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방송장악 의지는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이하 방통위) MBC의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로 최기화·김도인이 선임된 것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들 이사 선임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개입되어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전국 24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연대’(이하,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와 관련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가 새로 선임한 방문진 이사들 중 최기화, 김도인 이사 선임 취소를 촉구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들 두 사람은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사전 검열, 폐지하려 했고” 국정원의 ‘MBC 장악 프로젝트’에 따라 정권에 비판적인 출연자들을 퇴출시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당 노동 행위를 저질러 노조법 위반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까지 받는 인물”이라며 이런 이유들로 “과거 방문진은 최기화를 해임했고, 김도인은 스스로 사퇴”했는데 다시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로 임명하다니 희대의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 방송독립시민연대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정치권의 방송장악개입을 규탄했다. ⓒ방송독립시민연대제공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어 “이같은 인산 참사, 적폐 부활 과정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치권의 개입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노보에 따르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김석진 방통위원에게 ‘최기화·김도인의 이사선임을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오더’를 내렸고 결국 이뤄졌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방송독립시민연대는 “촛불혁명의 결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방통위가 ‘적폐청산’은 커녕 ‘적폐부활’로 가는 것은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일”이라며 분노했다. 이어 “방통위가 방문진에 이어 KBS와 EBS 이사회 이사 선임도 앞둔 만큼, 현 방통위원들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방문진 이사 선임에 개입한 사실에 대해 사과할 것, ▲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 결정 취소와 방통위원 총사퇴할 것, ▲ 국회의 방송관계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에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이 위원장에게 방문진 이사 선임 절차의 위법성, 방송의 정치적 독립 저해, 부적격 이사들에 대한 우려 등을 알리고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나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 위원장이 “정치권의 관행, 특정 정당의 행태를 모두 무시할 경우 일어날 파장과 정치적 대립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방통위가 법에 명시된 독립된 지위와 역할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종속돼 결정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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