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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예상은 산산조각 났다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0.04.07 16:16
(예수께서) 비둘기 파는 사람들에게 호령하십니다. 이것들을 여기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상점으로 만들지 말라. 제자들이 성전에 대한 너의 열심이 나를 삼키리라고 성서에 기록된 것을 떠올렸다.(요한복음 2,16b-17)

해방과 구원의 유월절이 다가왔습니다. 그날은 먼 옛날의 일을 기억하는 날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때의 해방과 구원이 오늘의 사건이 되기를 바라는 희망과 간구의 날입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이제까지 경험한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면서 그 희망의 실현을 내심 기대하며 부풀었을 것입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곧바로 그 심장부인 성전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사람들을 압도할만큼 성전은 컸고 화려했습니다.

보는 이마다 과연 하나님의 성전이야 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의 자격과 권위를 묻는 이들에게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리”라고 답하십니다. 이 말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과 연관해서 이해되지만,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Bernardino Mei(Italian, 1612-1676), 「성전을 정화하시는 그리스도(Christ Cleansing the Temple)」(1655), Oil on canvas, 104.1×141cm ⓒGetty Image

세례 요한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자랑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그 자부심은 하나님이 돌들로도 그의 자손을 만들 수 있다는 말로 아무 것도 아님을 선포했습니다(마 3.9; 눅 3,8). 여기서 예수는 성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랑이 마찬가지로 헛된 것임을 드러내고 계신 것은 아닐까요? 46년이나 걸려 지은 것을 3일만에 다시 지을 수 있다고 하면, 그 노력이 참으로 허망하게 느껴지지 않겠습니까?

성전은 그 건축의 규모나 화려함 때문에 성전이 아닙니다. 성전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소통하시는 곳이기에 성전이 되고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삶으로 거기를 채울 때 성전이 되어 간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제사와 사람들의 순진한 열심을 이용해서 돈벌 궁리만 하는 자들이 성전 안팎에 우글거립니다. 예수께서는 성전 앞에 진치고 있는 장사치들을 몰아냄으로써 이를 가능케 하는 성전제도를 부정하십니다. 그리고 성전은 아버지의 집으로 재규정됩니다. 그의 자녀들이 하나님께 기대고 하나님에게 돌아와 하나님과 화해하고 새삶을 시작할 용기를 얻는 곳입니다. 이제 성전은 더 이상 제사장들의 제도로 기능하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의 예루살렘 상경은 새질서를 갈구하는 시대의 요구에 이처럼 파격적으로 또 근본적으로 응답하십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성전을 떠받들고 이익의 도구로 전락시켰던 저들의 ‘성전’이 되지는 않았는지요? 자녀들의 늘어진 어깨를 세워주고 간신히 질질끄는 다리에 새힘을 불어넣어주시고 쪼그라든 가슴을 활짝 펴주시는 아버지의 집 그곳이 우리의 교회이기를 빕니다.

해방과 구원의 역사가 계속 일어나고 자유와 행복으로 채워지는 오늘이기를. 질병에 시달리지 않도록 애쓰는 수많은 손길들에 힘을 더하시고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로하시는 하나님 안에서 질병을 이기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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