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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라니요? 동성애자만 있는 거 아니었어요?(성)소수자와 그리스도교 3
황용연([무지개센터](가칭) 준비모임 대표) | 승인 2022.03.11 15:45

0.

이 글이 읽혀질 때는 이미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되었겠지요. 어떤 분들은 선거 결과가 기쁘시고 어떤 분들은 서운하실 터인데요.

이 기획연재의 주제인 [(성)소수자와 그리스도교]의 지평에서 보면, 사실 당선자가 누구이든지간에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별금지법만 놓고 봐도 민주당이건 국민의 힘이건 어느 당이 정권을 잡아도 관심도 없다시피한 게 현실이니까요.

[에큐메니안]에 그 동안 주술/신천지를 언급하는 기사들이 꽤 많이 보도되었는데, 이 문제를 언급하며 상대 후보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당 공식 발표를 하는 의원들이 그 당에서 성소수자 이슈로 시비를 걸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데 앞장서는 의원들이더군요. 그걸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선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원래 할 이야기를 해야겠죠? 오늘은 성소수자에 대한 전체적인 개관을 한번 해 보겠습니다.

1.

LGBTQ, LGBTQI, LGBTAIQ, LGBTAIQ+ …

성소수자를 영어로 표기할 때 쓰는 약자들을 몇 가지 열거해 보았습니다. 이게 다 뭔가 싶으시죠? 성소수자라면 그냥 동성애자를 다르게 쓰는 말이겠거니 하시는 분들이 제법 있으실 테고요. 어떤 분들은 동성애자라고 하면 거부감이 있을 테니 성소수자라고 말을 바꿔서 거부감을 없애 보려 한다 이런 말씀도 하시던데요.

일단 앞에 LGBT라는 문자가 공통적으로 들어 있으니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LGBT는 순서대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의 영어 단어 맨 처음 글자를 모은 말입니다. 
레즈비언은 여성 동성애자, 게이는 남성 동성애자를 의미하는 말이지요. 양성애자는 보통 남성과 여성에게 모두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트랜스젠더는 보통 남성에서 여성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만 쓰면 사실은 정확하지 않아요. 왜 정확하지 않은지를 이야기하면서 남아 있는 알파벳들, A, I, Q라던가 심지어는 뒤에 문자도 아니고 +까지 붙은 이유가 뭔지까지 함께 이야기드릴께요.

2.

성소수자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면 보통 제일 먼저 등장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성적 지향(성적 취향 아닙니다!)과 성적 정체성이란 말입니다. 성적 지향이란 말은 한 사람이 성적 또는 정서적으로 어떠한 상대방에 끌리는 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다른 성별에게 끌리면 이성애, 같은 성별에게 끌리면 동성애, 양쪽 성별에게 모두 다 끌릴 수 있으면 양성애, 성별에 상관없이 끌린다면 범성애, 아예 어느 성별이든 끌리지 않는다면 무성애라고 합니다. 이 무성애는 영어로 Asexual이라고 표기하는데 앞에 나왔던 알파벳 A를 이 Asexual의 의미로 쓰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성적 지향이 '남'에게 어떻게 끌리는지를 이야기하는 말이라면, 성적 정체성은 '자기'의 성별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혹은 느끼는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남성으로 느끼느냐 여성으로 느끼느냐 혹은 아예 남성도 여성도 아니다라고 느끼느냐 등등.

그런데 이때 한국어로는 같은 '성적'이란 말이 붙어 있지만, 영어로는 말이 달라요. 성적 지향은 Sexual Orientation이고, 성적 정체성은 Gender Identity입니다. 즉 섹스와 젠더라는 말에 대해서도 따져 봐야 하는 거죠.

3.

섹스와 젠더는 보통 "생물학적 성별"과 "사회적 성별"이라는 말로 많이들 번역합니다. 즉 생물학적으로 보아서 남성으로 식별되는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 남성, 여성으로 식별되는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 여성, 이렇게 판단하는 게 섹스이고, 그렇게 구별된 남성과 여성 각각에게 부여되는 사회적인 역할 또는 사회적인 상, 이걸 두고 젠더라고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 남성으로도 여성으로도 식별하기 힘든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남성과 여성 사이에 있는 섹스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인터섹스(Intersex)라고 합니다. LGBTQI라고 했을 때의 I가 바로 이 인터섹스입니다.

그러면 남성인지 여성인지 인터섹스인지 식별한다는 건 누가 하는 걸까요? 그 식별이 최초로 이루어지는 곳은 출생한 병원인 경우가 거의 다겠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아기가 출생한 병원에서 그 아기의 성별이 뭐라고 지정을 해 준다고도 할 수 있죠. 그래서 최근엔 지정 성별이란 용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보면, 앞에서 남성으로 식별되는 신체 여성으로 식별되는 신체 이런 말을 했었는데, 남성으로 식별된다고 했을 때 그 '남성', 여성으로 식별된다고 했을 때 그 '여성'이란 말뜻은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요? 그런 말뜻은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당연할 터이니, 그렇다면 사회적 성별이라는 젠더와 연결되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섹스와 젠더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사회적 성별의 의미인 젠더를 중심으로 섹스의 의미까지 포괄하려는 방향의 이야기들이 꽤 나오고 있습니다.

4.

방금까지 다룬 이런 이야기를 전제하면, 우선 트랜스젠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쓰는 성전환이란 말부터 최근엔 성별 재지정이란 말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트랜스젠더가 반드시 여성 젠더에서 남성 젠더가 되려고 한다거나 남성 젠더에서 여성 젠더가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어렵게 되죠. 여성 젠더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꼭 남성 젠더로 바꾸고 싶다는 거다 이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 반대도 물론 마찬가지구요.

자신을 남성 젠더나 여성 젠더 어느 쪽으로도 식별하지 않는 논-바이너리(Non-Binary) 젠더 정체성을 가진 경우나, 아예 자신은 특정한 젠더가 없다고 인지하는 에이젠더(Agender) 정체성을 가진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 문장에서 다룬 경우까지 포함해서, 자신의 젠더를 남성/여성 젠더 어느 쪽으로도 규정하지 않는/규정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젠더퀴어라고 합니다. 트랜스젠더를 넓은 의미로 사용할 때는 젠더퀴어까지 포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트랜스젠더와 대조되는 말로 시스젠더란 용어가 있습니다. 지정 성별과 자신이 인지하는 성별이 같은 사람, 흔히 이성애자라고 불리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또다른 이야기를 하면, 성적 지향을 이야기하면서 어떠한 성별에 끌리는가라고 했는데, 그 '끌리는가'도 최근엔 두 가지 범주로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로맨틱과 섹슈얼이라고 구분합니다. 어느 성별에게 로맨틱의 측면에서 끌린다고 해서 섹슈얼의 측면에서 끌린다는 법은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섹슈얼의 측면에서 같은 성별에게, 다른 성별에게, 성별 양쪽 다, 성별에 상관없이 끌린다, 아무 성별에도 안 끌린다 등이 있었는데 로맨틱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5.

지금까지 본 것처럼 성소수자의 성적 지향과 성적 정체성은 상당히 다양합니다. 그리고 이미 있는 범주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꼭 들어맞는 게 아니다라고 인지하는 경우들도 꽤 많아요. 그래서 처음에 언급했던 여러 약자 중에서 Q는 Questioning,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서 아직 질문 중이다란 의미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그 이상의 다른 것도 있을 지 모른다 해서, 처음에 들었던 약자 중에 +붙은 게 있었죠? 그 +를 그런 의미로 붙입니다.

한편 약자를 언급할 때 제일 처음에 나왔던 LGBTQ라고 하면, 이 때 Q는 Queer라는 말의 약자로 사용된 경우가 많습니다. Queer는 원래 의미가 이상한, 그냥 이상한 것도 아니고 뭔가 '변태적' 혹은 '괴기스러운' 이런 뜻인데, 영어권 성소수자들이 이상한 사람 취급받다가 그래 우리 이상하다 됐냐 이렇게 치받는 의미로 자기 지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말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퀴어문화축제를 하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성소수자 일반을 의미하는 말로 쓰기도 하고, 비교적 범주가 일찍 정립된 편인 L, G, B, T 이외에 다른 성소수자들을 포괄하는 약자로 LGBTQ라고 함께 쓰기도 하는 겁니다.

뭐 이런 게 다 있냐라고 느끼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같이 살아가는 동료 시민의 이야기이니 이런 게 있구나 이렇게 살아가는구나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음 칼럼에서 뵙겠습니다.

황용연([무지개센터](가칭) 준비모임 대표)  hyy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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