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응답을 요구하며, 청운동사무소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난 8월 22일(금) 오후, 유가족들은 자신들을 감시하는 CCTV를 발견했다. 교통흐름을 체크해야할 CCTV가 도로가 아닌 청운동사무소의 유족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 지난 8월 22일 당시, 교통흐름을 체크해야 할 CCTV가 도로가 있는 오른쪽이 아닌 청운동 사무소가 있는 왼쪽으로 향해 있다. ⓒ에큐메니안

유족들을 감시하던 CCTV가 제자리로 돌아간 것은 24일 오후7시경, 약 49시간 동안 유가족 농성장을 집중 감시하는 것이 목격됐다. CCTV는 청와대 대통령경호실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고,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대통령이 주로 지나다니는 차로의 교통관리와 차량공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설치 운영해 왔다고 언론에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운동사무소 맞은 편 촛불기도회를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촛불기도회는 한국기독교교회회협의회(이하 NCCK)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이하 세월호대책위)가 ‘유가족이 원하는 결과를 얻고 스스로 청운동을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지속하기로 한 기도회로 지난 8월 26일(화)부터 매일 저녁 촛불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청와대 CCTV가 몇 차례 촛불기도회 장소로 회전해 기도회를 감시하는 것을 목격한 것, 청와대는 종교의 기도회까지 불법적으로 감시를 해 온 셈이다.

이에 유가족들과 NCCK 세월호대책위는 세월호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와 존엄과안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 당시 유족들은 CCTV가 돌아간 것을 보면 항의했지만 경찰들은 이에 대해 대답하지 않았다. ⓒ에큐메니안

감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던 유가족 5인은 지난 9월 15일 법원에 CCTV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제출했지만 청와대는 25일 “청운동사무소 CCTV는 먼저 녹화된 영상부터 순차적으로 삭제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현재 대통령경호실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조만간 감시로 인한 피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NCCK 세월호대책위도 감시에 노출된 기도회 참가자 3인을 원고로 CCTV 삭제를 방지를 위한 증거보전신청을 지난 9월 23일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26일 자료제출을 결정했고, 현재 청와대의 자료 제출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NCCK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올바른 대응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온 유가족들은 경찰과 국가정보원 등 정부기관으로부터 채증, 미행, 탐문 등 사찰과 감시로 피해를 입어 왔고, 시민들과 종교인들도 감시와 인권침해를 당해 왔다.”며 “청와대가 CCTV로 유가족과 종교인들을 감시하는 것은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필요한 경우에만 공개된 장소에서 CCTV 설치 및 운영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설치 목적과 다르게 CCTV를 임의로 조작는 데 대해서는 형사처벌하고 있다.”며 “평화적인 집회를 감시하는 공공기관 CCTV는 위법 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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