우리 안에 숨겨진 무서운 적을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마지막으로 루터의 종교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개혁되지 않는 교회는 개혁교회가 아니기에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하며, 전생애에 걸친 고민과 소통, 거기서 나오는 저항의 힘, 이것이 다시 회복해야할 종교개혁의 정신이며 의미라고 주장했다.

최주훈 목사의 논문에 대해 논평을 맡은 홍승표 목사(월간 [기독교사상] 편집장)는 “이 글이 지닌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제언으로서 긍정적 의미와 가치를 전제하고, 다만 미처 다루지 못했거나 아쉬웠던 측면을 몇 가지 언급한다.”고 밝히면서, 오늘날의 관점에서 개신교회의 신학과 사상이 지닌 근본적인 문제점이나 오류에 대한 지적이 없는 점.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일까에 대한 의문점을 지적했다.

계속해서 홍 목사는 개신교의 정체성을 ‘저항’에서 찾고 있는 최 목사의 주장에 대해 “오늘날의 개신교는 오히려 저항의 대상을 상실했거나, 찾지 않거나, 또는 회피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반문하면서 한국 개신교회에서 ‘저항’의 몸짓이나 흔적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것은 개신교 자체가 ‘저항의 대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토론자로 나선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 왼쪽)와 정원범 교수(대전신학대학교, 오른쪽). ⓒ에큐메니안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정원범 교수(대전신학대학교)는 ‘한국교회 위기극복의 대안으로서의 신학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 기독교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권력과 결탁해 영향력을 행사하던 '크리스텐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텐돔은 로마제국의 콘스탄틴 1세가 기독교로 개종한 4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를 일컫는 것으로, 교회가 세속적인 권력과 결탁해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를 말한다. 즉, 교회와 국가가 하나 되어 사회를 다스리고, 거의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라고 가정했던 시대다. 이는 곧 한국교회의 권력유착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 교수의 포스트 크리스텐돔 신학패러다임에서 보여주는 관점은, 초기 신약성서의 완전주의 윤리가 크리스텐돔 문화 속에서 불가피하게 세속화되었고, 이러한 서구 기독교의 변질은 한국 기독교의 쇠퇴와 무관하지 않으며, 따라서 포스트 크리스텐돔 신학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크리스텐돔에서 포스트 크리스텐돔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에 대해 ‘머레이’의 주장(중심에서 주변으로 이동, 주류 속에서 소수 속으로 이동, 정착자에서 일시 체류자로 이동, 지배층에서 증인으로 이동 등)을 설명하면서, 머레이의 분석이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신학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개인구원의 복음에서 하나님나라의 복음으로’, ‘속죄론 중심의 기독론에서 통전적 예수론으로’, ‘오직믿음의 신앙에서 예수 따름의 신앙으로’라는 세 가지 핵심주제를 제시했다.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기독교가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긴박감을 가지고 한국교회는 본래의 예수의 복음, 하나님나라의 복음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협 신앙과 직제위원회는 이날 토론을 시작으로 향후 ‘개혁의 과제로서의 교회론적 검토’, 개혁과 일치의 과제로서의 한국교회 정치와 직제에 대한 검토와 대안 모색‘, ‘개혁의 과제로서 한국교회의 이웃종교에 대한 이해와 정책’ 등의 주제로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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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 기자  ektlgof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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