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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대한 불복종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1.03.21 15:13
▲ 모르드개는 하만에게 무릎을 꿇지도 절하지도 않았다. ⓒGetty Image
하만은 모르드개가 무릎을 꿇지도 않고 절하지도 않음을 알고 화가 잔뜩   났다.(에스더 3,5)

에스더는 유대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의 목숨을 걸고 왕에게 나아감으로써 그의 민족을 구한 것으로 칭송을 받고, ‘죽으면 죽으리다’는 그의 말은 그를 대표하는 말로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에스더 이야기가 감동적이면 감동적일 수록 위기 발생 원인은 그만큼 더 작아 보이고 그래서 우리에게는 더욱더 물어보아야 할 문제가 됩니다.

페르시아의 아하수에로 왕은 하만이라는 사람을 크게 높이고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무릎 꿇고 절하게 했습니다. 권력의 등장은 군림과 아부를 발생시키는 역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그때문에 아래 있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분열과 갈등입니다

에스더가 왕후가 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그의 사촌 모르드개는 웬일인지 왕명을 어기며 하만에게 무릎을 꿇지 않고 절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가 왕후의 사촌이라는 사실도 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고, 왕 암살 음모를 적발한 숨은 공로도 한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의 행동을 지적하는 주변의 관리들에게 그는 자신이 유다인임을 밝힙니다.

이러한 모르드개를 곱게 볼리 없는 고관들이 이를 하만에게 알립니다. 어떻게 되나 보자는 못된 심사입니다. 하만은 모르드개를 처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 그의 민족을 모두 없애려는 계획을 세우고 제비(부르, פּוּר֩)를 뽑아 날을 정합니다.

이렇게 그의 민족은 몰살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활약(?!)으로 위기는 극복되지만, 모르드개가 위기의 원인이었다는 것은 바뀌지 않습니다. 과연 모르드개의 행동은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까요? 그의 행동을 빌미삼아 한 민족을 말살시키려 했던 권력의 횡포에 대한 비판은 아무리 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모르드개는 바로 그 횡포에 맞서고 불복종을 선택했습니다. 그가 위에서 말한 이유들 때문에 그리 했다고 해도 권력의 오만에 대한 그의  불복종은 높게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의 불복종에 의한 위기가 그 한 개인을 넘어 그의 동족 전체에게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말이 안 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권력입니다. 형태는 다르지만 이스라엘이나 미얀마 등 세계 여러 곳에서 민족 말살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가정 한 집안 한 마을에 갖가지 폭력을 가하는 일은 흔했습니다.

모르드개는 자신의 행동이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럼 그는 생각이 부족했다고 해야 할까요?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권력의 남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는 그로 인해 촉발된 민족의 위기에 온 몸을 맞섭니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야훼 하나님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믿음이 부당한 권력의 현실을 바로 보게 하고 그에 맞설 불굴의 용기를 주고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게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새로운 존재가 되는 오늘이기를. 예측하지 못한 위기에서도 용기있게 행동하게 하시는 하나님 안에서 평화의 길을 열어가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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