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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아프게 하지 않기를정신적으로 건강한 한해를 시작하기 위하여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 승인 2019.01.11 03:29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올 한해도 건강하고 기쁘게 감사하고 소망을 가지고 충만하게 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새해벽두 우리는 ‘정신과 의사 살해’ 30대 조울증 환자, 정부 산하의 어느 사무관의 자살 소동이라는 현실을 겪으며 우리의 정신 건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사회를 짓누리는 공기

최근에 거리의 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당신이 옳다』라는 책에서 오늘 우리의 정신 상황은 CEO도 연예인도 일반인들도 모두 심폐소생술이 필요할 정도로 위기라고 이야기 하면서 다음과 같은 우리의 사회적 공기를 이야기 합니다.

혐오의 공기가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생각 없이 내뱉은 분노의 파편들이 마음을 할퀴고, 여성과 남성, 노인과 청년, 부자와 빈자가 편을 나누어 경멸의 단어를 쏟아내는 풍경이 이젠 낯설지도 않다. 남성은 ‘한남충’으로, 기혼 여성은 ‘맘충’으로, 10대는 ‘급식충’으로, 노인은 ‘틀딱충’으로 불리는 이곳에 더 이상 개인이 설 자리는 없다. 서로에게 벌레(충·蟲) 같은 존재일 뿐이다.

또한 이번 조울증 환자의 정신과 의사의 살해 사건처럼 정신질환의 위험을 이야기 할수도 있지만 그 억울한 희생양이 된 정신과 의사의 유족의 이야기처럼 그러한 사고를 저지른 정신과 환자를 사회적으로 낙인찍으면 안 됩니다.

누구나 겪고 있지만 이야기 하기 어려운

최근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이 인기라 합니다. 저자는 경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 10년 넘게 기분부정장애와 불안장애를 겪으며 자신이 전문의와 상담 받은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이 사람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일으키는 이유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 제목처럼 정신질환을 오히려 일상을 친구처럼 친근하고 유머러스 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로 오늘 정신건강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말 미국 드류대학교의 로버트 코링턴 철학과 교수의 방한과 더불어 그의 책 “바람의 말을 타고” 출판회가 감신대에서 열렸습니다. 그는 드류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세계적인 학자인 동시에 조울증 환자였습니다. 자신이 겪고 있는 조울증이라는 주제로 신학 세미나를 열었을 뿐 아니라 발표하는 교수 자신이 매일 조울증약을 먹는 세계적인 교수라는 상황에 놀랐습니다.

그분이 자신의 책에서 자신에게 조증이 몰려오는 상황을 묘사했는데 공포감마저 느꼈습니다. 코링턴 교수가 자신에 의해 통제가 되지 않는 폭풍 같은 감정이 몰려오고 그 폭풍과 같은 감정이 자신을 덮치면 자신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체험을 생생하게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과 몸의 상황이 잘 컨트롤 되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 현대인의 삶의 특징입니다.

▲ 미국 드류대학교 철학과 로버트 코링턴 교수의 『바람의 말을 타고』

로버트 코링턴 철학과 교수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바람은 불어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어떤 곳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그 바람에 휩쓸려 광휘와 희열을 맛보지만, 이내 그 바람이 지나가고 난 다음에 찾아오는 급격한 추락의 느낌이 깊고 공허하고 무의미한 우울증을 야기한다.

그는 조울증 장애가 야기하는 여러 난관들을 넘어가는 일은 바로 ‘바람의 말’을 타는 것과 같다고 강조하는데, 바람의 말은 기쁨과 희열의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바람의 말을 탄다는 것은 곧 그 기쁨과 희열의 에너지를 제어한다는 말로, 그것은 곧 삶의 의미의 온전성, 즉 존재의 깊은 슬픔을 극복하고 의미를 회복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정신의 건강을 위해 생각해야 할 세 가지 원칙

그러기에 2019년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이러한 정신건강을 생각하면서 한해를 구상해야 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세 가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새해에는 자신을 탓하지 말아야 합니다. 옛날에는 타인이 나를 착취하고 지배해 사람이 병이 났습니다. 하지만 오늘 시대의 가장 큰 질환의 하나는 타인의 규율과 지배와 착취에 의해서가 아니라 성공과 돈과 성과 같은 것을 위해서 지나치게 자신 스스로를 자기가 착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가 피로감을 낳아 피로사회가 되고 거기에 더해 현대인의 가장 큰 질병인 혈압, 당뇨와 같은 소진성 병을 낳습니다. 최근에는 이것이 정신적 영역의 조울증이 등장하게 되어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심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신학자이기도 한 안젤름 그륀이라는 가톨릭 신부가 쓴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라』는 책이 있습니다. 요약하면 제목처럼 자기 자신을 아프게 하는 것은  외부의 환경이나 상황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두 번째로 남에게 전가하거나 남을 탓하지 말아야 합니다. 조울증이 있는 분들의 특징은 고립되거나 공격적이 됩니다. 왜 고립되거나 공격적이 됩니까? 나를 탓하면 고립이 되고 남을 탓하면 공격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나를 탓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웃과 타인 그리고 하나님께로 나가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당신이 옳다』는 책에서 우리는 일상을 너무 많이 외주화·질병화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지금 이 시대의 정신건강의 위기를 심폐소생 하려면 우리의 정신의 문제를 전문가에게 외주화 하지 말 것을 조언합니다.

즉 모든 생활주변에 사람들이 바로 이웃의 존재 그대로를 주목해 주고 고통스러운 마음에 눈을 맞추고 그 마음이 어떻든 피하지 않고 물어보고, 공감해주면 된다고 말합니다. 주변의 작은 이웃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그리스도인들의 신년 기도제목이 바로 이것이 되었으면 합니다. 특별히 교회가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모이고 서로의 마음에 눈을 맞추고 공감해주는 심폐소생 교회가 되어 마을의 작은 이웃공동체가 되는 것으로 2019 새해의 교회 모임이 시작되었으면 합니다.

세 번째는 이 바람의 말을 제어하는 일은 단지 약물 치료와 상담 이상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것은 곧 삶의 의미의 온전성, 즉 존재의 깊은 슬픔을 극복하고 의미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더욱더 이웃 앞으로 하나님 앞으로 창조적으로 나가야 합니다.

▲ 75m 굴뚝 위 고공에서 저항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할 것을 촉구하는 신문만평 ⓒ한겨레

에큐메니안에 소개되었던 조울증을 앓고 있는 한 학생이 『바람의 말을 타고』라는 책을 읽고 쓴 서평의 한 부분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글을 쓰게 된 이유와 아직 삶을 연장하게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잠시 언급하고 서툰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는 자살 사고와 자살 충동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죽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제가 살아 있어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스스로 살아야 할 이유를 찾거나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만들어 준 것은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사랑이 죽음을 삶으로, 모퉁잇돌을 머릿돌로, 버려진 것들을 주체로 변모하게 하는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무덤이 있어야 부활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존재할 이유를 갖지 않았던 나를 존재하게 하는 함은 바로 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믿음을 가지고 충실하게 그 삶을 살아 내는 것, 그것이 오늘 제가 삶을 연장하는 이유입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오지아 교수도 우울증과 고통 문제를 어렵게 꺼냅니다. 그녀는 이혼하면서 아이들과 떨어지게 된 그는 이틀간 쓰레기봉투처럼 한쪽 구석에 처박혀 울기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상실감이 너무 커 우울해졌고 무능해졌지만 그는 그 에너지와 상실감을 연구로 환원했다고 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연구했다고 밝힐 만큼 절절한 과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아직도 우울하지만 그것을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않습니다.

“오 교수는 우울증은 삶의 선물이자 은총이 되었고, 슬픔은 삶의 에너지로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마치 민들레가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오는 과정처럼, 우리 또한 그 과정을 거쳐 마침내 꽃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분들은 우울증이나 조울증이 삶의 전일성과 총체성으로 다시 말해 하나님의 은혜로 조절만 할 수 있다면 조울증이 큰 창조성으로 전환 될수 있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데살로니카 교회의 우울한 상황과 바울의 메시지

신약성서 데살로니카전·후서에 등장하는 데살로니카 교회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의 환난을 이겨낸 데살로니카 교회에 한가지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데살로니카 교회의 새신자들과 바울의 복음을 따르다가 ‘고난’과 ‘환난’을 당합니다, 심지어 순교를 당하는 교인들도 생깁니다.

이때 데살로니카 교인들 중에는 언제 새로운 세상이 오고 언제 주님이 재림하시느냐는 신앙의 회의와 의문이 생겨납니다. 여기에 데살로니카 교회에는 일종의 신앙의 무력화가 널리 퍼지기 시작합니다. 데살로니카 교회에는 예수의 재림과 종말도 부활도 믿지 못하고 일하지 않는 삶의 허무주의가 가득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사도 바울은 신앙의 전일적 총체성의 의미를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바로 “항상 기뻐하고, 쉬지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오직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행위야말로 우리 삶의 모든 의미를 무화시키는 무(無, nothingness)의 도래 앞에서 신앙인이 하나님의 총체적인 삶과 창조의 의미로 항거하고 저항하며 이 삶의 무의미를 삶의 의미와 창조로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미를 되새기면서 사도 바울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묵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18)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wewinw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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