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파리채를 든 웃기는(?) 예배

적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경비를 하며 무기를 들고 드리는 예배라면 구약성경의 출애굽 시대에는 있을 법하다. 그런데 2006년도 현대에 그런 해프닝이 더아모의 집에서 발생해서 화제다. 상황이 이렇다.

더아모의 집이 파리의 집이라는 것은 익히 말한 바 있다. 바야흐로 여름이니 파리와의 전쟁이 시작된 게다. 잘 때엔 적어도 침실에는 파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나머지는 쉬엄쉬엄 잡든지 말든지 하자는 지난번 방침대로 시행하니 파리들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새는 왜 잡아? 남들은 돈 들여 키우는데...



▲ 더아모교회(더아모의집)에서 일주일에 유일하게 한 번 드려지는 주일낮예배에 파리채를 각자 들고 구약 출애굽시대에나 있을법한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

그래서 더아모의 집 거실에서 일주일에 유일하게 한번 하는 예배에 모두 파리 전사가 된 것. 파리가 많다보니 더아모 식구들이 결사항전을 다지며 파리채로 무장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찬송가를 부르다가 적(?)이 눈에 띄면 가차 없이 적을 사살한다. 성경 보다가 적이 눈에 띄면 또 가차 없이 공격에 들어간다. 그래도 누구하나 신경 쓰지 않고 예배는 진행된다.

그런 가운데도 나는 성인군자(?)처럼 유일하게 파리채를 들지 않고 예배를 한다. 평소 지론이 “새를 왜 잡아. 남들은 돈 들여 새를 키우는데”이기 때문이다. 파리도 생명인데 왜 함부로 죽이냐는 개똥철학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좀 참으면 사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왜 애매한 생명을 죽이느냐는 게다.

지난번 데모하는 생쥐와 협상할 때도 그런 정신으로 하지 않았나 싶다. (예배하면서 중간에 사진을 찍은 것이 바로 나라는 사실이 우습지 않은가.) 그래도 내 생각은 그렇다 할지라도 다른 식구들은 그렇지 아니하니 강요할 수 없지 않는가. 그래서 파리를 잡는 것은 그들만의 자유이니 내가 막을 수 없다. 마이크(?)를 잡은 예배 인도자라는 이유로 하지 말라고 할 순 없지 않는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 더아모의 예배는 내가 생각해도 좀 웃기는(?) 예배다. 그 특징이 몇 가지 있다.

더아모의 집 예배의 특징

1. 인도자가 정해져 있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다. 동일 예배에서도 수시로 바뀐다.
2. 지정좌석이 정해져 있지 않다. 예배를 하다보면 자리가 수시로 바뀌기도 한다.
3. 일정 순서가 없다. 한 번도 동일한 순서에 의해 예배를 한 적이 없다.
4. 시작 시간과 마치는 시간이 한 번도 일정치 않다.
5.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아이들도 말하는 것에 제약을 별로 받지 않는다.
6. 예배 중간에도 예배 참여에 대한 의사결정이 자유롭다. 출입이 자유롭다.
7. 일방통행은 전혀 없다. 목사인 나도 예외일 수는 없다.
8. 이 밖에도 없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이 많지만 이정도로 생략한다.

이런 예배에 무슨 진지함과 성스러움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그런 예배 자체로 하늘에 가까운 예배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자유와 자율이 진정한 예배라는 이야기이다. 그 속에서 서로 나누는 대화 속에서 전 우주적 진리가 오가는 진지함이 우리들에게 있다. 파리채를 들고 웃어가며 하는 웃긴(?) 예배에 참 진리가 나누어진다. 더아모의 집은 늘 그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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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일죽에 위치한 <더아모의 집>은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 집으로서 본인의 가정집. 마을 아이들의 쉼터와 놀이공간, 독거노인과 마을 어르신을 섬기는 센터, 교회당 등의 다목적용 집입니다. 본인은 이곳의 목사입니다.
(더아모의 집 http://cafe.daum.net/duamo)

송상호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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