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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무기한 단식농성천막에서 쓰는 일기 ④
진유경 | 승인 2017.11.13 00:44

오늘은 자주 어지럼증을 느꼈다.

일과가 3시부터 쭉 이어졌는데 낮잠을 안자서 그런건지 조금 버겁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지지해주시는 목소리들에 위로받아 힘이 났다.

특히 4시부터는 소속교회인 한백교회의 식구들이 와서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 시작 찬양부터 한명씩 돌아가며 해주시는 지지와 연대의 발언들에 울컥하기도 하고 어리광부리는 아이처럼 투정부리고 싶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내가 뭐라도 된마냥 스스로 양어깨에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있었는지 교회 언니의 “유경아, 다른 것보다 너가 가장 중요해.”라는 부담감을 덜어주는 그 말에 앞에선 아닌척 했지만 마음이 찡 울렸다. 내 속의 순수한 투쟁의 결의를 복기해보고 부담은 덜어낼수있는 참 감사한 시간이었다.

▲ 단식 5일차를 맞은 진유경 학생. 찾아주는 사람들 덕분에 힘이 된다고는 하지만 어지로움이 몰려오고 힘들다고 한다.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이 에큐메니안에 올라가는 일기들을 읽고 공감해 주시곤 했다. 우리의 솔직한 심경들을 나누는 창구가 되어 더 긴밀한 연대를 이끌어주시는 역할을 해주시는것에 큰 감사함을 느꼈다.

간혹 말씀해주시는것 중 하나가 ‘즐겁게 투쟁하자’인데
일기로는 단단한 결의와 비장함만 있어보일수 있지만 농성장에는 나름의 즐거움이 늘 있다.

그 예로 밤에는 외풍이 좀 있어서 침낭을 제대로 덮고있지 않으면 간혹 추울때가 있는데 패딩을 입고 침낭까지 덮고 있던 내가 새벽에 더웠는지 내 침낭은 어딘가로 던져놓았다가 조금 뒤 추워져버려 힘도 없는 와중에 옆에서 침낭을 소중히 껴안으며 자고 있는 친구의 침낭을 힘으로(힘도 없는 와중에..!) 빼서 덮었다. 그렇게 한 시간정도 자다가 그 친구가 떠는게 느껴져서 상황을 파악하고 다시 내 침낭을 찾아 덮고 그 친구에게 침낭을 돌려준 사건(?)이 있었다.

이런 소소하지만 서로 웃을수있는 일과들이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다함께 더 긴밀한 연대를 쌓아주고, 지쳐갈수밖에 없는 시간들을 조금이나마 더 즐기게 해주는 것 같다.

마지막 일과로는 학부 신학과 14학번의 기도회가 있었는데 집회의 성격이라기보단 단식주자들에게 응원가를 불러주고 연대발언과 편지를 낭독하고 따뜻한 모자를 선물해주었다. 친구들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졌다.

오늘도 멋진 동지들과 멋진 지지자들이 있어주어서 외롭지 않은 하루였다. 

사랑의 하나님,
불의에 내몰린 와중에도 외롭게 두지않으시고 성령으로 임하사 하나될 공동체를 주셨음에 당신의 사랑을 느낍니다. 이제 당신의 뜻을 붙잡고 그 뜻을 세상에 살리고자 하는 우리의 앞길을 축복하셔서 당신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한신이 부활할수 있도록 하시길 간구드립니다.

간절히.

▲ 삭발단식을 시작한지 5일차 저녁. 일요일에 단식자들이 교회를 갈 수 없어 동문 선배의 설교, 한백교회의 예배가 있었다. 14학번 학우들이 기도회를 진행했다.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진유경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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