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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한국교회와 교단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권미주 교수, 기반센 성인지 감수성 여론조사결과에서 목회자들의 인식 비판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1.12.16 15:16
ⓒ기반센

지난 기사에 이어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발표한 개신교 성인지 감수성 여론조사 결과발표를 보도한다. 이번 기사는 권미주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상담학)의 목회자에 대한 조사 결과가 중심이다. 특히 교회 내 성평등에 관한 부분이다.

권 교수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의 주 응답자들은 200명 이상의 교인을 가진 대도시에서 시무하는 장로교 중심 교단의 50대 이상 남성 담임목사들이라고 밝혔다. 이 그룹의 특징은 실질적으로 현재 한국교회의 대부분의 중심적 의사 결정에 있어서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 내 양성평등

먼저 권 교수는 교회 내 양성평등 정도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목회자의 57%는 교회 내에서 남녀가 평등한 수준이라고 답하였으며 ‘여성이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다’고 답하는 비율은 37.5%였다. 평등이라는 개념이 매우 추상적이긴 하지만, 주로 성도들과 같이 직접적으로 일을 하는 40대 이하 부목사층에서는 교회사역에서 여성에게 불평등한 부분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반면 양성평등에 대해보다 민감하게 느끼는 진보층에서는 아직까지 교회 문화는 남녀평등하다고 여기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교회 내 남녀 역할에 대해 ‘교회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여성들도 동등하게 참여해야 한다.’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개신교인과 목회자가 동의 의견을 보였다. ‘여성과 남성이 맡아야 할 일은 어느 정도 구분하는 게 좋다.’에 대한 동의율(약간+매우)은 성도 60.2%, 목회자 67.2%로 나타났고, ‘양성평등에 대해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에 대한 동의율은 성도 85.2%, 목회자 94.1%로 높게 나타났다.

설교와 양성평등

조사에 응한 목회자들 중 스스로 설교 시 남녀평등적인 설교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가 49.6%,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46.7%로 비슷하게 나왔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는 부분에서 담임목사(46.5%)보다 부목사(56.%)가 더 많이 응답했다. 본인이 설교할 때 자신도 모르게 남녀 차별적 표현을 얼마나 자주 한다고 생각하는가는 질문에 88.5%가 ‘하지 않는다(거의 + 별로)’고 대답했다. 담임목사는 92.6%가, 부목사는 84.3%가 하지 않는 편이라고 답해 담임목사가 스스로 설교에서 남녀차별적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창세기 2장의 돕는 배필과 관련해 어떻게 해석하는가 질문했을 때 거의 모든 목회자가 ‘돕는 배필은 수사학적 표현으로 남녀가 서로 돕는 관계임을 드러낸다.’고 응답한 비율이 91.8%로 대다수였다. 또한 다윗과 밧세바 사건과 관련 거의 모든 목회자(91.3%)가 ‘다윗의 태도는 오늘날 관점에서 본다면 위계에 의한 성폭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23.5%는 ‘다윗의 잘못은 이후 우리야를 죽인 것에 있다.’에도 동의했다.

흥미로운 점은 ‘다윗의 잘못은 이후 우리야를 죽인 것에 있다.’는 의견은 정치적으로 보수인 성향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 회개한 다윗을 용서하셨으므로 성폭력을 저지른 목회자도 충분히 회개하면 이후에 다시 목회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은 교인수 500명 이상 교회와 합동교단, 그리고 정치적 보수 성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

교회 내 성희롱/성폭력 경험

목회자들의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 경험에 관한 조사에서는 자신이 속한 교단에서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 성희롱 예방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질문했을 때 ‘그렇다’ 27.6%, ‘아니다’ 38.9%, ‘모르겠다’ 33.4%로 나타났다. 모르겠다는 응답이 1/3가량 된다는 것은 목회자들이 이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혹은 교단에서 프로그램 등을 준비한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고지 및 참여여부 확인 등이 미흡하기 때문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 대상 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교단은 예장 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교회의 성범죄 대처 시스템

‘현재 한국교회는 교회에서 성범죄가 일어났을 경우 그에 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성도는 24.0%가 ‘잘 갖춰져 있다.’, 55.9%가 ‘잘 갖춰져 있지 못하다.’고 응답해 부정적 평가가 2배 가량 높았다. 반면 목회자는 거의 모두가 ‘잘 갖춰져 있지 못하다’(93.7%)라고 응답해 부정적인 평가를 훨씬 높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목회자는 ‘사건을 덮는 데에만 급급함’(63.1%)과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공적인 기구가 없음’(50.6%)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목사의 성 스캔들에 대한 의견

‘목사가 하지 않아야 하거나 조심해야 될 것’에 대해 목회자는 ‘성범죄 스캔들’(82.5%)을 가장 많이 꼽았고, ‘부정직한 재정 사용/돈 욕심’(49.2%)이 그 뒤를 따랐다. 이와 관련 ‘목사가 교인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목사직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성도와 목회자 사이의 응답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성도는 86.5%가 ‘영구적으로 제명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목회자는 44.6%만이 ‘영구적으로 제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목회자가 가장 많이 응답한 것은 ‘목사직을 정직시키고 일정기간이 지나 충분히 회개한 후 복권시킬 수 있다.’에 49%가 응답한 것이었다. 특히 ‘일정 기간이 지나 복권시킬 수 있다.’는 응답에 담임목사(53.2%), 60세 이상(71.4%)이 많이 응답했다.

교회 내 양성평등을 위한 어떤 준비가 되어 있나

이번 조사의 의미에 대해 권 교수는 ‘목회자들이 가진 교회 내에서의 양성평등, 성폭력예방교육 시스템에 대한 필요 및 의견을 개진한 것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교수는 목회자들의 성인지 감수성 조사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 번째, 목회자들은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 내에서 양성평등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고 설교에서도 스스로 남녀 차별적 표현도 하지 않으며, 남녀평등적인 설교를 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스스로가 양성평등에 관심도 많으며 양성평등한 교회를 이루어가고 있다고 여기고 있으나, 이는 양성평등의 개념을 매우 협소하게 기계적인 숫자 배분만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그러나 실제로 설교 현장에서 목회자들이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수준 정도의 설교가 행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보다 꼼꼼하고 적극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편 권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것은 “목회자들은 지교회 교인 대상, 목회자 대상 모두에게 성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은 필요하다는 데에 높은 응답을 보였지만 그러나 실제 각 교단에서 그러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높았던 점을 언급하며 “각 교단에서는 목회자와 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예방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성범죄 대책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100% 가까이 그렇지 못하다고 응답해, 이에 대한 대책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권 교수는 밝히면서 목회자 스스로도 성범죄 스캔들을 가장 경계해야 할 항목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에 대한 심각성은 한국 교회 내에 폭넓게 인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범죄를 저지른 목회자에 대해서 응답자의 절반은 회개 이후 복권하게 해야 한다고 응답함으로써 일반 사회나 교인들이 기대하는 윤리적 수준에 이르지 못함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권 교수는 목회자 스스로가 면죄부를 주려는 태도를 보이지 말고 성도와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윤리성에 대해 목회자가 스스로 응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권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교회의 권위가 추락하고,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젊은 층은 교회를 떠나며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지도자들이 실제로 행하지 않은 신앙과 삶의 태도에 대해 실망을 넘어선 분노와 싸늘한 무관심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교회가 위기라고는 너무 오래전부터 말해왔다.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외형을 살찌우는 교회가 아니라 영적으로 생기가 넘치는 교회가 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다시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가 가지는 건강한 성인식 제고를 위해, 또 성범죄 예방과 교육을 위한 관심과 고민이 무엇보다 절실한 때라 여겨진다.”고 마무리했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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