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쭝찌 아시아교회협의회 청년 총무. 8월3일부터 8일까지의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다. 출국하기 전 종로5가의 작은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 이정훈

장쭝찌(張仲志) 아시아교회협의회(이하 CCA) 청년 총무가 8월3일(목)부터 8일(화)까지 한국 에큐메니칼 청년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CCA 본부가 위치한 치앙마이에 앉아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을 직접 방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출국하기 전 종로5가 작은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락한 삶이 청년운동을 퇴보시켰지만 운동성과 이슈는 여전히 남아

장 총무는 “70년 이후 출생한 청년들이 편한 생활과 넉넉한 삶 때문에 운동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하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자신의 첫 번째 중점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여전히 “운동성과 이슈는 존재하지만 이를 밀고 나갈 청년들이 적은 이러한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자신의 임기까지 “아시아의 청년들을 네트워크화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기에 CCA 청년 운동에 대해서도 “선배 그룹들이 재정이나 물질적 지원 없이 말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더군다나 “청년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들의 경험도 나누지 못한다”는 현상도 지적했다.

또한 사회적 이슈에 집중하며 비판하고 대립하는 에큐메니칼 운동보다는 아시아 각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복음주의 운동이 아시아 청년들의 마음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서로 대립해야 할 것이 아니라 서로 마음을 열고 함께 할 때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희망도 빼놓지 않았다.

한국에서와 같이 CCA 약화는 지도부의 고령화와 자리 욕구

이러한 청년 운동의 현실뿐만 아니라 CCA가 가진 구조적인 한계에 대한 걱정도 털어놓았다. 한 마디로 “고령화 되어 있는 CCA 지도부가 새로운 운동 주자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못한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CCA 지도 그룹들이 “‘지도자’라는 위치가 주는 힘이나 이익을 잃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40대 지도자들이 CCA의 구조를 개혁하려는 시도나 의지는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정도 알려주었다.

많은 질문이 아니었음에도 언어의 장벽을 실감하면서 진행된 1시간 넘는 인터뷰 내내 장 총무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마치 자신이 유명 인사인 것 같아 기쁘다”며 너스레도 떨었다. 장 총무의 그러한 모습에서 아시아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았던 아름다운 아시아 청년들의 부활을 다시 한 번 꿈꾸어 본다.

다음은 장 총무와 나눈 대화이다. 장시간 통역을 위해 수고해 주신 윤재향 아시아교회협의외 중앙위원과 도임방주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국제부 간사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CCA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아시아 19개 나라 16개 교회협의회(NCC)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이다. 100여개의 교회가 소속되어 있다. 내가 속해져 있는 곳은 EGY라는 부서이다. Ecumenical Formation Gender Justice and Youth Empowerment의 약자이다. CCA 내에 몇 개의 부서가 있는데, 각 부서는 2명씩의 총무를 두고 있다. 나는 EGY 부서의 총무를 맡고 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청년은 많이 있지 않아 청년 강화가 필요하다.

▲ 맡은 임기까지 가장 중점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2010년 총회까지가 내 임기이다. 아시아는 다양한 이슈와 상황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비슷한 이슈와 관점을 강화하여 서로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동북아라는 지역 내에서도 교회의 상황은 다르다. 한국은 교회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홍콩은 그렇지 않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여 서로 도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공통의 이슈로 서로 대화하고 나눌 수 있는데, 동북아의 경우는 평화와 폭력 상황 등에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경우는 종교 간의 적대 문제, 빈곤, 에이즈, 이주 노동자, 그리고 동북아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이루어진 인권 등의 문제로 함께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지역만의 이슈를 만들라고 요구도 하고 있다. CCA Youth 운동과 창년 운동들을 연결하고자 한다.

두 번째로 중점을 두는 것은 청년 지도력 향상과 형성이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리더쉽을 키우고, 인터쉽 등을 통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세계개혁교회협의회(WARC) 등으로 청년들을 참여시켜 아시아 청년들이 아시아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적 수준의 지도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CCA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들이 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먼저는 에큐메니칼 운동 안에서 새로운 지도력이 부족하다. 지도부가 많이 고령화 되어 있다. 과거의 50~80년대까지 격동의 세월 속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활동했다. 그들의 활동은 충분히 존중한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대한예수교장로회청년회전국연합회를 방문한 장 총무. ⓒ 이정훈

두 번째는 첫 번째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것인데, 지도부의 고령화에 따른 후발 주자(40대 정도)들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결정 구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전혀 결정 구조에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의 구조를 개혁하려는 활동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

세 번째는 1970년 이후에 출생한 청년들이 편한 생활, 넉넉한 삶을 살아서 그런지 운동에 대한 관심이 적다. 에큐메니칼 운동이 약해지고 있지만 이슈는 아직도 여전히 남아 있다. 청년들에게도 운동의 당위와 이슈는 가지고 있다. 이들을 이끌어 올리는 작업은 고민 중에 있다. 운동성은 있는데, 운동이 재생산되지 못하고 있다. 재생산의 순환구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고민이다.

▲ 고령화 되어 있는 지도자들이 왜 그 자리를 물러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최고 리더들은 에큐메니칼 운동을 위해 남아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대화를 나누어보지 않아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 아직도 머물러 있는 것은 그 자리의 힘을 잃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 자리가 주는 이익(benefit)을 잃고 싶지 않은 것 같다.

▲ CCA의 청년 운동도 많이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런가?

먼저는 선배 그룹들이 청년 운동을 지원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재정이나 물질적 지원은 없어지고 말만 남아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선배 그룹들이 청년들과 경험을 나누지 못하고 있다. 한 마디로 청년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아시아에서 복음주의(Evangelical) 운동이 우세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상대적으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에큐메니칼 운동에 관심이 적어지는 것 같다. 내가 말하는 복음주의 운동은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수적인(Conservative) 운동은 아니다. 복음을 전하고 전도하는 데 집중하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복음주의 활동은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care) 힘이 강하다. 그러나 에큐메니칼 운동은 사건에 집중하고, 비판하고 대립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람을 돌보는 힘을 잃어버린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이 두 운동이 서로에게 보완이 되었으면 한다. 같은 이슈를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 왜 세계적 단위에서 아시아 청년 활동가는 드물다고 생각하는가?

세계적 단위에서는 활동가에 대한 조건도 까다롭다. 예전에 WARC Youth 총무로 대만의 어떤 분이 3년간 일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아시아 사람으로 세계 조직 안에서 다른 활동을 만들어내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는 다른 이유가 아니다. 세계적인 단위에서는 높은 수준의 영어 구사 능력을 필요로 한다. 언어적 한계가 많다. 나도 세계적인 단위 회의에 참석하면 언어적 한계를 느낀다.

▲ 에큐메니안을 방문한 장 총무. ⓒ 장익성

그러나 세계기독학생회총연맹회(WSCF)는 사정이 좀 다르다. 기독학생운동(SCM)은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아직도 기독학생운동이 사회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독학생운동은 아시아가 가장 활발하다. 그렇지만 WCC 수준은 다르다.

▲ 한국 에큐메니칼 청년 운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아시아 다른 청년들이 한국을 부러워한다. 운동이 매우 강하다. 필리핀, 한국, 인도 이 3개국이 청년 운동이 활성화되어 있다. 한국의 에큐메니칼 청년 운동이 일종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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