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관이 인양되는 먼 시간에도
수선공장 재봉틀은 계속 돌아가고
그림자들이 폐수처럼 흘러간다
한 집 걸러 한 집,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덜거덕거리는 찬장 위 그릇들이 말을 하기 시작한다

오직 수천 년 동안 부르튼 입과 입들을 틀어막기 위해
누군가 하늘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나
그 많은 귓속에 못을 박기 위해 열쇠를 훔쳤나
눈 속에서 해바라기를 빼가기 위해 해를 숨겼나

봉인된 탈출구
서류를 감춘 바람
절대시계의 시간 속으로 사라진 아이들
수십억 눈 속으로 배는 아직도 침몰 중이다

죽음을 담지 못하는 관은 가장 멀리 있는 진실
아이들의 아직 태어나지 않는 먼 아이들과 함께 실종 중이다

우산을 거꾸로 쓴 박쥐들이 빨간 구름을 모으는 저녁
별들도 두려워 눈을 질끈 감는다
아이들의 젖은 그림자를 훔쳐간 사월^死月이 가지 않는다

이설야  lsy1968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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