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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한 신앙의 민낯미련한 자의 거짓(잠언 12:15-19)
이성훈 목사(명일한움교회) | 승인 2021.12.05 15:21
▲ 코로나19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3일 오전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가 일고 있는 인천 모 교회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 교회는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목사 부부의 가족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
15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느니라 16 미련한 자는 당장 분노를 나타내거니와 슬기로운 자는 수욕을 참느니라 17 진리를 말하는 자는 의를 나타내어도 거짓 증인은 속이는 말을 하느니라 18 칼로 찌름 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 19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보존되거니와 거짓 혀는 잠시 동안만 있을 뿐이니라

대림절 둘째 주일입니다. 이번 대림절 기간에는 이 시대의 어둠이 무엇인지 바라보고, 우리가 그 어둠에 빛을 비추길 결단하며 실천하는 기간이 되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난주에는 분노와 혐오, 그리고 이를 이용하려는 시대 풍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지난주 말씀을 적을 때부터도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주초부터 참 한심스럽고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나이지리아에 다녀온 40대 목사 부부가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을 받은 일이었습니다. 오미크론이 언젠가 우리나라에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누군가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대단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사람의 직업이 목사라는 점도 개신교의 입장에서 약간 불편할 수는 있지만, 크게 문제될 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이런 시국에 나이지리아 여행을 다녀오는 이유가 뭔지, 설마 이런 시국에 선교한다며 나이지리아에 다녀온 건 아닌지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만, 현재 해외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고, 만약 선교를 다녀온 것이라면 목회자에게 일의 일환이기 때문에 출장 다녀온 정도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보면서 가장 한심스러웠던 점은 그들의 거짓말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접촉했던 사람을 숨겼습니다. 이로 인해 그들을 공항에서 픽업했던 인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녔고, 그 사람이 전염을 시켰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접촉한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 검사를 받게 만들었고, 그 지역구 사람들까지도 코로나 확진을 조심하며 근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직업이 목사였다는 점으로 인해서 개신교는 또 욕을 먹었을 것입니다. 이런 비난은 감수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의 거짓말로 인해서 개신교는 더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목사들, 개신교인들은 역시 정직하지 않고 사회에 패악을 부리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더욱 강해진 것입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요? 십계명 제9 계명은 분명 우리에게 거짓 증언하지 말라고 명령하고 있는데, 이들은 왜 거짓을 말해야만 했을까요?

그들의 속마음을 제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몇몇 목회자 분들을 만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바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속마음이 제가 생각하는 바와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해 볼 따름입니다. 우선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폐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입니다.

코로나 확진은 개인에게 있어서 상당히 힘든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임에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게 됩니다. 또 가까운 주변인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코로나 확진자를 바라보는 어떤 이들은 확진자들이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는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민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똑같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성향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이와 또 다른, 우리가 조금 더 생각해야만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것은 평소 그들이 말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신앙의 문제입니다. 목회자가 코로나에 확진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인가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전염병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저 질병이 옮은 일이 왜 부끄러워서 숨겨야 하는 일일까요?

아마 그 뒤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셔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하신다’라고 말해왔던 잘못된 신앙이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신앙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런 신앙이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을 마치 부적처럼 여기는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우리 마음에는 이런 믿음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을 잘 믿으면 항상 건강하고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에게 없습니까? 믿는 정도가 다를지는 몰라도, 우리 역시도 그런 믿음, 그런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 성경은 하나님께서 전염병이나 질병으로 우리를 심판하신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하나님을 따르지 않고 악한 길을 걷는 이들에게 질병의 저주를 내리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성경은 그 반대 개념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복을 받는 사람들은 언제나 평안한 삶을 살리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으면 어떤 질병도 걸리지 않는다는 신앙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어떤 어려움도 없이 계속 잘 살 수 있다는 신앙을 갖게 됩니다.

우리 교회는 성경에 나타난 이런 말씀을 글자 그대로 전달해 왔습니다. 신명기 27-28장에 나타난 그리심산에서의 축복과 에발산에서의 저주가 글자 그대로 우리에게 임하게 되는 것처럼 이야기해왔습니다. 이런 축복과 저주를 선포한 근본적인 이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삶, 선한 삶을 이야기하기보다, 하나님 믿으면 이런 복을 받고 믿지 않으면 이런 저주를 받는다는 이야기만을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교회는 성경의 말씀을 고민하지 않고, 단편적이고 문자적인 말씀만을 전해왔습니다. 언제나 순탄한 삶을 허락하시는 하나님만을 말해왔고, 신앙이 깊은 사람들의 삶은 항상 순탄하게 이끄신다는 신앙만을 말해왔기 때문에 우리 마음속에 이런 신앙이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교회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때로는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는 병에 걸린 성도님이 생겼을 때, 어떤 대답도 내놓지 못합니다. 그 성도님이 남들이 보기에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셨던 분이라면 더욱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그 순간에는 그저 하나님께서 어떤 뜻을 가지고 행하셨으리라는 말밖에 하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교회가 사람의 삶,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상처 입는 우리의 삶을 외면한 채, 하나님만 믿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이야기해왔기에, 우리는 잘못된 신앙을 자신만만하게 외칠 수 있었던 것이고, 그것이 꺾였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자신을 속이는 거짓을 말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오늘 저희가 읽은 잠언의 본문에 관해서는 예전에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잠언 10-15장은 한 구절 안에 의인과 악인, 잘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 지혜로운 사람과 미련한 사람, 진실한 자와 거짓된 자를 비교하는 방식의 격언 모음집입니다.

이런 두 가지를 비교하는 격언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잠언은 두 개의 범주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각각의 범주에 속하는 항목들은 동격의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즉 의인은 잘 되는 사람이며, 지혜로운 사람이고 진실된 사람입니다. 반대로 악인은 잘 되지 않는 사람이고 미련한 사람이며 거짓된 사람입니다.

오늘 읽은 본문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미련한 자와 같습니다. 또 그는 앞뒤 본문에 나타난 악인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행위가 바른 줄로 생각하며 다른 이의 권고를 듣지 않습니다. 참을 줄 모르고 자신의 분노를 드러냅니다. 그들의 말은 속이는 말이기에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결국 그들의 말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잠시만 머물다 사라지게 됩니다.

만약 우리 그리스도인이 거짓을 말한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아니게 됩니다. 물론 사람이 어떻게 거짓말 한 번 안 하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적어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앞에 내세우는 순간이라면 우리는 거짓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우리의 미련함을 드러내는 일이고 우리의 악함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또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일입니다.

지금 교회가 세상 속에서 거짓을 말하였고 그 거짓이 드러났다면, 이는 우리가 얼마나 미련했는지를 드러낸 것과 같습니다. 교회가 하나님에 대해 미련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음을 드러내는 일이고, 우리가 잘못된 신앙 위에 서 있었음을 보여주게 된 것입니다.

세상의 어둠을 바라보기에 앞서 우리 안에 있는 어둠을 먼저 바라봐야만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말씀에 무지했는지, 얼마나 우리 마음대로 성경을 읽어왔고 그것을 기반으로 잘못된 신앙을 키워왔는지 바라봐야만 합니다. 그 잘못된 신앙으로 인해서 우리 자신의 행동을 숨겨야만 하는 지금의 상황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고쳐가야만 합니다.

코로나 시대 교회의 위기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위기는 결국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위기입니다. 코로나 사태는 계속해서 교회의 민낯을 세상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2년 동안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욕먹을 일들을 너무나 많이 보이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만 듭니다.

이 대림절 기간이 세상에 빛을 비추시는 예수님을 다시금 바라보는 기간일 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어둠을 바라보는 기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어둠이 있었다면, 그것을 예수님의 빛으로 밝히며 고치는 기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이제 ‘우리는 저들과 다르다’, ‘저들은 일부일 뿐이다’라는 말은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도 전해주지 못합니다. 이제는 말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으로 실천하며 그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항상 하나님 뜻대로 살아가는 삶, 잠언이 이야기한 지혜로운 사람, 정직한 사람, 의인의 삶을 살아가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이성훈 목사(명일한움교회)  joey8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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