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기억들이 새어 나오고,
깊은 그리움의 끄트머리들이 풀려 나온다.

가을날, 종일 기다린다.
침묵을 모신다.

성글어가는 것들이 여는 맑은 하늘,
그 하늘은 또 어떤 새 하늘을 열려는 조짐으로 가득하다.

대지에 나즈막히 깔린 풀벌레 소리, 귀뚜라미 소리,
밤낮으로 속삭인다.
"오고 있다!",  "열리고 있다!",
"가까이 다가와 있다!"

아! 충만히, 호젓이
오고 있는 이여!

가을, 만물마다 어머니 예감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그곳으로부터 와서, 다시 돌아갈 그곳, 어머니, 대지, 본향, 쉼, ....근원)

김용님  yong581@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