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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여성위와 화통위, 우크라이나 평화 기원 기도회 열어“침략이라고 선언하지 않는 사람들은 공존과 인권과 같은 다른 단어들의 의미도 이해하지 못한다”
류순권 | 승인 2022.03.05 16:55
▲ ‘로만 카브착’(우크라이나인) 학생이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에서 ‘우크라이나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기도’를 맡아 기도하고 있다. ⓒ류순권

NCCK여성위원회와 화해통일위원회가 주최한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이하 평화기도회)가 4일 오후 2시부터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렸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당초 민간이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러시아 측의 주장과는 달리 700여명의 민간인 사상자와 100만 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돌파구가 없어 더 큰 희생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전쟁 상황 가운데 진행된 평화기도회는 ‘앨리나 쉐겔’ 한국외국어대학교 우크라이나어과 교수의 현장 증언으로 우크라이나의 현재 모습과 가족의 소식을 전했다.

▲ ‘앨리나 쉐겔’ 한국외국어대학교 우크라이나어과 교수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자신의 가족들의 모습을 전하며 도움을 호소했다. ⓒ류순권

저는 여동생 하나 있습니다. 여동생과 통화를 했을 때 우리 여동생의 목소리가 제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동생은 정말 차분하고 강한 목소리로 말을 하려고 하며 괜찮은 척 했습니다. 저는 동생의 연기력이 정말 형편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생은 한 살짜리 딸을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며 어떻게든 크이우에서 빠져나가야 한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동생은 크이우에서 피난을 가자고 부모님을 설득해보려고 했지만 부모님이 우크라이나에 남아 우크라이나를 지키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동생은 히치하이킹을 하거나 걸어서라도 딸을 데리고 서부로 빠져나갈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동생이 아이를 안고 집 밖으로 나갔을 때 아버지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제 어린 조카가 차를 타고 서쪽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들은 크이우에서 약 600km 떨어져 있고 비교적 평화로운 르비우로 가기로 했는데 식량이 없고 휘발유도 필요한 양의 4분의 1밖에 없습니다.

지금 저희 가족은 르비우에서 한 300km 정도 떨어진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소식을 어제 제가 들었습니다. 그 후로부터는 아직은 연락이 안 되지만 제 가족이 르비우로 도착할 수 있을지를 저는 지금도 모릅니다. 저에게 지금 남아있는 것은 기도와 희망뿐입니다.

쉐겔 교수는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러시아는 2014년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습니다. 자기들의 만행을 인정하기도 너무 비겁해서 이른바 반군으로 위장하면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도 2014년 전쟁이 러시아가 만들어가는 전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러한 서방 세계의 묵인은 부틴을 대담하게 만들었고 그에게 힘과 자신감을 심어줬습니다. 이제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러시아의 속국으로 만들어도 된다는 자신감에 차서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를 향한 요청을 잊지 않았다.

한국 국회는 대선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 결의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논의하고 통과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2주 아니면 한 달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자는 결의안이 통과될 때까지 우크라이나가 버틸 수 있을지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우크라이나에게는 도움이 매우 시급합니다. 여러분께서 우크라이나를 돕고 싶으시다면 사시는 지역의 의원님들에게 결의안 통과 과정을 가속화 할 것을 촉구해 주십시오. 한국 국민과 전 세계의 도움을 빨리 받아야 우리는 러시아를 멈출 수 있습니다.

쉐겔 교수의 간절한 호소와 촉구에 이어 최준기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신부의 사회로 기도회는 시작되었다. 중보기도 시간에는 ‘전쟁반대와 평화를 위한 기도’를 임종훈 사제(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정교회)가, ‘어린이, 여성, 청소년, 피난민들을 위한 기도’를 이영미 목사(교회협 여성위원회 위원, 새가정 총무)가, ‘우크라이나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기도’를 ‘로만 카브착’(우크라이나인) 학생이 맡아 차례로 기도를 드렸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호소가 담긴 “전쟁을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시청했다. 동영상이 흐르는 내내 침묵은 계속되었고 참석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듯 보였다. 그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 ‘로만 카브착’(우크라이나인) 학생의 가족이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에서 ‘우크라이나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기도’에 함께 참석했다. ⓒ류순권

동영상 시청 후 WSCF(세계기독학생회) 아시아태평양지역 박병철 의장이 시편 29:11과 야고보서 4:1-10을 봉독하고 조성암 대주교(한국정교회)가 “There is no greater sin than war”(전쟁보다 더 큰 죄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통역에는 박인곤 부제(한국정교회)가 맡았다.

조 대주교는 “어느 누구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와 이것이 세계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약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반도 전쟁의 비극적 결과를 안고 살아가고” 있기에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하나가 되어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성암 한국정교회 대주교는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 설교에서 세계 평화와 정의를 수호할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순권

또한 “교회에서 최소한의 약으로 허용되는 유일한 전쟁 방어 전쟁 또는 해방을 위한 조건부 전쟁”이라며 “교회는 전쟁을 무고한 사람들과 정의의 보호를 위한 불가피하고 비극적인 필요성으로 받아”들이며 “이러한 경우 교회는 전쟁의 해로운 영향을 치유하기 위해 영적 치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주교는 “역사는 중립적인 태도는 세계 평화를 가져오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며 “오늘날 현대 세계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수호할 동맹들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요즘 정치인들은 안타깝게도 또한 일부 교회 지도자들까지도 러시아 정치 세력의 반감을 사지 않고자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감히 말하지 않고 있다.”며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국경을 침범하고 공격하는 것을 침략이라고 직접 선언하지 않는 사람들은 공존과 인권과 같은 다른 단어들의 의미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 참석자들이 대한성교회 서울주교좌 성당을 출발해 러시아 대사관까지 침묵 행진을 이어갔다. ⓒ류순권

설교에 이어 첫 번째 연대 발언을 맡은 NCCK여성위 최소영 위원장은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생명을 살리고 돌볼 책임은 하나님께 생명을 위임받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추게 하고 죽임 당하는 이들의 생명을 지켜내고 상처를 싸매고 폐허를 복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교회협은 회원 교회인 한국 정교회와 함께 한국 교회 헌금 운동을 시작한다.”며 “다음 주에 병화의 후원금과 함께 9개 회원교회와 5개 연합기관 유관기관 등의 헌금을 요청할 계획”이 밝히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이룩되고 우크라이나인들이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의 평화를 다시 누릴 수 있을 때까지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두 번째 연대 발언에서 NCCK 화통위 황수영 위원(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이번 전쟁을 보면서 소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국가들이 정말 전 세계의 안전을 보장하고 평화를 지키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근본적으로 물을 수밖에 없었다.”고 운을 뗐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갈등을 해결해야 할 상임이사국 지위를 가진 국가들의 행태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비판을 담은 발언이었다.

이어 “기후 위주로 전 세계가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이런 시기에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 정부는 강력하게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방법이 대화뿐이라고 말할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며 “각국이 마주 앉아서 외교적인 해결을 하루빨리 모색하기를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기도회가 마친 후 참석자들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을 출발해 러시아 대사관까지 침묵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러시아 대사관 앞에 도착한 참석자들은 평화호소문의 촉구를 외쳤고 이훈삼 목사(기장 주민교회)의 기도로 평화기도회와 침묵 행진을 마무리했다.

▲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 참석자들은 평화호소문의 촉구를 외쳤다. ⓒ류순권

다음은 박세영 청년(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과 박소영 청년(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이 대독한 평화호소문 전문이다.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가 답이다

“악한 일은 피하고 선한 일만 하여라,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시편34:1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9일째로 접어들면서 전쟁의 참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의 무차별 포격으로 인해 이미 어린이들을 포함해 2,0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민간인들과 수천의 군인들이 사망하였고 러시아 군인들의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침공이 계속된다면, 수많은 난민과 이산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큐탄하고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전쟁은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생명을 앗아가는 반인륜적 비극이다. 전쟁으로 인한 증오와 불신을 치유와 화해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세대를 이어가며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평화의 사도이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악한 일은 피하고, 선한 일만하여라. 평화를 찾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시편 34:14)고 명하시고 있다. 우리는 “무기로 평화를 이룰 수 없으며, 평화는 평화적 수단에 의해 성취되어야 한다”는 신앙고백에 따라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이에 우리는 한국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의 모든 이들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연대할 것이며,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이 촉구한다.

 하나, 지난 3월 2일 열린 유엔 긴급총회는 압도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중단과 철군을 결의하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 그리고 평화권을 보장하는 부다페스트협정 등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제반 결의와 협정을 존중하여 침공을 즉각 중지하고 철군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러시아는 도네츠크, 루간스크 공화국 독립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문제를 무력이 아닌 대화와 외교를 통한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하기를 촉구한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나토와 유엔 등은 우크라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평화협상을 즉각 개시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러시아는 핵 폭격준비 철회와 자크리라 원전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등의 국제기구와 정부들은 이에 즉각 대처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한국 정부와 국제 사회는 인도적 지원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러시아의 침공 후 이미 일백만에 가까운 이들이 난민이 되었고, 침공이 계속된다면 4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우리 정보도 우크라이나 난민을 대대적으로 수용하고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전쟁은 전쟁 피해국뿐만 아니라 전쟁을 일으킨 당사국 국민들, 더 나아가 인류 모두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져다준다.

이제 함께 일어나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희망을 위해 쉼 없이 기도하고 연대합시다!

2022년 3월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우크라이나 평화 기도회 참석자 일동

류순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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