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과 종교인들이 모여 ‘김련희 씨 및 탈북자의 가족상봉을 촉구하는 종교인 기자회견’을 지난 4일(금) 오전 11시 대한적십자사 앞에서 가졌다. ⓒ에큐메니안

2011년 6월 중국 여행 중, 남한에 가서 몇 달 일하면 많은 돈을 벌어올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남한에 오게 된 탈북자 김련희 씨가 북송 희망에 이어 가족상봉을 호소했다. 

이에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운영위원장 이적 목사, 최재봉 목사, 김봉은 목사) 및 종교인들이 모여 ‘김련희 씨 및 탈북자의 가족상봉을 촉구하는 종교인 기자회견’을 지난 4일(금) 오전 11시 대한적십자사 앞에서 가졌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백광모 목사(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는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원치 않게 속아, 고향인 북쪽을 떠나 남쪽에 올 수 밖에 없었던 김련희 씨가 가족이 있는 평양에 보내달라고 또한 그 가족을 만나게 해 달라고 하는 처절한 소식을 듣고 돕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념이나 정치적 견해를 떠나, 종교적이고, 인간보편적인 인도주의적 원칙에 입각해서 김련희 씨의 가족상봉은 실현되어야 한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고 싶어 하는 김련희 씨의 외침을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결코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박병권 목사(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는 “에베소서 1장 8절에 보면 ‘하늘아래 모두가 하나가 되기를 원하노라’ 라고 나와 있다. 이 말씀처럼 이 땅에 모든 인간은 홀로 서있는 존재 이지만, 더불어 살고 있는 연합의 존재이다”며 “모든 인간은 함께 만나 가족을 이루고, 공동체를 만들어 사는 것이 기본적인 삶의 양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즐겁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꿈을 꾸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련희 씨는 분단된 남북의 체제 속에서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할 것들을 누리지 못한 체, 무참히 인권이 짓밟히고 있다”며 “그 어떠한 이념과 체제에도 가족은 만나야 되는 것. 이번 김련희 씨의 가족상봉 실현으로, 모든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길 바란다”

▲ 북송과 가족상봉을 호소하고 있는 김련희 씨. ⓒ에큐메니안

 김련희 씨는 회견문을 통해 “나는 조선민주주의공화국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5년전 까지도 저는 그 곳에서 결혼하고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며 “그런데 지금은 어이없게 가족과 떨어져 체제가 완전히 다른 자본주의국가 남조선, 대한민국에서 탈북자의 이름으로 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본의 아니게 부모, 형제, 자식과 생이별하고 혈육 한 점 없는 이곳에서 4년 동안 가족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다”며 “이제 이런 고통을 참을 수 없어 가족에게로 돌아가고 싶은 안타까운 소망을 부디 들어주시기를 바란다”고 울먹였다.

김 씨는 “브로커에게 속아 남조선에 오게 된 것을 국정원에 강력히 피력했지만, 내 고향으로 보내달라는 하소연에 응하기는커녕 4년 동안 여권도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작태는 인간의 초보적인 인권마저 짓밟아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으로 태어나 가족의 품에서 살겠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이 땅에 인권이라는 말이 존재한다면, 정의와 민주주의가 존재한다면 부디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후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관계자 및 김련희 씨는 미리 작성한 이상가족상봉서류를 대한적십자사에 접수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관계자는 “이번 이산가족상봉 서류접수가 가족상봉으로 이뤄질지 그 가능성을 짐작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탈북자가 이산가족상봉 신청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김련희 씨의 북송과 가족상봉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왼쪽부터) 백광모 목사, 박병권 목사. ⓒ에큐메니안

▲ 대한적십자사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이산가족상봉 서류를 신청하고 있는 김련희 씨.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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