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찬성법이 아니라 만인을 위한 인권법이다. ⓒGetty Image

한국기독교장로회만 제외하고 한국의 모든 기독교단들은 합심하여 차별금지법에 반대하고 있다. 그 법안에 차별해서는 안 될 카테고리로서 “성소수자”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대자들은 이 법이 통과되면 동성애를 합법적으로 옹호하고 지지하는 결과가 될 것이며, 이는 성서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미 2016년 「기독교사상」 지(紙)에 동성애와 관련된 성경구절에 대한 해석을 제시했지만, 놀랍게도 내 글에 도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18년 제주도에서 열렸던 기장 총회 때 누군가 염려의 발언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다른 교단이 모두 힘을 합쳐 차별금지법에 반대를 하는데, 우리 교단만 따로 논다면 한국 기독교 단체들에게서 왕따 당하지 않겠느냐고?

이번에 총무 후보로 나선 분 중에 한 분도 이 문제에 대해 입장표명을 하기가 어렵다고 고백했다. 그분에게 드릴 말씀을 여기 적어본다. 어제 창세기 1장 27-34절을 묵상하다가 확신이 드는 생각이다.

1. 남자나 여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권력이 있는 자나 힘없는 자나, 미국인이나 중국인이나, 유럽인이나 아프리카인이나, 임대인이나 임차인이나,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성다수자나 성소수자나 모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진 하나님의 귀한 피조물입니다. 그러므로 그 어떤 이유로든 차별을 해야 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일이며, 하나님의 창조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며, 따라서 기독교 정신에 위배됩니다.

2. 성서를 문자 그대로 적용하면 하나님의 구원 의지에 반대되는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안식일 법을 지킨다며 사람 죽이는 일을 서슴치 않았던 유대인들을 비판하고 안식일 법을 주신 하나님의 뜻을 파악해야 한다고 가르쳤던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 근본주의자, 문자주의자들의 성서사용은 위험합니다. 성서 전체를 통틀어 동성애와 관련된 성경구절은 의외로 매우 적습니다. 이에 관한 해석은 제 연구를 참조해주십시오. 성서의 내용은 기록된 시대의 문화와 가치관, 성서 저자의 의도 등에 관한 연구를 거쳐 우리 시대에 적용을 해야, 성서의 오용과 남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3. 바울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죄인이고,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 자입니다. 나만 의인이고, 나와 다른 사람은 죄인이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비기독교적인 발상입니다. 믿는 자의 오만입니다. 예수 시대 많은 유대인들이 범했던 오류이고 죄악입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독교의 메시지에서 “우리”란 이성애자만 아니라 동성애자도 포함됩니다. 예수그리스도께서 위하여 죽으신 그 “우리”에는 부자나 가난한 자나, 내국인이나 난민,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부자나 가난한 자, 남자나 여자, 청년이나 노인, 고소득자나 백수, 학벌이 좋은 자나 그렇지 못한 자, 모두 포함됩니다.

창조이야기, 예수의 성서해석, 바울의 인간과 구원 이해에 근거를 둔 입장입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좋을지 망설이고 계신 분들에게 용기를 드리는 글이 되길 기원합니다. 겁내지 마십시오, 차별금지법은 차별을 하지 말라는 것일 뿐입니다. 이성애자에게 동성애를 하라는 법이 아닙니다. 차별금지법은 인간이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인권법이라 하겠습니다.

김판임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동노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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