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평과 정의로 만들어낼 사회 ⓒGetty Image

야훼에게도 기뻐하고 좋아하시는 일이 있고 반대로 미워하고 싫어하시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람의 경우처럼 단순히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입니다. 하나님께서 가치 있다고 여기시는 일들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지요?

“더 기쁜 일이다.”로 옮겨진 말은 본래 선택하다는 말의 수동형입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은 공의/정의와 제사 둘 가운데 어떤 것이 야훼께 선택될까라는 질문이 그 뒤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사는 제도권 안에서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그 중심은 통상 회개와 용서, 감사와 축복이고, 그 기초는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사람들의 하나님이 되시고 이들은 그의 백성이 되는 이 관계가 바로 제사를 통해 구현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사 자체는 소중한 의미를 갖습니다.

제사의 한 축이 회개와 용서라면, 그것은 그 관계가 이스라엘/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음을 전제하고 그 요구의 불이행으로 ‘훼손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절차입니다. 레위기는 관계의 훼손을 성소가 더럽혀졌다는 말로 나타냅니다. 다른 한 축은 이 땅에서 우리의 삶을 가능케 하고 풍성하게 하는 하나님의 은총과 결부되어 있는데, 이는 그 요구의 이행과 전적으로는 아니어도 상당한 정도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하나님과 제사 사이에는 그 관계와 그 관계가 요구하는 것이 있고 이의 실현 여부가 제사를 의미 있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해방의 은총이 이루어낸 그 관계는 그의 말씀 곧 그의 법에 의해 실현되고 유지됩니다. 이 말씀/법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의 사건도 이를 대체하거나 폐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그 요구가 사랑임을 밝히셨고 사랑으로 그 요구를 실현시키신 것은 누구든지 그를 따라 그렇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의 사건은 사랑에로의 초대이자 사랑하라는 명령입니다.

이에 비춰 위의 말씀을 보면, 공의와 정의가 하나님께서 그와의 관계를 실현시키기 위해 요구하시는 것이며 또한 그 요구는 사랑으로 실현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미가서 6,8에서 하나님이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것 외에 자비/인애를 사랑하고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사는 것을 포함시킨 것에서도 뒷받침됩니다. 공의와 정의가 사랑의 안내를 받고 사랑이 이들을 겨냥하면 평화 가운데 생명이 꽃 필 것입니다.

참으로 아름답지 않습니까?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낼 사회의 모습입니다. 그때 제사/예배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영적 예배가 될 것입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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