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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와 생계, 겸직하는 목회자들의 목소리를 듣다사회적 목회를 말한다 4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 승인 2018.10.07 21:34

현재 생계를 목적으로 겸직을 하고 있는 목회자 5인과의 인터뷰를 소개하려고 한다. 설문 조사는 겸직에 대한 목회자들의 일반적인 의식을 살펴보고, 목회자들의 겸직상황 등에 대해서 알아본 것이라면 이 심층인터뷰는 정말 겸직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어떤 현실인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왜 겸직하게 되었나

5명의 목회자 중에 교회에서 사례를 받는 이는 한 사람뿐이었다. 4명은 아예 교회에서 사례를 받을 형편이 안 되었다. 한 사람은 기존 교회에 부임하여 14년 목회를 하였는데 120만원을 사례로 받고 있었다. 그 돈으로 대학생과 고등학생, 두 명의 자녀 정규 학비를 대는 것도 감당이 안 되었다.

이것이 요즘 작은교회들의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자립이 안 되는 교회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목회자의 생계를 책임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노회나 다른 교회가 목회자를 돌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의 생계를 외면하는 것이다. 물론 부임을 하거나 개척을 할 때 그것을 명시하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교회가 목사의 사례를 줄 수 없으니 알아서 사시라는 것이다. 기존 교회에 부임한 목사도 어떤 절차를 거친 것은 아니지만 결국 교회가 명목적인 사례를 주면서 나머지는 목사가 알아서 하는 것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처음 겸직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 터져 나왔다. 무엇보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시작들을 했다.

“가정이 무너지니까. 물론 교회도 중요하지만 가정을 먼저 세워야죠. 가정이 무너지고 교회가 선다. 저는 그것은 반대예요. 가정이 먼저 세워지고 교회가 세워져야 된다는 입장이라서.”

한 목사의 고백은 더 절박했다.

“내가 일을 나갈 생각은 안 하고 제 아내가 청소부터 시작해서 닥치는대로 가정부도 했었고 급식하는데 가서도 하고 식당도 하고 그렇게 고생을 했습니다. 나중에 제 아내도 힘이 들어서 그때 고민이 들었습니다. 목회자도 가장이고, 남편인데 이게 과연 좋은 걸까, 바람직한 걸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게 일하시고 예수님도 일하시는데 목회자는 목회가 일이라지만 목회만이 일은 아닌 거 같고 또 나름대로 느낀 것은 막스 베버의 청지기직. 하나님께서 직업을 주신 그 청지기 직이라면 목회자도 일하는 것 괜찮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망설였죠.”

남자로서 아내가 가족들 생계를 책임지겠다고 가정부도 하고, 식당 종업원도 하고, 청소도 하는 모습을 지켜 본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목사도 사모가 파출부를 했다.

“(사모가) 가정부도 했구요. 가정부는 조금 했는데 파출부를 할 때는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그냥 그렇게 아이들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를 할 때는 괜찮은데 가사도우미를 잠깐 했는데 그때는 약간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앞의 목사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목회만 전념하겠다고 하는 생각을 내어버린다.

“우리가 그런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어렵게 하다하다가 너무 지쳐 탈진되서 죽을 지경까지 고비를 넘겼었는데, 그건 아닌 거 같더라고요. 목회의 일 을 저에게 맡겨 주신거지만 만약에 가정과 목회를 택한다면 둘 다 선택할 수 있으면 좋은데 안 되면 가정을 먼저 살려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정도 하나님께서 주신 공동체의 한부분이기 때문이에요.”

어떤 일로 생계를 꾸리고 있나

이들이 한 일은 정말 다양했다. 아무래도 시간의 압박을 받으니 밤에 하는 일을 선호했다. 대표적인 것이 택배물류센터에서 물건을 내리는 일이었다. 두 명이 이 일을 해보았다고 하는데, 너무 일이 고되어서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고 이직을 하는데 이들은 그래도 시간이 여유로워 고되고 참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택배물류센터의 일은 새벽녘에 한다. 5시에 일을 한다니 집을 나서는 시간은 4시다. 때로는 이 일이 밤새 이어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 시간에는 자유로우니 이 일을 선택한다. 이외에도 과외교사, 한약관리, NGO 사무, 문화센터, 공공근로, 전기기사, 학원운영, 퀵서비스, 우유-녹즙 배 달 등이다. 이들이 하는 일들은 무엇보다 정규직은 없다. 아무래도 교회사역을 중심으로 하려고 하니 정규적으로 하는 일은 어렵다.

그렇다면 비정규직인데 그것도 쉽지 않은 것이 주일이라고 쉬는 비정규직은 없다. 대개 주일을 끼거나 교대로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밤새 일하는 일용직이나 새벽에 하는 일들을 감당한다. 그런데 그런 고된 일을 하니 체력에 한계를 느낀다. 낮 시간도 결국 체력 때문에 정상적이지 않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목회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목회와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한국교회가 풀어야할 숙제가 될 것이다. 한 목사는 북한인권 관련된 NGO에서 일을 한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목사로서 행정능력도 있고, 의식도 있고 하니 그러한 일이 잘 맞았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목회자들이 지역에 있는 NGO에서 사역을 한다면 시민사회의 활성화와 교회와 사회의 소통에 이바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중에 열려 있는 교회당의 공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목사도 NGO에 참여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일을 하면서 이들에게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성도들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노동을 하며 돈을 벌어 교회에 헌금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를 보는 것이다.

“일하니까 성도들의 아픔을 알겠더라고요. 내가 직접 일하고 뛰어보니까 성도들이 그 일 속에서 얼마나 힘들게 직장생활하고 있는 지를요. 목회자들은 성도들 헌금 들어오는 것에서 사례비를 받지만 성도들은 갖은 수모와 상사로부터 모욕도 당하면서 번 월급으로 헌금을 낸다는 것 그것 자체가 피와 땀이잖아요. 더 치열한 영적인 전투는 성도들이 하는 거지 목회자는 그런 거 같지 않더라고요.”

자립이 안 되는 교회의 목회자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큰 교회 찾아다니며 후원요청을 하는 길 밖에 없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목회자가 겸직하는 일과 비교해 볼 때 더 좋다고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현실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보면 생계, 아이들 교육비가 교회에서 충당이 안 되면 목회자가 일일이 다른 큰 교회에 가서 손을 벌려야 되는데 그것도 쉽지 않고 손을 벌린다고 해서 후원을 무조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목회자 스스로 알아서 해야 된다면 이중직이 어느 정도는 허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많은 미자립 교회들이 큰 교회의 후원에 의존해 있다. 이런 후원으로 인해서 교회가 자립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이러한 교회들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들도 있다. 자립보다는 의존에 물드는 것이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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