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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성탄절,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000일 맞았다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 스텔라데이지호 유가족들과 함께 예배드려
이정훈 | 승인 2019.12.26 00:42

2019년 12월25일 성탄절 오후 3시, 광화문 북측 광장, 즉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세종대왕 상 뒤쪽, 광화문 바로 길 건너 편에 마련된 무대 앞에는 천여명 넘는 사람들이 운집했다.

각 교회에서 성탄 예배를 마치고 광화문으로 발걸음을 옮긴 기독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성탄예배는 매년 성탄절이면 진행되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이하 연합예배)에 참석한 것이다. 올해 2019년 연합예배는 남대서양에서 침몰된 ‘스텔라데이지호’ 선원 22명을 추모하며 그 유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 2019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에서 스텔라데이지호의 이등항해사로 근무했던 허재용 씨의 둘째 누나 허경주 씨가 증언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훈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채 1000일 맞았다

이날 연합예배의 첫 순서는 스텔라데이지호에서 이등항해사로 근무했던 허재용 씨의 둘째 누나 허경주 씨의 증언이었다. 약 8분 동안 진행되었던 허경주 씨의 증언은 잠시 잠시 서러움에 복받쳐 울먹일 때조차도 비이성적이거나 과정없이 스텔라데이지호를 둘러싼 문제점이 무엇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해 나갔다. 허경주 씨의 증언 내용 전문이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선원들이 카톡 메시지 하나, “배가 침몰하고 있다”는 메시지 하나 남기고 갑자기 침몰해 버린 한국의 화물선입니다.처 음부터 화물선이었던 배가 아니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세월호와 똑같아요. 일본에서 유조선으로 쓰던 배, 너무 오래돼서 이제그만 폐선하려고 했던 배, 15년이라는 법정 사용 연한을 끝내서 이제그만 폐선하려고 했던 그 배를 한국의 ‘Polaris Shipping(폴라리스 쉽핑)’이라는 회사가 그저 돈 때문에 싸게 사 들여서 중국에서 화물선으로 개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10년이나 쓰던 배였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는 침몰 당시에 15년이나 된 배였어요. 사람 나이로 치면 90살이라고 합니다. 90이나 된 배가 온전할리가 없지 않습니까. 당연히 스텔라데이지호는 여기저기 물이 새고 부서지고 녹이 쓸고 구멍 나고 엉터리 배였어요. 그랬던 그 배에 탔던 제 동생은 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선사의 돈 욕심 때문에 그 배를 운항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 스텔라데이지호는 단 한 척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스텔라데이지호처럼 유조선을 화물선으로 개조한 노후선박들이 총 30척이 있었습니다. 전세계에 52척밖에 없다는 특수한 선박이 우리나라에 30척이 있었대요. 왜 그런지 아십니까. 돈 때문이에요. 싸게 싸게 이익만을 남기려고 배의 안전 따위는 뒷전인 채로 최대한 싼 배로 사다가 개조해서 막 굴리다가 침몰하면 보험금 받고 끝.
이런 식으로 그저 눈 앞의 이익만을 쫓는데 급했던 선사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이런 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총 27척 이상이 남아 있다고 해요. 이 배들이 오늘도 버젓이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배에 타고 있고 있던 선원들로부터 메시지 제보를 참 많이 받았어요. 너무 겁난데요, 너무 무섭데요, 자꾸만 배가 갈라지고 물이 치솟는 데요. 그런 배에 타고 있는 자기들도 너무 겁이나니까, 스텔라데이지호의 가족들이 제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워서 자기들이 제발 안전한 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정말 제보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스텔라데이지호의 가족들이 참 노력을 많이 했고 우리나라 국민들도 끝까지 도와주셨고 그 덕분에 올초 2월 달에 1차 심해수색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심해수색이었어요. 저희는 당연히 기대했습니다. 심해수색이 끝나면 스텔라데이지호가 왜 침몰했는지 그 원인을 정확하게 밝힐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저희의 기대는 산산조각 났어요. 외교부가 제대로 준비를 못했고 그 결과 1차 심해수색은 애초 수색의 목적을 하나도 달성하지 못한채 끝났습니다. 심지어 1차 심해수색 도중에 선원들의 유해가 발견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그 유해조차 수습하지 않고 차디찬 바닷속에 그냥 버려놓고 왔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당연히 유해수습도 요구를 했고 다시 한번 제대로 된 심해수색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뿐만 아니라 아직도 운항하고 있는 수많은 개조 노후 화물선들을 더 이상 이런 재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침몰 원인 명확하게 밝혀야 하니까 저희는 심해수색을 다시 요청을 했습니다. 2차 심해수색 예산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는줄 알았습니다.
저희는 12월 10일 국회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 최종안이 통과 되던 때, 그때 이틀 동안 국회 앞에서 노숙을 했습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이 제발 안전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으니 내년도 예산에 심해수색을 다시 할 수 있도록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저희들 울면서 이틀을 밤을 새웠습니다.
그렇지만 최종적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 예산은 고작 0원,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정말 하늘이 무너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2차 심해수색이 똑바로 되면 도대체 우리 가족들이 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지 그 원인을 밝힐 수 있을줄 알았는데 바닷속에서 발견된 그 유해,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수습해 올 수 있을줄 알았는데 저희는 여전히 아무 것도 알지 못한채로 아무런 침몰 원인도 알지 못한채로 그저 길거리에서 서명 받으면서 이렇게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000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저 특별한 상황에 놓였을 뿐입니다. 저희도 여러분들과 똑같이 가족들과 밥 한끼 먹고 주말이 되면 늦잠도 자고 그렇게 아주 아주 소소한 삶을 누리던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렇게 재난 참사의 피해자가 되어서 여러분들 앞에 마이크를 잡고 서게 될 일이 있을 것이라고 꿈에도 상상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여러분, 스텔라데이지호가 남의 일이 아닙니다. 특별하게 배에 탔기 때문에 사고가 난 것이 아닙니다. 어느 누구나 길을 가다가도, 어디 멀리 갔다가도, 혹은 집에서도 갑작스럽게 재난 사태의 피해자가 되실 수 있습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끝까지 관심을 기울여 주세요.
단순히 스텔라데이지호 한척의 일이 아니라 스텔라데이지호와 똑같은 선박 30척에 타고 있는 천 명이나 되는 선원들 그리고 그 가족들, 그리고 꼭 배에 타지는 않더라도 여러분들 모두가 완전히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언제든지 재난 참사의 피해자가 되실 수 있다는 것, 이것 한 가지만 생각해 주시고 저희들에게 끝까지 힘을 불어넣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기도회를 열어주시고 예배에 참석해 주시고 저희 가족들을 위로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저희에게 엄청난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끝까지 관심과 격려 그리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침몰된지 1000일을 맞이한 12월25일,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은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에 유가족들은 애만 태우고 있는 것이다. 비단 스텔라데이지호 뿐만 아니라 스텔라데이지호와 동일한 조건에 있는 선박들에서 근무하고 있는 선원들의 안전도 심각해 보인다는 허경주 씨의 증언은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 이날 연합예배는 스텔라데이지호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곳곳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채 죽음에 직면해 있는 많은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이정훈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은 언제까지

허경주 씨의 증언이 마치고 이에 대해 응답이라도 하듯이 시편 31편 24절의 성서말씀으로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배덕만 목사가 “기다리는 사람들아, 힘을 내어라”는 제목의 설교를 진행했다.

배 목사는 “선진국 문턱에 선 대한민국 국민이 타지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100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고 원인 규명 및 유해 수습이 안 됐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배 목사는 2차 심해 수습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음에도 기획재정부에 의해 전액 삭감되었다고 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하지만 고난 당하는 사람들의 작은 소리를 천둥처럼 들으시는 하나님을 신앙하며 끝까지 견뎌내자고 호소했다.

설교 말씀에서 이어 한국 사회에서 고난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고 성찬식이 진행되었다. 특히 이날 마지막 순서는 연합예배에 참석한 모든 참석자들에게 스텔라데이지호 유가족들이 손등에 스텔라데이지호를 상징하는 주황색으로 십자가를 일일이 그려준 것이었다. 천여명이 넘는 연합예배 참석자들도 순서를 기다려 손등에 주황색 십자가를 그리고 연합예배 자리를 떠났다.

▲ 연합예배가 마치고 스텔라데이지호의 유가족들이 예배 참석자들의 손등 등에 스텔라데이지호를 상징하는 주황색으로 십자가를 그려주고 있다. ⓒ이정훈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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