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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성범죄 예방교육과 담당 부서 신설이 시급하다정재영 교수, 기반센 성인지 감수성 여론조사결과에서 교회 내 현실 비판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1.11.30 02:41
▲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진행한 성인지 감수성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 성범죄 대처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기반센 제공

‘기독교반성폭력센터’(이하 기반센)가 지난 11월18일 ‘공간 새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발표한 “개신교 성인지 감수성 여론조사”는 7개 영역에 걸쳐 설문을 진행했고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해 신뢰도 높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특히 목회자와 일반 교인으로 나누어져 진행되었다.

이날 기반센은 기자회견을 통해 권미주 장신대 목회상담학 교수가 총평을 진행했고 포럼을 이어갔다. 특히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교수는 “한국 개신교인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교회 구성원들의 성인지 감수성은?

정 교수는 발표문에 성 관련 인식의 영역을 조사결과를 언급했다. 먼저, 성희롱에 대하여 ‘가벼운 성적 농담이나 신체 접촉도 성희롱이다’에 대한 동의율이 89.5%, ‘단톡방, 문자 메시지, SNS 등에 상대의 외모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성희롱일 수 있다’가 85.0%, ‘가해자가 성희롱을 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피해자가 불쾌하면 성희롱이다’가 83.8%, ‘교회에서 피해자가 성희롱을 문제 삼으면 그 피해자는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 73.8%, ‘성희롱은 피해를 당한 사람의 태도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에 대해 동의률이 17.6%, 비동의율 79.5%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에 대하여 정 교수는 ‘교회 안에서도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개신교인의 성인지 감수성이 우려할 만큼 낮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성희롱은 교회, 학교, 회사 등에서 여성의 지위가 낮기 때문에 일어난다.’의 동의율이 34.6%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자주 발생하고 문제가 되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을 보여준다. 더욱이 ‘교회에서 피해자가 성희롱을 문제 삼으면 그 피해자는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기 어려워진다고 생각한다’의 동의율이 73.8%로 비교적 높게 나와서 현실적으로 교회에서 성범죄를 문제 삼는 것이 어렵다는 견해를 다수가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또한 여성보다 성인지 감수성이 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여기에 덧붙여 정 교수는 교회 중직자들의 성인지 감수성도 다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이것은 성폭력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교회 안에 서 중직자들의 비중을 생각할 때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교회 공동체는 여남이 정말 평등한가

정 교수는 이어 교회 내 양성평등 영역에서 일반 신자들의 3/4은 남녀가 평등하다고 생각하여 대체로 차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여성이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다’는 응답은 여성에게서 더 높았고, 직분이 올라갈수록 평등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목회자들은 시무 교회에 대하여 여성이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다는 응답이 일반교인보다 높았다.

교회 내 남녀 역할 구분에 대해, ‘성별 구분 없이 능력에 따라 사역한다’에 대한 동의율(그렇다+매우 그렇다)이 72.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교회 내 양성 평등에 대한 관심이 많다’가 50% 안팎의 동의율을 보였다. ‘교회에서 여성이 할 일과 남성이 할 일은 구분되어 있다’에 대해서는 40% 후반대의 동의율을 나타냈으며, ‘교회의 주요 의사 결정은 남성들이 맡고 있다’는 40% 중반대의 동의율을 보였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교회 안에서 남녀 차별이 크지 않고 능력에 따라 일하지만, 양성평등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하여 정 교수는 ‘현실적으로 교회에서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장로는 대부분 남성이 맡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규범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답을 고른 경향이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조사결과에 대하여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로 남녀평등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양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양성 평등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실제 현실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진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정 교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목사의 설교에는 성차별이 없을까

설교와 양성평등의 영역의 조사결과를 살펴보자. 출석교회의 담임목사가 설교 시 남녀 차별적 표현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물은 결과, 84.5%가 ‘하지 않는다’(거의+별로)라고 응답했다. 출석교회의 담임목사가 설교 시 성차별적인 발언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내는 남편을 내조하는 것이 기본적 역할’이라는 의미의 발언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39.2%)

다음으로 ‘여성은 순종적이고 지혜로워야 한다’가 32.9%, ‘교회에서 여성리더는 부드럽고 포용적이어야 한다’, ‘교회에서 남성이 할 일과 여성이 할 일이 따로 있다’, ‘남성은 여성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존재여서 조심해야 한다’, ‘여성은 현모양처가 되어야 한다’ 등의 발언은 5명 중 1명 정도가 한다고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여성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면 안 된다’라는 의미의 발언을 하는 비율은 18.5%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교수는 “설교 때 성차별적인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데 비해 실제로는 어느 정도 성 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항목에서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담임 목회자가 여성이 경우에 응답률이 높게 나와서 여성 목회자 설교 시에 성 차별적인 발언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현상이다.

한국교회는 성범죄 대처 체계가 미흡하다

교회 내 성희롱/성폭력 경험의 영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3년 동안 출석교회에서 성희롱이나 성폭력 피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또는 다른 교인이 피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 ‘가벼운 신체 접촉(어깨 두드리기, 손 만지기 등)’이 22.5%,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품평. 별명 사용’이 11.0%, ‘가벼운 성적 농담’이 9.5%, ‘본인이 원하지 않는 지속적인 연락’이 5.5%, ‘짙은 성적 농담’이 3.3%, ‘사생활에서의 성적 경험에 대한 질문’이 3.2%, ‘심한 신체 접촉’이 2.1%, ‘본인(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요구’가 2.0%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성적 피해에 대한 직간접 경험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게서 여성과 거의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출석 교회나 기독교 기관에서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수료에 대해서 82.2%가 ‘없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는 64.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목회자가 목회자 대상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필요성과 교인 대상 예방 교육 필요성 모두 90% 이상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의 성범죄 대처 시스템 여부에 대해서는 55.9%가 ‘잘 갖춰져 있지 못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반해 목회자는 거의 모두가 ‘잘 갖춰져 있지 못하다’(93.7%)고 응답해 일반 신자보다 더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한국교회의 성범죄 대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고 평가한 이유에 대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공적인 기구가 없음’(61.6%)과 ‘사건을 덮는 데에만 급급함’(59.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목사가 교인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목사직 처리에 대해, 일반 신자들의 대부분(86.5%)은 ‘영구적으로 제명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목회자들은 절반 수준인 44.6%만이 ‘영구적으로 제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목회자들의 49.0%는 ‘목사직을 정직시키고, 일정 기간이 지나 충분히 회개한 후 복권 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보여 일반 신자들과 비교해서 이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목사가 배우자 이외의 이성과 불륜을 저질렀을 경우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개신교인의 과반(53.4%)은 ‘둘 다’라고 응답했고, 42.7%는 ‘목사의 책임이 크다’고 대답했다. 반면, 목회자는 ‘목사의 책임이 크다’는 비율이 3/4 가까이(74.0%) 차지해 일반 신자들과 다른 의견을 보였다. 또한 목회자들은 일반 신자들에 비해 불륜 문제에서 책임은 목회자에게 더 크지만, 영구 제명보다는 회개 후 복권시키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성범죄 예방 교육과 담당 부서 신설 시급

정 교수는 이러한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며 “한국 교회 안에 성범죄 예방 교육이 필요하고 성범죄가 발생했을 경우에 대처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의 성범죄는 한국 교회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영적인 지도자에 의한 범죄라는 점에서 신앙공동체를 무너뜨리고 피해자에게도 씻을 수 없는 큰 상처가 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범죄를 객관적으로 처리하며 예방 교육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노회나 지방회별로 이를 담당할 부서를 정하고 책임 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정리하며 정 교수는 “교회 내의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함은 물론 성범죄 예방 교육을 담당하고 성범죄가 발생했을 경우에 대처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이에 따라 교회의 권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로회 같은 대표 기구들이 실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함과 동시에 함께 의견을 나누고 서로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공동체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 기사에서는 목회자들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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