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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하기 두려운 때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02.06 20:00
▲ Claes Corneliszoon Moeyaert, 「Samuel and Saul」 ⓒWikiCommons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합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일을 했습니다. 야훼께서 왕의 나라를 이스라엘 위에 영원히 세우셨는데도 왕은 왕의 하나님 야훼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않았습니다.(사무엘상 13,13)

이스라엘은 군주제 도입의 결과에 대한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왕을 요구했고, 하나님의 통치 대신 왕의 지배를 선택했습니다. 그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나님이 제시한 대책은 이스라엘이 그를 경외하고 그의 말씀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왕의 지배와 야훼 경외! 과연 자율적인 야훼 경외가 왕의 지배를 통제할 수 있을 런지요? 사울은 이러한 우려와 문제를 안고 시작된 군주국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사정은 좀 특이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지역 안에 팔레스틴(블레셋)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직간접으로 주둔군의 영향과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을 테니, 그 상황에서 왕을 세우는 것도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여하튼 사울은 유다 지역 내 팔레스틴 주둔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왕권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려고 했습니다. 사울의 아들 요나단이 그 부대를 공격했는데, 이는 더 큰 전쟁을 초래했습니다. 팔레스틴은 대규모 군대를 증파하였고, 수적 열세인 이스라엘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사울은 사무엘이 약속한 대로 일주일을 기다렸는데 그가 제 날짜에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진영에 동요가 생기고 일부는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안팎으로 위기에 처한 사울과 이스라엘입니다. 사면초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니 사울로서는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히지 않았을까요? 사울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 그의 은총과 도움을 구하려 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일종의 월권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홀로라는 생각이 앞섰고, 그 때문에 그는 자신이 직접 번제를 드립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더 기다려야 했을까요? 그때의 위기는 그에게서 인내를 앗아갔습니다. 다른 신을 찾는 것도 아니니 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때 사무엘이 도착해서 위와 같이 말합니다. 사무엘의 말에 따르면, 사울은 하나님이 이미 그에게 은총을 베푸셔서 그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으니 하나님의 명령을 지켜야 했습니다. 사울은 하나님께 은총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이미 그에게 현재 상황에도 유효한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그러므로 사울은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기 위해 월권행위를 하는 대신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사무엘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불안과 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자기 길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그 댓가는 너무 컸습니다. 하나님이 그에 대한 계획을 취소하십니다. 기다릴 수 없어서 모든 것을 잃은 사울 왕의 비극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더 기다릴 수 없다고 할 때가 비로서 인내가 요청되는 때입니다.

불안과 강박감을 이기는 하나님 신뢰가 우리의 것이 되는 오늘이기를. 이미 우리에게 베풀어진 은총의 크기를 기억하고 스스로를 낮추며 겸손해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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