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가 “‘여자라서’ 구직 시, 이런 말까지 듣고/겪어야만 했다 - 채용 성차별 경험 및 해당 기업명을 제보”를 받았다. 민우회가 이러한 제보를 받기 된 경위는 2017년과 2018년 공공부문 채용비리가 드러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공공부문에 만연한 성차별 채용비리

2017년 공공부문의 채용비리 조사과정에서는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에서 여성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해 탈락시킨 채용성차별 문제가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2018년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통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은행권의 관행처럼 여겨져 왔던 채용 성차별 문제도 드러났다. 이 외에도 공공기관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에서 여성지원자들에게만 키·몸무게를 비롯한 외모조건, 나이제한 등 성차별적 채용공고를 내걸고, 면접 시 성차별적 질문을 하고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

▲ 한국여성민우회가 채용비리 성차별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제공

하지만 민우회 측에 따르면 “이를 직접 겪는 여성지원자들은 정황 상으로는 채용 성차별이 있었다는 것을 파악해도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이후 비슷한 직종에 취업 시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려워 이를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적 조건을 고려 민우회가 제보를 받게된 것이다. 민우회 서지영 활동가(여성노동팀)에 따르면, “6월29일부터 2주 정도 민우회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 그리고 구글 폼을 통해 제보 받았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 접수된 제보 건수는 “15건 정도”라고 하며,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보의 성격 상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위험성이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날 경우 불이익을 우려해, 제보 당사자가 제보하는 글에 이러한 위험성을 직접 이야기한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직원을 뽑는데, 이런 질문은 왜?

민우회가 제보 받은 내용을 보면 “기혼인 줄 알았으면 안 뽑았다.” “아기 계획이 어떻게 되냐?”, “여자 나이 20대 후반은 취업할 때가 아니라 시집갈 때다.” 라는 결(혼)/남(자친구)/출(산) 여부 등을 묻는 질문부터 “술은 얼마나 하나? 회식 때 잘 놀 수 있나?”, “미투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같은 학과 남자들과 사이는 어땠으며, 잘 지냈느냐?”와 같은 여성을 배제하는 질문들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제보 시, 많은 여성 직장인들이 “만약 제가 남자였다면 이런 질문을 단 하나라도 받았을까요?”, “결혼과 제 직장생활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라는 말을 함께 남겼다고 한다.

민우회는 “채용 성차별 문제는 일부 기업의 문제가 아니며, 구직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여성민우회가 제보 받은 채용 성차별 기업 명단 ⓒ한국여성민우회 제공

계속해서 민우회는 제보 받은 성차별적 면접 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서는 면접 시 질문 뿐만 아니라 여성을 대상화하고 무시, 배제하는 문화가 전반적이었다고 밝혔다. 결(혼)/남(자친구)/출(산) 여부 등과 같은 여성을 배제하는 질문들은 결국 여성을 직장 안에서 배제하겠다는 말이며, 이후 직장 안에서 여성의 배치부터 승진까지 차별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서 활동가는 “제보 받은 성차별적 기업에 제보 받은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 및 대책마련 의견을 담은 공문과 <채용문화 개선을 위한 제안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채용 성차별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대한 의견 및 <채용 문화 개선을 위한 제안> 내용의 참여 여부를 8/24까지 답변 받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교회는 평등한가

이러한 성차별 문제는 사회 직장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교회 내에서도 여성 목회자를 청빙할 때 민우회가 밝힌 질문과 유사한 질문들이 나타난다.

특히 임신 중인 여성 목회자인 경우, 대부분 교회 청빙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또한 유아 휴직은 곧바로 사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계 여성 단체들은 이러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각 총회에 이러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지만 아직도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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