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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뜻을 알려주는 표적<정현진의 출애굽기와 노닐기 ⑧-1> 출애굽기 7장
정현진(수도교회 담임목사, 한신대 대학원 외래교수) | 승인 2014.11.27 13:31

이번 <정현진 목사의 출애굽기와 노닐기> 여덟 번째 순서는 분량상 두차례에 나눠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이스라엘 백성과 이집트(파라오)을 위한 하나님의 첫 번째 표적 (7:8-13)

이스라엘 자손을 출애굽 시키려는 계획 아래 하나님께서 파라오를 설득하는 방법으로 강력한 권능(표적)을 행사하셨다. 그것이 출 7:8-12:39에 나오는데, 11가지 표징(이적)을 그 내용으로 한다. 성경은 이들을 가리켜 재앙이란 낱말(네게아 [g:n< ; LXX plhgh,)을 단 한번만 쓰지만(출 11:1)1), 표적 또는 기사(오트 또는 모페트)란 용어를 널리 쓰고 있다(출 4:8, 17, 21, 30; 7:3, 9; 8:23; 10:1-2; 11:1-10; 12:13 등). 그런데도 여러 번 등장하는 낱말을 무시한 채 한번 나오는 낱말로 표제를 정하여 재앙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7:4의 쉬페트, 쉬파팀 jp,v,, ~yjip'v.를 개역성경과 표준새번역은 재앙으로, 개역개정은 심판이라고 번역; 9:14 막게파 hp'GEm; = 역병, 개역개정은 재앙이라 옮김). 물론 파라오와 이집트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이 재앙일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과 이스라엘 자손의 눈으로 보면, 이는 하나님께서 하실 일에 따르라는, 그리고 원하시는 길을 가라는 신호인 것이다. 이런 뜻에서 우리는 성경기록에 따라 이 부분을 재앙 대신에, ‘표적’이라고 부를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11가지 표적을 일으키신 목적은 ‘여호와가 누구인가’를 이스라엘 자손과 이집트인(파라오)이 직접적인 체험을 통하여 알게 하는 데 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모세나 아론의 탁월한 능력이나 굳건한 심지가 아니라, 여호와가 어떤 분인가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흐름에서 에스겔 예언자는 나중에 유다왕국에 내릴 하나님의 심판을 예고하면서(겔 6:13; 7:4; 12:20; 13:23; 14:8; 35:9), 그리고 치유와 회복을 예언하면서(겔 13:21, 23; 36:11), “내가 여호와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는 표현을 65차례나 사용하였다.

모세와 아론은 두 번째로 파라오를 만났다(10절). 만나기 전에 하나님은 ‘파라오가 너희에게 ‘너희 자신을 위하여’ 이적을 보이라 하거든 너는 너의 지팡이를 잡아라. 그리고 그것을 파라오 앞에 던지라 (직역)’고 말씀하셨다(9절). 아론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그대로’ (켄 카아쉐르 치와 야ㅎ웨)’ 하였다. 그러자 하나님이 그것을 뱀이 되게 만드셨다.

9절에 쓰인 모페트란 말은 표징, 기적(이적)이라 옮겨지곤 한다. 4:21에는 이것이 복수형으로 나왔다(모프팀). 아론의 손에 들린 지팡이를 던지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뱀이 되게 만드신다는 것이 그 이적의 내용이다. 여기 지팡이(맛세)는 출 4:2, 14, 17, 20에 이미 나왔다.

이와 비슷한 내용이 출 4:1-5에도 나오는데, 그 내용과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우선 앞의 표적은 모세가 아론 앞에서 행한 것인데, 뒤에 것은 아론이 파라오 앞에서 행한 것이다. 둘째로 출 4:3-4의 뱀(나카쉬)과 출 7:9, 10, 12의 뱀(탄닌, 복수형은 탄니님)을 가리키는 용어가 서로 다르다. 사실 구약 성경에서 '뱀'으로 번역된 히브리어에는 세 가지가 있다: i) 나카쉬는 뱀을 통칭하는 것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출 4:3; 창 3:1; 민 21:6); ii) 사라프는 주로 치명적인 독성을 지닌 독사를 가리킨다 (민 21:8; 사 14:29); iii); 탄닌. 히브리 성경에 14(15번?)나오는 이 '탄닌'은 뱀처럼 생긴 괴물(신 32:33; 시91:13)을 가리키는데, NIV성경은 세 가지로 번역하였다: 바다짐승들(창 1:21 creatures of the sea), 뱀(출 7:9, 10, 12 snake), 그리고 괴물(사 27:1 monster). KJV은 뱀(출 7:9 serpent), 고래(창 1:21), 용(그 밖에 다른 부분들에서)으로 옮겼다. 우리 말 개역개정은 이를 보다 더 세분하여, 큰 바다 짐승들(창 1:21), 뱀 (출 7,9), 불뱀(민 21:8; 사 14:29), ), 뱀 리워야단(사 27:1)이라 하였다.

   
▲ 19왕조 (주전 1292-1190년) 시대에 나온 나크타문의 사자의 서(Totenbuchpapyrus des Nachtamun). 죽은 자가 저 세상의 행복으로 가려고 Apophis의 뱀을 제압하는 장면
이 밖에도 용(시 148:7), 악어, 코브라 등으로 옮기기도 한다. 여기서 문제는 이 두 낱말이 동의어인가 하는 점이다. 출 7:15에 또 다시 나카쉬라는 용어가 쓰이기에 동의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렘 51:34; 겔 29:3; 32:2 등에는 탄닌나카쉬보다는 더 강한 괴물로 나타나 있다(이를테면 용 = 드라곤, 악어 등). 출 7:12와 렘 51:34에는 이 탄닌의 행동이 ‘삼키다’(발라으)로 기록되었다. 다른 한편 이 탄닌은 하나님의 대적자로 등장한다(시 74:13; 사 27:1; 51:9). 셋째로 앞의 것을 표적(오트)이라 부른데 비해(4:8), 뒤에 것을 이적(모페트)라 불렀다(7:9). 넷째로 앞에 것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여호와를 믿게 하려는 의도로 수행되어, 그 목적을 달성하였다. 뒤에 것은 파라오를 설득시키려 시행되었으나, 이집트인 현인들(하카밈)과 마술사들(메카쉐핌)도 똑같은 이적을 행하였다. 비록 아론의 지팡이가 변하여 된 뱀이 이집트인의 그것을 삼켰지만, 파라오는 이것에게 깊은 인상을 받지 못하였으며, 그의 마음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파라오 앞에 불려온 현인들은 점성과 지리에 능한 자들로 보이고, 마술사들은 태양신 레를 섬기는 제사장이며, 요술사들(하르툼밈)은 '보다, 설명하다'란 말(후르)과 '감추다, 숨기다'란 말 ()이 합쳐진 것으로 '비밀스럽게 숨겨진 것을 보고 설명하는 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출 7:11b에서 이들은 이집트의 요술사들로 불리워졌다. 이들은 신비한 것들을 다루는 예언자이며, 주문이나 마법 등을 연구하고 행하던 자들이다. 이들의 도움을 받은 파라오는 마음이 완악해져서(와예케자크 레브 µ¹zaq l¢b) 모세와 아론의 말을 듣지 않았다.

여기에 쓰인 완악하다는 말(카자크)은 강하다, 본디 단단하다는 뜻으로, 이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다 담고 있다. 이는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는 뜻을 지닌 히스기야왕의 이름에, ‘여호와께서 힘주시기를’이라는 뜻을 지닌 에스겔의 이름에도 들어있다. 이 말은 여호와의 ‘손(손들)’이란 명사와 함께 쓰여(= 강한 손, 그 손의 권능), 하나님의 강력한 권고와 구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출 3:19; 6:1; 13:3, 9, 14, 16). 사람을 가리키는 말과 함께 쓰일 때 이것은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뜻이다(신 31:6이하, 23; 수 1:6이하, 9, 18 등 구약성경에 약 24회). 이것이 부정적으로 쓰이면, 완고하다, 어리석다는 의미이다.

출 7-12장에 나오는 표적이야기 본문을 자세하게 살펴 본 학자들은 이것이 문학적으로 매우 짜임새있는 기록임을 밝혀내었다(U. Cassuto, 93쪽; J. G. Janzen 69쪽; D. K. Stuart, 189쪽 참조).

표적 1 2 3 4 5 6 7 8 9 10 11
유형   a b c a b c a b c  
성경 7:8-13 7:14-25 8:1-15 8:16-19 8:20-32 9:1-7 9:8-12 9:13-35 10:1-20 10:21-29 11:1-10; 12:29-36
내용 개구리 이(모기) 파리(등에) 가축괴질 악성종기 우박 메뚜기 어둠 맏배죽음
사전경고 없음 아침에 파라오 앞에서 모세가 파라오에게 감 없음 아침에 파라오 앞에서 모세가 파라오에게 감 없음 아침에 파라오 앞에서 모세가 파라오에게 감 없음 모세가 파라오에게 감
히브리인 4:28(?)    

해당

없음

해당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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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해당

없음

 

해당

없음

해당

없음

반응 13 22 15 19 32 7 12 20, 34-35 1, 7, 20 27 10

 출 7-12장의 이러한 세밀한 문학적 짜임새(1:9[3+3+3]:1)와 내용의 섬세한 흐름, 매우 신중한 용어선택, 예배를 위한 해방이라는 출애굽기 전체의 주제와 맥이 닿는 것 등을 자세히 묵상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파라오가 무감각, 거부로부터 시작되었으나, 하나님의 통치권을 직접 체험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한편의 드라마처럼 구성한 완벽한 작품이다. 본문의 불일치(불연속)를 전제로 하여 세워진 문서가설 및 역사비평은 이 본문을 J, E, P 기자 및 후대 첨가부분으로 잘게 쪼갠다. 그러나 이 가설은 위와 같은 사실 앞에 설 자리를 잃는다. 이것은 어떤 동일한 저자나 공동체가 의식적-의도적으로 저술한 일관성 있는 작품인 것이다.

이 표적이야기는 i) 이스라엘 자손을 출애굽 시킴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에게 주신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며(출 3:8, 19-20; 6:1, 5 등), ii) 이스라엘 자손과 이집트인들이 여호와를 알게 하는 교육과정이고(출 6:7; 10:2 등), iii) 감히 ‘여호와가 누구냐’고 대드는 파라오에게 주는 대답이며(출 5:2; 7:5; 8:22; 9:14), iv) 이 세상과 인간과 역사 및 자연현상이 여호와의 다스림 아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것(출 9:16, 29; 11:7; 12:12; 참조 민 33:4; 시 24:1 등), v) 하나님은 출애굽을 통해 예배공동체를 창조하시려 했다는 사실(표적 이야기들에 특히 되풀이 나옴), vi) 출애굽 이후의 세대에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을 위해 이루는 놀라운 사역(출애굽) 사건을 대를 이어가며 교육함으로써 대대손손 하나님을 섬기게 하는 것(출 10:2) 등을 목적으로 상세하게 기록되었다.

하나님 뜻(계획)을 알리는 도구인 표적

시내산(호렙산)에서 모세와 하나님이 처음 만날 때, 하나님께서는 이미 표적에 관한 언급하셨다: “내가 내 손을 들어 애굽 중에 여러 가지 이적으로 그 나라를 친 후에야 그가 너희를 보내리라”(출 3:20). 그 뒤에도 하나님은 거듭 이런 일이 있어야만 이스라엘 자손이 출애굽할 수 있다는 것을 말씀하셨다: “네가 애굽으로 돌아가거든 내가 네 손에 준 이적을 바로 앞에서 다 행하라 ... 너는 바로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장자라 내가 네게 이르기를 내 아들을 보내 주어 나를 섬기게 하라 하여도 네가 보내 주기를 거절하니 내가 네 아들 네 장자를 죽이리라 하셨다 하라”(출 4:21-23). 이 말씀대로 하나님은  ‘놀라운 일들(니플라오트, 모페티임)을 일으키셨다. 출 7:14부터 그것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출 7:8-13의 첫 번째 표적 이후에 출 7:14-11:10(-12:36)에는 하나님께서 이집트에 내리신 표적 열 가지가 계속 이어진다. 하나님께서 이런 표적을 보이시는 것은 그분이 냉혹하거나 잔인한 분이라서가 아니다. 그것은 한편으로 나라의 지도자나 백성의 완악하고 패역하기 때문이요, 다른 한편으로 하나님과 그 목적을 모르는 자들에게 하나님을 알리는 과정이다.

우리는 표적이야기를 자연과학의 입장에서 그 근거를 찾아가는 방법도 있는가 하면, 민담을 읽듯이 사회-종교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침대는 물론 떡반죽 그릇까지 뛰어오른 개구리 이야기는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이 이야기를 자연과학의 눈이나, 민담 혹은 사회-종교의 눈으로만 읽으면, 자칫 알맹이를 빼놓기 쉽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표적이야기를 우리는 출애굽 전체 역사의 한 부분으로 읽어야 한다. 곧 표적이야기는 창조주 하나님, 구원의 하나님이 개구리 모기 등 곤충, 소 같은 축, 자연현상과 사람의 생사화복 등 우주와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총망라하여 다스리는 분이심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이 이야기는 그 백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힘찬 손길을 보여주는 도구이다. 그것은 모세와 아론을 통해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능력있는 활동 앞에 두 손 두 발 다 든 이집트의 마술사들이 자인하듯이 ‘직접 신이 하는 일’이다 (출 8:15 공동번역; 이는 하나님의 손에 속한 일이라 - 직역).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나님 손길은 오늘날 이 세상 어느 곳에 머물고 계신가, 우리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사건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는가, 단순히 인간세상의 일, 자연 현상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그 안에서 작용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점을 스스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모세와 아론이 요구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에 대해, 그리고 계속 나타나는 표적들 앞에서 파라오의 마음은 완강(완악)하였다. 출애굽기 4-14장에 파라오가 완강하게 거부하는 것이 20여 차례 나온다(4:21; 7:3, 13, 14, 22; 8:15〔11절〕, 19〔15절〕, 32〔28절〕; 9:7, 12, 34, 35; 10:1, 20, 27; 11:10; 13:15; 14:4, 8, 17). 출 4-14장에서 이런 뜻으로 쓰인 용어는 3가지이다(하자크 14번; 카베드 7번; 카샤 2번). 특히 2, 3, 4, 7, 8번째 표적에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심과 같더라’는 말이 파라오의 마음이 완강해졌다는 문구와 함께 나란히 등장한다. 9. 10번째 표적에서도 표적행위의 주체로 인칭대명사 대신에 ‘야ㅎ웨’라는 낱말이 쓰였다(출 10:20, 27). 이는 하나님은 파라오의 마음까지도 좌우하시는 분이라는 뜻이다.

‘바로의 마음이 완강하여’ (출 7:14)에서 완강하다는 말(카베드)는 구약성경에 376번 나오는데, 출애굽기에만 33번 등장한다. 이 말은 본디 ‘무겁다(삼하 14:26; 욥 6:3), 이것이 무겁다2), 중량감이 있다, 영광스럽다’ 등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다(삼상 4:18; 삼하 14:26). 때로는 마음이 완악하거나(출 7:14; 8:15, 28; 삼상 6:6), 행위가 가혹한 것(출 5:9; 왕상 12:10; 삿 20:34) 등을 나타낸다. 표적이야기에서 이 낱말은 출 10:1을 빼놓고는 항상 파라오가 주어로 등장한다. 특히 이 동사는 출 14:4, 17-18에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얻으신다는 뜻으로 쓰였다. 파라오가 완강하게 행하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께서 영광 받는 통로가 된다니 참으로 역설이라 할 것이다.

   
 
카베드라는 말에는 중요하거나 풍부한 것을 가리키는 긍정적인 뜻과3) 재난이 심하거나 감정(감각)이 둔한 것을 가리키는 등 부정적인 의미가 같이 들어 있다(출 7:14; 8;11, 20, 28; 9:3, 7, 18, 24; 10:1, 14). 부정적인 뜻일 때, 이것은 무겁다는 뜻으로, 마음뿐만 아니라, 눈, 귀, 혀(입술) 등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를 묘사할 때에도 쓰인다. 이것은 신체 혹은 신체의 어떤 기관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데, 여기서는 파라오의 마음이 외부의 자극과 그 의미를 감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묘사하는 것이다. 출애굽기 4-14에서 이 말은 파라오의 ‘마음’이란 명사와 함께 쓰여, 하나님 뜻에 완강하게 거역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곧 영적인 감응력이 아주 둔해지거나 마비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거절하다는 말(마엔)은 하나님의 명령(또는 율법)에 불순종하는 것을 가리킬 때 자주 쓰였다. 이 불순종은 아담 이래 사람이 하나님께 짓는 죄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모세와 아론이 요구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에 대해, 그리고 계속되는 표적들 앞에서 파라오의 마음은 완강(완악)하였다. 13절에 나오는 '듣다'는 낱말(샤마ㅇ)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내용을 포함합니다: 1) 인간의 오관(감각기관)으로 듣는 것; 2) 마음으로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라고 고개를 끄떡이며, 인정하고 동의하는 것; 3)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말씀 그대로 자신에게 적용시켜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를 가리켜 복음을 살아내기, 복음으로 살기라 말합니다. 그래서 옛 번역에는 청종(聽從)하다(들으며 복종한다)는 용어가 쓰였습니다.

출애굽기 4-14장에 파라오가 완강하게 거부하는 마음이 20여 차례 기록되었다(4:21; 7:3, 13, 14, 22; 8:15〔MT 11절〕, 19〔MT 15절〕, 32〔MT 28절〕; 9:7, 12, 34, 35; 10:1, 20, 27; 11:10; 13:15; 14:4, 8, 17). 출 4-14장에서 완강(완악)하게 하였다는 뜻으로 쓰인 용어는 3가지다(카자크 14번; 카베드 7번; 카샤  2번). 이와 관련하여 2, 3, 4, 7, 8번째 표적에는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심과 같더라’는 표현이 파라오의 마음이 완강해졌다는 문구와 함께 나란히 등장한다. 이는 하나님은 파라오의 마음까지도 좌우하시는 분임을 보여준다(하나님이 주어인 경우 10번; 파라오가 주어인 경우 4번; 파라오의 마음이 주어인 경우 6번). 해밀턴에 따라 이 용어가 쓰이는 경우를 살펴보면, 첫째로 하나님이 주어로 등장하는 경우가 10번이다:

카베드(dbk) 카자크(qzx) 카사(hvq)
10:1 히필 완료형 4:21 피엘 미완료형 7:3 히필 미완료형
  9:12 피엘 완료형  
  10:20 피엘 완료형  
  10:27 피엘 완료형  
  11:10 피엘 완료형  
  14:4 피엘 미완료형  
  14:8 피엘 완료형  
  14:17 피엘 분사형  

둘째로 파라오가 주어로 등장하는 경우가 4번이다:

카베드(dbk) 카자크(qzx) 카사(hvq)
8:15[11] 히필 완료형   13:15 히필 완료형
8:32[28] 히필 완료형    
9:34 히필 완료형    

셋째로 파라오의 심장(마음)이 6번 주어로 나온다:

카베드(dbk) 카자크(qzx) 카사(hvq)
7:14 상태(stative, 형용사) 7:13 칼형 (상태)  
  7:22 칼형 (상태)  
9:7 칼형 상태 8:19[15] 칼형 (상태)  
  9:35 칼형 (상태)  

이를 표적이야기에 들어가 자세히 살펴보면, 첫 번째-여섯 번째와 여덟 번째에는 파라오 또는 파라오의 마음이 주어로 등장하고, 일곱 번째와 아홉 번째 이후에는 여호와가 주어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에 거슬러 자신의 주권을 주장하려는 파라오의 마음을 보여준다. 파라오의 이런 태도는 헤스본에 거주하던 아모리왕 시혼에서도 엿보인다(민 21:21-23). 이를 놓고 신명기 2:30에는 ‘헤스본 왕 시혼이 우리가 통과하기를 허락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를 네 손에 넘기시려고 그의 성품을 완강하게 하셨고 그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음이 오늘날과 같으니라’라고 기록되었다.

사실 이런 태도는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주권, 권세, 위엄 앞에서 그것을 부인하고, 자신의 힘, 권위를 드러내려는 유혹,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유혹이 언제든지 우리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로 왕이 하나님께 반항한 것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두 번째 표적: 나일강물이 피로 변하기 (7:14-25)

고대 인류의 4대문명 발상지가 강가였듯이,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민족사에서 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일찍이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르도투스(주전 5세기)는 헤카테우스의 말 ‘나일강은 이집트의 선물이다’는 것을 인용하였다. 이런 듯 나일강은 그 나라의 경제를 살찌우며, 백성의 삶과 역사와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곳이다. 그러므로 이 물이 핏빛으로 변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이는 그 나라와 민족의 생명력을 뒤흔들어놓을 뿐만 아니라, 그 강을 지배하는 신으로 숭배되던 하피신과 오시리스신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 나일강의 신 하피(라므세스 II 1279-1213 BC 의 신전)
오늘날 사람들은 강을 대체로 신격화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경제적 이익이나 유흥을 위한 이용대상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정수기를 사용해야 물을 마실 수 있거나, 낙동강, 한강 등에 조류현상(녹조 등)이 생겨났다. 이런 현상은 혹시 우리 시대에 주시는 하나님의 표적이 아닐까? 이는 살아있는 물, 마실 수 있는 물을 주신 하나님, 피조물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뜻보다는 인간의 이익을 앞세우는 태도를 경고하시는 하나님의 표적일 수 있다.

1) 이것은 이집트의 맡배를 사람이나 동물이나 가리지 않고 다 죽이겠다고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예고하시는 장면에서만 단 한번 쓰였다(참조 창 12:17 재앙; 38:12 괴악한 일).

2) 이것이 무겁다, 중량감있다는 뜻으로 쓰인 곳은 삼상 4:18()과 삼하 14:26 뿐이다. 그 밖에 대부분은 마음이 완악한 것이나(7:7, 34; 8:15, 28; 16:1; 삼상 6:6), 행위가 가혹한 것(5:9; 20:34; 왕상 12:10) 등을 묘사할 때 사용되었다.

3) 아브람에게 가축과 은과 금이 풍부하였더라(13:2).

정현진(수도교회 담임목사, 한신대 대학원 외래교수)  psalm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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