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정부시절, 민감한 정치적 판결들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부당거래판결을 진행했다는 의혹과 정황들이 드러났다. 이 부당거래판결에 KTX해고승무원 판결이 들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KTX해고승무원 부당거래판결

KTX 해고승무원에 대해 2015년 2월 26일, 대법원 재판부가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판결이 이에 해당한 것이다.

대법원은 “(승무원을 감독하는)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 업무와 철도유통 소속 KTX 여승무원 업무가 구분됐고, 철도유통이 승객 서비스업을 경영하면서 직접 고용한 승무원을 관리하고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레일과 승무원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근로자 파견계약 관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같은 날 서울고법 민사1부는 “재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고 판결해 대법원 재판부의 결정을 확인했다. 패소한 KTX 승무원들은 1, 2심 후 받아 왔던 월급들을 KTX에 돌려줘야 하며 이는 1인당 최소 8,640만원이었다. 

또한 2015년 11월 27일, 해고 여승무원 34명이 코레일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의 파기환송심(재판장:신광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1·2심을 파기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 측에서는 2016년 5월 31일까지 해당 빚을 변제하라는 독촉장을 보냈다. 이 판결이 있은 후, 세 명의 자녀를 두었던 KTX 해고승무원 하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발생했다.

그러한 협조의 사례로 “① 합리적 범위 내에서의 과거사 정립(국가배상 제한 등), ②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사회적 안정을 고려한 판결(이석기·원세훈·김기종 사건 등), ③ 국가경제발전을 최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판결(통상임금·국공립대학 기성회비 반환·키코 사건 등), ④ 노동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판결(KTX 승무원·정리해고·철도노조 파업 사건 등), ⑤ 교육 개혁에 초석이 될 수 있는 판결(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등)”이 언급되었다.

KTX 해고승무원들의 대법원장 면담요청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5월29일 KTX해고승무원들이 대법원을 찾았다. 김명수 현 대법원장을 면담하기 위해서였다. 대법원 진입을 막으려는 법정 경위 10여명과 몸싸움을 벌인 뒤, 김승하 KTX 열차승무지부 지부장의 손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요청서’라 적힌 노란색 서류 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요청은 무산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김명수 현 대법원장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판사회의 등을 통해 후속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행법상 문제의 판결을 번복할 방법은 딱히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법조인들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행법상 대법원의 판결이 최종판결이다.

현행법상 대법원 판결 번복은 불가능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 법에는 다음과 같이 명문화 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청구 사유) 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不行使)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단서 생략)”

대법원에서 내려진 판결이 헌법을 위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경우가 없다는 뜻이 된다.

포기하지 않는 KTX해고승무원들

5월31일 KTX해고승무원들과 대법원장 비서실장과의 면담이 진행되었어나 이마저도 별 실효성이 없는 상태이다.

▲ 지난 6월1일 KTX해고승무원들이 오영식 철도공사 사장과 면담하기 위해 철도공사 본부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자들의 출입은 통제되었고 해고승무원 대표들과 오 사장과의 면담만 진행되었다. ⓒ윤병희

KTX해고승무원들은 이어 6월1일 철도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오영식 사장과 면담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을 마치고 사장실을 나와 설명회를 가진 해고승무원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모든 문제의 시작인 철도공사가 해결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면담을 요청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으로?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법으로 KTX해고승무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고승무원들은 5월3일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이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해고승무원들은 호소문에서 “촛불집회로 상식적인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철도공사는 여전히 우리의 문제에 대해 귀를 막고 입을 닫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이 나서 어쩔 수 없다’는 이유”라고 밝혔다.

해고승무원들은 계속해서 “다시 절망이 깊어지기 시작할 때, 양승태 대법원장이 판결을 거래했으며 KTX 승무원의 대법판결도 그 중 하나라는 소식을 접했다.”며 “예상은 했지만 사실로 그것을 확인한 순간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일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우리의 삶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거래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에서 모멸감도 느꼈다.”고 언급했다.

또한 해고승무원들은 “그래서 우리는 대법정에서 “우리의 지난 세월 돌려내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으며, 그 이후 철도공사를 만났다.”고 지난 과정들을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의 고통에 책임을 져야 할 철도공사는 사과도 하지 않고 여전히 우리에게 ‘기다리라’고만 말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해고승무원들은 “그래서 대통령께 호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 KTX해고승무원들이 지난 5월24일 서울역사에 천막을 세우고 무기한 농성이 돌입했다. ⓒ윤병희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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