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이태원 참사에 연대한 그리스도인들이 청파감리교회에 모여 추모예배를 열고 안타까운 희생을 기억하며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다짐했다. ⓒ임석규
▲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이태원 참사에 연대한 그리스도인들이 청파감리교회에 모여 추모예배를 열고 안타까운 희생을 기억하며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다짐했다. ⓒ임석규

“오늘 함께 성찬의 떡과 잔을 나눈 이들 위에,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애도의 여정 가운데 하느님의 영이 함께하시어 우리를 서로 연결하시고, 안전한 사회와 평화의 길을 굳건히 세워가게 하소서.” (성찬 후 감사기도 중)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이틀 앞둔 저녁, 유가족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청파감리교회로 모여 먼저 곁을 떠난 이들을 기리고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염원했다.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모임(아래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47개의 개신교 단체·교회 소속 그리스도인들은 27일(월)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소재 청파감리교회에서 참사 3주기 기억과 추모의 그리스도인 예배를 진행했다.

공간을 채워 유가족·참석자들은 기도와 찬송·성찬으로 이어진 예배를 통해 희생자 159명을 기억하며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안전사회 건설을 향한 연대와 결단의 다짐을 적은 붙임쪽지(포스트잇)를 제단에 함께 모았다.

유가족 증언에 나선 유형우 씨(희생자 고 유연주씨 아버지)는 “연주를 만날 때까지 울부짖었고, 나사로를 살리신 것처럼 기적을 바라며 딸에게 숨을 불어넣어 달라고 기도했다”며 “그럼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에 40여 년 신앙생활을 했음에도 하나님을 하염없이 원망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 유가족 증언에 나선 유형우 씨(희생자 고 유연주 씨의 아버지)는 그날의 아팠던 기억을 회상하며 안전사회를 만들어가는데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석규
▲ 유가족 증언에 나선 유형우 씨(희생자 고 유연주 씨의 아버지)는 그날의 아팠던 기억을 회상하며 안전사회를 만들어가는데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석규

유 씨는 “장례 마지막 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하지 않고 주검을 보여주실 때의 아픔을 깨달으며 이것이 믿음임을 알게 돼 22년을 연주와 함께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며 “남은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을 밝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외쳐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설교에 나선 이지일 목사(나들목동행교회 대표)는 요한복음 11장과 예레미야애가를 본문으로, “예수님의 부활은 단순한 교리가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신의 눈물과 공감”이라며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깊은 상실과 고통에 하나님이 함께하신다고 위로했다.

이 목사는 “예수님께서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보이신 비통과 분노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라면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깨어짐과 악에 분노하고, 피해자와 유가족의 편에 서서 진상규명과 책임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공동기도를 통해 희생자들과 함께한 소중한 기억이 여전히 현재를 밝히고 있음을 고백하며 슬픔과 무거움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잘못된 것에 목소리를 내고, 진실과 책임, 재발 방지를 위해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28일 오후 1시 서울 종로 적선현대빌딩에 있는 기억공간 별들의 집에서 방한 중인 10.29 이태원 참사 외국인 유가족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29일 오후 7시 30분 이태원광장에서 3주기 낭독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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