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평화통일협의회가 13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남북기본합의서 국회비준동의안 제출 촉구 청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이철우 기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회의원·시민단체협의회’(평화통일협의회, 상임대표 김원웅·이장희)는 1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 대정부 남북기본합의서 국회비준동의안 제출”을 촉구한 뒤 청원서를 접수했다.

이들은 남북기본합의서 국회비준동의를 통해 ▲남북관련 법령정비의 기본법 마련 ▲국제적으로 민족내부거래 인정 ▲평화체제 당사자로서 남북한 인정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보장과 협력 유도 등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화통일협의회는 청원서에서 “남북기본합의서는 민족통일의 대장전이며, 남북관계의 기본법”이라며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 교류협력으로 민족동질성을 회복해 단계를 밟아 통일을 이룬다는 약속을 국내외에 천명한 것”이라 밝혔다.

평화통일협의회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민족화해, 남북 간 교류협력을 확대강화하기 위해서도 국회비준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국회비준동의를 거쳐 국내외에 남북관계 전반을 규정하는 기본법으로서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화와 협력 제도화, 집권세력에 상관없는 당면 과제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은 “어느 세력이 집권을 하던지 평화와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남북기본합의서를 비준함으로써 법규성을 확보하는 것은 남북 평화와 협력을 제도화하는 기초”라고 강조했다.

정문헌 한나라당 의원도 “91년 체결 이후 사문화된 남북기본합의서는 잘 살펴보면 동서독 기본법보다 충실한 내용”이라며 “국회 비준을 거치면 국내법 효력을 가지게 되고 동서독 기본법이 동서독 교류를 탄탄하게 하는 데 기여했듯이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외대 부총장)는 “한국정부와 헌법재판소가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된 조약’으로 보지 않고, ‘정치 강령’이나 ‘신사협정’으로 보는 이유는 국회비준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남북합의서 국회비준은 남북 평화 협력 제도화의 첫 단추를 확실히 끼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1992년 최고인민회의 등 동의절차 밟아 

남북기본합의서는 1991년 12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채택 됐으며 남북한 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남북에서 각각 국내 절차를 밟아 문건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하게 되어 있다.(합의서 25조)

당시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의 국회나 최고인민회의에서 비준동의를 받지 않았으나, 북측은 1992년 2월 26일 최고인민회의와 중앙인민위원회연합회의에서 동의절차를 밟은 바 있다.
한편, 헌법 제60조는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등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조약·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청원에는 김원웅·강기정·강혜숙·김춘진·문학진·안영근·윤호중·유선호·이은영·정청랠정봉주·지병문 등 열린우리당 의원 12명과 고진화·정문헌 한나라당 의원, 김효석 민주당 의원,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을 비롯해 여야 4당 16명 의원이 함께 했다. 또한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민변 통일위원회 등 92개 시민단체 회원 등 총 231명의 이름으로 청원이 진행됐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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