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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만 장로, ‘하나(ONE)의 진리’를 외치다『사복음서와 도마복음으로 본 하나의 진리 예수의 가르침』(동연) 통해 기독교의 근본 교리 뒤흔들어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1.04.19 14:26
▲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신학 공부에 매진해 기독교 근본 교리를 뒤흔들고 있는 구자만 장로 ⓒ정인영

최근 출간된 『사복음서와 도마복음으로 본 하나의 진리 예수의 가르침』(동연출판사, 2021)을 읽었다. 기존의 신학 혹은 기존 교회의 일반적인 신앙에서 살펴보면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있었다. 저자는 전문적인 신학자도 목회자도 아니었다. 평범한 일반 성도였다. 그런데 이 책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은 획기적이었다. 전통적인 교인들, 근본주의적인 신앙에 기반을 둔 기존 교인들에게는 충격이 될 것이고 격렬한 반응과 더불어 심한 공격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서의 내용을 잠깐 소개한다.

본서는 도마복음을 저자가 아시아적 관점에서 풀이하며 사복음서와 대조하면서 설명하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본서는 기독교 교리가 “이것이냐 저것이냐”(either or, 일명 ‘냐냐’)로 상징되는 서구 배타주의 방식의 틀 아래서 형성되었기에 전체성(All)을 보지 못한다고 전제한다. 그리고 성경을 아시아적 ‘하나’(이것도 저것도, both and, 일명 ‘도도’)의 진리로 재해석하여 예수의 말씀을 불이(不二)로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신학을 정립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기독교가 하나(One)의 영적 운동으로 물질주의라는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진리 즉 참된 도리(이치)는 영원불변하는 보편적인 하나(One)이며, 또한 만물은 만 가지 형태로 드러내지만 그 종착점은 하나라고 주장한다.

도(道)는 “궁극적 진리(不二)”로서 모든 것을 껴안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은 유대인과 이방인, 기독교인과 불교인, 선과 악을 똑같이 사랑하며, 시공을 초월하여 헤아릴 수 없이 크고 넓은 무량무변(無量無邊)한 보편적인 신이다. 인간은 누구인가. 인간의 정체성은 죄인(롬 5:18)이 아니라 예수와 같이(요 1:9) 빛(神)으로부터 온 “빛의 자녀”(마 5:16)로서 본래부터 신이며(요 10:34, 本來是佛), 또한 빛으로 돌아가는 존재임을 강조한다(롬 11:36). 그러므로 존재하는 모든 사람은 신의 사랑을 받은 자들로, 신과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이다. 예수만이 독생자가 아니라 인간은 “모두 신의 자녀이므로”(갈 4:6-7), 무죄성의 존재라는 주장을 펼친다(도마복음 108장).

독립된 주체로서의 나(ego)는 존재하지 않으며 드러난 전 우주가 나(One) 자신이다. 따라서 나는 모든 것의 근원인 절대적 인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선과 악, 고와 낙의 이원적으로 대립하는 두 가지에서 선택을 한다면 천국의 진리를 상실하게 된다. “미움과 사랑, 괴로움과 즐거움 등의 이원성은 마음의 분별(ego)에 의한 것”이므로, 무분별심(One)을 갖게 되면 “영원한 즐거움이 자신의 존재 전체에 밀려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본서를 통하여 저자는 예수의 진리를 ‘냐냐’가 아닌 ‘도도’로 이해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냐냐’의 영향으로 갈등하여 반목하고 나와 다른 이들을 향하여 혐오와 차별 거부와 배제로 가득 찬 분열된 세계를 형성하는데 기독교의 교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우리로 분열을 넘어 하나(one, 도도)의 세계로 인도해 주고 있다.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주류 기독교로부터 상당한 거부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실제로 책이 출간된 후에 저자는 물론 출판사도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이래저래 흥미가 발동한다. 도대체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지난 4월9일 저자 구자만 장로를 안양에 위치하고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구자만 장로는 반포의 한 장로교회의 원로장로이며 현재 신흥지엔티의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전문적으로 신학을 하는 분은 아니지만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종교교육으로 석사 학위를 그리고 강남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박사를 취득하였다(학위논문: 「악과 고통의 치유모델에 관한 연구: Whitehead의 과정신학과 선(禪)의 公사상을 중심으로」). 그는 학부에서 기계공학과를 공부한 색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스스로 도마복음을 연구하고 그를 바탕으로 사복음서를 해석할 뿐만 아니라 예수의 생애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자 구자만 장로는 자그마한 키에 얼굴 가득히 미소를 머금은 채 마음씨 좋은 동네의 할아버지 같은 인상으로 우리를 맞이하였다. 인사를 나눈 후 곧 바로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기자는 무엇보다도 그의 삶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의 책 보다는 그의 살아온 이야기가 궁금했다.

▲ 장로님의 책을 읽어보니까 성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뿐만 아니라 도마복음, 서양철학, 중국철학 그리고 인도철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사업을 하시는 바쁜 일정 속에서 이런 공부를 하실 수 있었는지 장로님의 삶에 대하여 궁금해졌습니다. 지나온 세월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지요?

구자만: 35대 중반부터 불교적인 책(생명과 실상)을 읽고 성령체험을 한 후 순복음 교회를 열심히 나가게 되었습니다. 오산리 기도원에도 많이 다녔고 열광적으로 기도를 하곤 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교회를 다녔기에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히 청년들에게 신앙에 대한 교육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연세대학교에서 종교 교육을 수학했습니다. 참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특히 영어 원서를 읽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여간 열심을 내서 공부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대한신학교에서 잠시 강사로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강사로 가르치는 동안 내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고 또 다시 강남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박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박사학위를 하던 중 한신대학교 어느 교수로부터 천도교와 과정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깜짝 놀라게 되었고 아시아 철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저의 손에 도마복음이 들어왔습니다. 예수님의 어록인 도마복음을 읽으면서 거기에 완전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도마복음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사공부를 하는 중 저에게 영향을 준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화이트헤드’입니다 그의 과정철학을 공부하면서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이트헤드를 통하여 과정신학을 접하게 되었고 불교 공부에도 더 심취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김동수라는 친구를 통해서 처음에 불교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추천해 주는 불교서적들을 탐독했습니다. 얼마나 매력적이었든지. 그러나 불경을 비롯하여 주로 불교 책을 많이 읽었는데 묘하게도 제가 선택한 종교는 기독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는 것과 더불어 불교에 대해 이해하면서 저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진리는 하나다’라는 확고한 신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는 가운데 순복음교회에서 신앙생활을 계속했지만 신학적으로 부딪히는 것이 많았습니다. 결국 순복음교회를 나왔고 서초구로 이사를 하면서 지금의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계속하다가 장로로 시무했고 지금은 그 교회 원로장로로 있습니다.

▲ 장로님께서는 사업가로 사업을 이끌고 계시는데 사업, 신앙 그리고 공부를 어떻게 병행하실 수 있었는지요?

구자만: 사업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욱이 한국적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저는 사장으로서 열심히 일해야만 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사장이 열심의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사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업에 있어서 골프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골프를 같이 하면서 사업 구상도 이루어지고 사업 계약도 맺어지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골프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에 공부하는 것을 선택했지요. 그렇게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잠을 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에게는 매우 미안한 마음이 많습니다. 일과 공부, 공부와 일만 반복했으니까요. 그런데 골프를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큰 지장 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것은 늘 위기를 안고 사는 것입니다. 사업은 항상 높낮이가 있어서 한참 내려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신앙을 가지고 또 공부를 하면서 진리를 추구하다보니 사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도 이상하게 마음의 평화가 있었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위기 가운데서도 안정감을 보이는 사장을 보면서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았고 모두 함께 위기를 넘길 수가 있었습니다. 공부하고 진리를 경험하는 것이 저의 삶에 조화가 이루어지고 안정감이 자리 잡았습니다. 심지어는 어려울 때 은행에서도 위기 속에서도 담담하게 열심히 일하는 저의 안정된 모습을 보고 대출을 해주기도 해서 위기를 극복한 적도 있습니다. 진리의 경험이 저에게 안정감은 물론 자신감도 부여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진리는 하나 아닙니까? 그런 측면에서 성공도 실패도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실패도 성공이고 성공도 실패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안정감을 가질 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신비스럽게도 순간마다 위기를 극복하게 해준 힘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신앙의 힘이라고 봅니다. 우리 회사는 목재회사입니다. 수출용 나무 상자를 제작하는 회사인데 주로 수출 회사에 물건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IMF 시절에는 수출이 막혀 저의 회사가 정말 큰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때 회사의 부동산을 처분하여(주변의 교회가 저의 회사 부동산을 사들였지요. 지금은 그 교회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금 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IMF의 위기를 겪은 후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진리 추구를 통한 마음의 평화는 찾게 되었고 공부하는 재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정말 공부는 재미있습니다.

그 이후 회사 이름을 바꾸기도 했지요. ‘신흥 지엔티(GNT)’로 말입니다. 지(G) 엔(and) 티(T), ‘God and Trust’의 줄임말로서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잠 16:3)는 의미입니다. 사업의 고비고비마다 진리 공부는 저로 하여금 하나님의 현존을 마음껏 누리게 했고 나로 하여금 평화를 유지하게 만듦으로써 위기를 직원들과 함께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진리공부가 나로 위기를 극복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다양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나로 통하는 진리를 경험하면서 다시금 진리추구에 대한 열망이 더욱 솟구쳐 나오고 있습니다.

▲ 구자만 장로가 출판한 『사복음서와 도마복음으로 본 하나의 진리 예수의 가르침』(동연출판사, 2021) ⓒ동연출판사 제공

▲ 장로님의 ‘진리는 하나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추구하시는 신앙의 모습이 전통적인 교회의 가르침과는 상당히 달라 보입니다. 어려움이 많이 있었을 텐데요.

구자만: 네 맞습니다. 실질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교회 내에서는 일절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 아내도 제가 도마복음을 공부하는 것을 이해 못했어요. 장로가 돼서 그런 책을 읽는다고요. 성경만 읽으면 되지 왜 다른 것들을 읽냐고 항의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의 친척들에게도 제 책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해합니다. 어린아이 때는 부드러운 음식만을 먹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단단한 음식도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너무 단단한 음식이 될까 책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서초구에 있는 교회에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그 교회에서 40년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 분들은 제가 이번에 도마복음과 관련된 책을 출간한지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위의 신앙인들이 저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에 되도록 책을 주거나 토론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게 좀 아쉽습니다. 한국 교회 내에서 이 같은 생각에 대하여 토론을 하거나 대화하는 분위기가 없고 우선 정죄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보니 그런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교회 내에서는 침묵하는 편입니다.

이웃종교에 대해서도 너무 인색합니다. 얼마 전 ‘손원영’ 교수의 사건도 접하면서 정말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소식을 들으면서 어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한국 교회의 폐쇄성에 대해서 놀랐습니다.

▲ 한국 교회의 문제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 교회에 조언을 하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구자만: 우리는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 유투브 등의 소통 수단도 다양해졌습니다. 우리의 시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각을 갖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양적인 사고에 대해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 교회는 신학 전반에 걸쳐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하나님의 조화로움 속에서 동양적인 철학과 신학의 관점에서 신학과 신앙을 재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 저는 조직신학의 전반에 걸쳐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목차를 보시면 저의 책이 어떻게 구성되었는가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신학이 전반적인 면에서 바뀌어야 합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둘이 아닌 하나[One]의 진리, 2장 보편적 하나님, 3장 절대적 인간, 4장 내면의 변화인 회개[깨달음], 5장 우주적 예수 그리스도, 6장 허상의 죽음과 영적부활, 7장 내면의 종말[승천과 재림], 8장 하나[One] 되는 구원과 절대 행복, 9장 지금 여기의 하나님 나라)

한번은 친구 목사에게 도마복음, 동양철학 등 인문학을 함께 공부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가 저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자신은 설교하기 위한 공부만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설교하기 위한 공부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진리를 구하기 위한 공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인들의 입맛에 맞는 기복적이고 이분법적인 설교만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설교하기 위해서 이것저것을 둘러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것과 상관없이 진질 자체에 목적을 두는 공부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기독교 교리에 많은 갈등과 부딪힘 속에서도 저는 결코 교회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기존 교회 안에서 나름대로 저의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을 쓰게 된 동기도 그런 것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교회 내에서 주위의 몇 몇 장로들과 친구들 교인들에게 가끔씩 그리고 조심스럽게 나의 생각과 책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고 변화되는 장로들과 교우 친구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 구자만 장로는 한국신학과 한국교회를 향해 좁디 좁은 세계관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확인할 것을 촉구했다. ⓒ정인영

▲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구자만: 먼저 목회자들에게 이웃 종교들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해볼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불교에 대해서 공부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강남대학교 박사학위를 마치고 어느 날 법회에 참석했다가 ‘성경공부’ 하라는 스님의 말씀에 큰 감동과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분이 ‘청하’ 스님이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불교를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승찬 스님의 신심명 읽기 시작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점점 불교 공부에 빠져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불경과 성경을 비교하면서 읽기도 하였는데 궁극적인 면에서 불교와 기독교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신심명信心銘을 바탕으로 모든 종교의 경전은 하나의 길임을 보여주고 싶었고 또한 불교의 신심명의 내용과 기독교 예수의 영적 가르침은 불이(不二)의 진리라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진리는 하나임을 알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처음 출간한 책이 『신심명을 통한 성경과 도마복음의 새로운 풀이』(미다스북스, 2019)입니다.

저의 입장에서 목회자들에게 권하고자 하는 것은 다양한 공부를 통하여 이분법적인 사고를 벗어나서 진리는 하나임을 볼 수 있게 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설교가 달라지고 진정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할 수 있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분법을 넘어서서 하나의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설교하는 분들이 다른 종교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말 다양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장로님의 주장에는 기존 기독교의 교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폭탄 같은 내용들이 상당수 발견됩니다. 그 중의 하나가 원죄에 대한 교리이고, 두 번째는 대속교리에 대한 도전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구자만: 얼마 전에 미국에 사는 손자가 엄마에게 자기가 왜 죄인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 영향을 받은 딸이 ‘아니야, 너는 죄인이 아니라 신적 존재다’라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원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요. 저는 어거스틴이 인류에게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어거스틴의 신의 도성을 읽어보면 남녀 간의 성관계를 가지고 원죄를 설명하곤 하는데 사실 그것은 어거스틴의 타락되었던 자신의 경험의 반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그것을 교리화 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도 원죄와 관계있는 것이 아닙니다. 요한복음 15:27 의 “나는 처음부터 너와 함께 있었다.”라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인간은 존귀한 존재입니다. 예수님이 처음(arche)부터 함께 한 존재인 인간에게 원죄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인간은 절대적 존재입니다. 예수님은 진리를 전파하러 오신 것이지 원죄로부터 우리를 구원하고 죄를 사하기 위하여 오신 것이 아닙니다(요18:37). 그래서 내가 느낀 보편적 진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것입니다. 그러나 윤리도덕은 시공 안에서 제한적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윤리도덕으로 정죄하고 죄인으로 취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에 발간하신 책과 관련하여 에큐메니안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구자만: 20세기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考古學的)인 발견으로 기독교계와 학계에 강한 충격을 주고 있는 도마복음은 믿음을 넘어서 영적인 “신성(神性, 성령)의 깨달음”(막 8:18) 즉 하나(One)의 진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복음서 저자들이 일 년에 걸친 유대인의 예전(禮典)에 따라 그들의 관점에서 전례용으로 편찬한 성경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마복음은 동양적 비이원론(非二元論)인 부처의 말씀과 일치하는 점이 많으며, 현대 물리학에서 우주를 역동적이고 분리 불가능한 전체로서 파악하고 있는 것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도 맥을 같이하는 “하나인 진리”의 말씀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종교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기독교와 불교의 공통점인 본질(One)을 보여주는 도마복음은 인류의 미래를 향하신 “하나님의 보편적인 구원”의 역사(役事)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영적인 경전이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에게 자주 읽어 볼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체는 전체”(一卽多)이므로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스스로 진리대로 만족과 평화로움으로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고통을 벗어나 행복하게 사는 길은 영원한 진리인 “자신의 생명”(true Self)을 되찾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사물의 본질(One)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원성(ego)에 의한 모든 근심, 걱정은 모든 만물이 전체성(영적)으로 조화롭고 완전한 “생명의 실상”임을 모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모든 것을 우주의 에너지인 신에게 맡기고 “집착이 없는 순수함”으로 거듭나면 모든 번뇌와 고통이 사라진 완전한 천국을 볼 수 있습니다(요 3:3).자기 생각만 옳다고 하면 결국 내가 옳으니까 상대는 틀리지 않을 수 없으며, 이분법적인 분별심으로 남을 심판을 하면 그 원인에 따라 결과가 나옵니다(種豆得豆). “모두가 관계의 고리로 얽혀있는 유기체”(重重無盡의 緣起法)에서는 남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므로 이원적인 것에 머물러 분별하면 진리를 모르게 됩니다. 이분법을 벗어나 하나의 진리를 만나 모두 행복한 삶을 누리며 기독교의 부흥을 가져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자만 장로와의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중국철학과 서양철학은 물론 물리학과 인도철학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은 그가 공학도 출신이라는 것을 잊게 만들었다.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면서 다 방면에 걸친 다양하고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경이로움이다. 작은 체구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힘찬 목소리는 기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신학의 전문가 혹은 신학 직업을 갖지 않은 평신도(?)로서 가진 깊은 신학적 지식은 신학 전문가로 자처하는 한국 목회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의 신학의 해박함과 깊이를 많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에 그에게 매월 정기적인 칼럼을 써 줄 것을 부탁하였다.

구자만 장로는 에큐메니안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기본적으로 사업가입니다. 대표자로서 직원들 앞에서 더욱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리고 매월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무거운 책임을 지는 일입니다. 감히 제가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에큐메니안을 통하여 좀 더 그의 글과 생각을 나누고 싶지만 다음에 출간할 구자만 장로의 책을 기다리면서 여기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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