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제는 발달된 자본주의 내에 존재하는 거대한 행정 조직의 발전된 형태이며, 때때로 자본주의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독일의 사회학자가 막스 베버가 보여주었듯이, 관료제는 자본주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관료제는 공급 독점을 발전시키고 강화시킨다. 따라서 관료제는 가톨릭 교회와 국가와 관련해 여러 지역(근대 이전의 중국)에서 발달했다. 관료제가 자본주의 내에서 거대한 규모의 기업과 복지국가의 형태로 발전한 것은 겨우 20세기 초반이었다.

많은 학자들이 관료제에 대해 언급했지만, 베버 이전이나 이후에도, 관료제에 대한 베버와 견줄 만한 저술을 남긴 학자는 아무도 없었다. 베버는 관료제 형태에 대해 통찰력 있게 기술했을 뿐만 아니라 관료제가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해 냈다.

베버는 관료제가 독특한 구조적 특징과 이와 맞물려 내부적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베버가 관찰한 관료제의 구조적 특징은 여러 위계적(hierarchical) 층위를 가진 중앙집중화 되고 모호하지 않은 권위 형태(pattern), 즉 공무원들 간의 정교한 노동 분할과 전문화 되고 광범위한 활동을 포함하고 있었다. 베버는 이러한 구조를 뒷받침 하는 것이 관료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보았다.

즉 일반적으로 말해 법의 뒷받침을 받는 정교한 규칙 체계라는 것이다. 이러한 규칙들은 공무원의 행동과 그들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절차를 지시하며, 관료제를 기계와 같이 작동 가능하게 만든다. 정교한 규칙은 관료제로 하여금 ‘개인에 의해 좌우되는 형태에서 벗어나도록’(impersonality) 보장하며, 또한 이러한 규칙은 관료제로 하여금 ‘봉건적 가산제’(patrimonialism)나 가부장제와 다른 사회 체제가 되도록 만든다.

관료는 공식적인 규칙과 사례 정보 대한 자격 및 지식에(그러나 엄격하게 말해 어떤 개인적인 연결 관계 때문이 아니다) 의해 선발되고 승진된다. 이런 이유로, 관료제는 행정 엘리트에게 높은 수준의 교육과 다른 관계자들을 위해 최소한의 문해력(literacy)을 요구한다. 베버는 관료제를 기계 같이 작동하는 매우 효과적인 체제라고 보았다. 베버는 관료제가 비극적인 결과를 내재하고 있으면서도 사회 조직의 더욱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위에서 언급한 관료제의 예들은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제도들을 포함하고 있다. 중국은 수천 년 동안 이와 같은 방식으로 존재했고, 반면에 가톨릭교회는 아마도 모든 서구 사회 조직들 중에서 가장 오래 지속될 것이다. 분명히, 관료제는 질서와 안정을 제공해 줄 수 있다. 같은 이유로, 관료제는 적응하기 힘든 형태이라고 일컬어진다. 또한 관료적 조직들에 의해 지배되는 서구 사회에서 사회학자들이 관료제의 해로운 영향을 주목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동시에 베버가 관료제의 특징들을 기술한 것과 같이 로베르토 미쉘스는 관료제가 ‘과두제’(oligarchy)(미주 1)의 손에 권력을 집중시키는 경향을 확인했고, 그러한 형태가 민주주의 요소들을 몰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버트 머튼 또한 베버와 마찬가지로 관료직 종사자들의 인격에 미치는 관료제의 영향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그러나 앨빈 굴드너와 미셸 크로지에와 같은 경험적인 연구들은 실제로 관료들이 내부 움직임과 외부 압력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로 베버가 주장했듯이, 거대하고 관료주의적으로 조직화된 산업이 대량생산(때때로 포드주의로 불리는)을 가능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관료제가 세계의 발전과 번영에 기여할 때, 관료제는 효율적일 수 있다. 결국, 베버가 우려했던 것처럼 관료제는 관료주의적 정체(停滯)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베버가 주장한 것처럼 관료제가 정체되지 않은 이유는 대량 생산이 관료화된 산업구조가 상품들을 공급하기에는 너무 높은 품질과 차별화된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산은 덜 관료적으로 변화되어야 했다. 이런 방식으로, 전통적인 형태에 비해 뛰어난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산업 관료제는 장기적인 체제 유지 조건을 약화시켰다.

오늘날 관료제가 해체되고 있다는 징후가 광범위 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관료제에 대해 비판했던 사람들은 조직의 새로운 원칙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찰스 헥셔(Charles Heckscher)와 앤 도넬론(Anne Donnelon)의 ‘포스트-관료제’에 대한 영향력 있는 연구는 관료제가 계속되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새로운 조직적 형태에 대한 그들의 제안은 새로운 조직 구성 원칙에 대한 제안은 없다. 또한 관료제에 대한 속성을 단순히 수정하거나 부정하고 있다.

조직들(그러나 기업이 아닌)이 점점 더 소형화 되고 있으며, 따라서 관료적 특징(예를 들면 대규모, 수많은 계층 구조 및 확장된 노동 분업과 같은)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료제가 감시를 포함해 추가적인 통제 절차를 보완했기 때문에 관료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은 여전히 그럴듯하다. 이러한 관료제의 변형은 관료제의 또 다른 형태이며, 조직의 이러한 형태는 부분적으로 재구성된 것이지 해체된 것은 아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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